임은정 서울동부지검장이 최근 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 문제로 집단적으로 반발하는 검사들의 태도를 두고 '선택적 분노'로 보면서 검찰의 민낯을 꼬집었다. 그는 "모해위증으로 기소하려 했던 엄희준 검사가 한 대장동 수사라 그 수사 과정과 결과에 대한 신뢰가 전혀 없고, 판결문조차 보지 않은 사건”이라고 먼저 전제했다.
임 지검장은 10일 페이스북을 통해 "여러 이유로 당분간 글을 삼가려 했는데, 묻는 분이 많아 짧게 입장을 밝힌다"라면서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취소 결정 관련 심우정 전 검찰총장의 즉시항고 포기에 저런 반응이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싶어 아쉽고 안타깝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엄희준 검사가 한 수사 관련이고, 검사들의 집단행동에 대한 감찰을 요구한 민원인으로서 참여할 수 없었다”라며 "오늘 오전 집단 입장문(전국 검사장) 동참 제안을 받았지만 단박에 거절했다”라고 했다.
아울러 “항소 포기 지시의 적법성이나 정당성에 대해 왈가왈부할 생각은 없다”라면서 “항소해야 한다고 판단했다면, 검사장을 포함해 누구든 징계를 각오하고 항소장에 서명했어야 했다”라고 덧붙였다.
앞서 지귀연 부장판사는 지난 3월 윤 전 대통령에 대해 유례 없는 시간 계산으로 구속취소 결정을 냈다. 당시 심우정 총장은 이에 불복해 즉시항고를 낼 수 있었음에도 포기했다. 일부 검사가 검찰 내부망을 통해 반박하는 글을 올리기도 했으나 전국의 검사들이 이번처럼 집단적으로 반발하지는 않았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에 연루된 김건희씨는 지난 2024년 7월 검찰청도 아닌 제3의 장소에서 조사받는 특혜를 누렸고 당시 수사 검사들은 휴대폰까지 반납하면서 '황제 조사'로 임했다. 나아가 검찰은 올해 8월 김씨를 무혐의로 판단하고 불기소로 처분해 면죄부까지 안겼다. 하지만 검찰 내부의 집단적 반발은 없었다.
반면 이번 대장동 사건에서는 일선 검사장 18명이 입장문을 내 노만석 검찰총장 직무대행에게 항소 포기 경위 설명을 요구하고 나서는 등 집단적 반발이 더없이 거세다. 8개 대형 지청을 이끄는 지청장들도 집단 성명을 내 "이번 대장동 사건 항소포기 지시는 그 결정에 이른 경위가 충분히 설명되지 않는다면 검찰이 지켜야할 가치, 검찰의 존재 이유에 돌이킬 수 없는 치명적인 상처를 남기게 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대장동 사건 공소 유지를 맡았던 강백신 대구고검 검사는 지난 8일 검찰 내부망에 올린 글에서 법무부·대검의 반대로 항소하지 못했다고 했다.
검찰의 준동에 발맞춘 듯 국민의힘은 ‘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와 관련해 11일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앞에서 긴급 규탄 대회를 열고 “범죄자가 대통령 되니 범죄자가 당당한 나라가 됐다”라며 이재명 대통령을 겨냥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규탄사를 통해 “이 모든 것은 이재명 때문”이라며 “지금 엉망으로 망가지고 있는 대한민국을 구하는 방법은 단 하나, 이재명을 대통령 자리에서 내려오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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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동혁 대표를 비롯한 국민의힘 의원들이 11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앞에서 검찰의 대장동 개발 비리사건 항소 포기와 관련해 규탄대회를 열고 있다. 연합뉴스
침소봉대하는 친검 세력들
검찰의 집단 반발과 관련해 경향신문은 사설을 통해 "검찰개혁이 진행 중인 민감한 시기에 항소를 포기해 논란을 자초한 걸 납득하기 어렵지만, 그렇다고 권력의 외압인 양 몰아가는 것도 침소봉대라 하지 않을 수 없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더구나 윤석열 사단의 대표적인 검사로 윤석열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언론사들을 수사한 강백신 검사가 검찰독립의 투사라도 된 듯 비분강개하는 모습에 실소를 금할 수 없다"라며 "그런 결기라면 검찰이 범죄 혐의가 명백한 김건희씨를 대놓고 봐주었을 때, 윤석열 구속취소 결정에 대한 항고를 포기했을 때 연판장이라도 돌리며 들고일어나야 했던 것 아닌가"라고 꼬집었다.
매체는 또 " 윤석열 정부 초대 법무부 장관을 지낸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는 항소 포기를 두고 '검찰이 자살했다'고 했다. 그러나 검찰은 윤석열 정권 때 이미 자살했고, 한 전 대표도 그 책임이 결코 적다고 할 수 없다. 그러니 이번 일을 기화로 그동안 숨죽이고 있던 검찰개혁 반대 세력의 준동이 시작된 것 아닌가 의구심이 드는 것이다. 만에 하나 그런 시도가 있다면 법무부는 단호하게 대응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이번 일의 자초지종을 투명하게 밝히고, 오해를 살 처신을 삼가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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