뚜껑 열린 (주)다스의 감사보고서
따라서 이 모든 비밀을 담고 있을 가능성이 높아 마치 ‘판도라의 상자’처럼 여겨졌던 (주)다스의 지난 회계연도 감사보고서의 뚜껑이 열렸다. 막상 뚜껑이 열리고 나니 그저 뻔한 수준의 내용들이 적시돼 있는 뇌관 없는 폭발물이나 다름 없었다.
하지만 이른바 ‘BBK 의혹의 불씨’를 그나마 지필 수 있는 한가닥의 희망이라 할 수 있는 사실관계를 하나 확인할 수 있었다.
그것은 다름 아닌 지난해부터 MB와의 불화설이 알게 모르게 나돌았던 처남댁 권영미(작고한 고 김재정 씨의 부인) 씨가 상속세를 내는 과정에서 (주)다스의 지분을 현물로 출자한 사실이 최종 확인된 부분이다.
(주)다스의 총주식수는 29만 8천주(액면가 1만원)다. 바로 직전 분기때만 해도 2대주주였던 MB의 처남 고 김재정 씨의 부인 권영미 씨는 13만 1,100주(43.99%)를 소유하고 있었다. 그런데 권영미 씨가 상속세를 내는 과정에서 (주)다스의 주식 19.7%(5만 8,800주)를 국세청에 납부해 이 지분소유가 기획재정부 소속이 됐다. 따라서 권 씨의 지분은 24.2%까지 떨어졌으며, 오히려 기획재정부가 3대주주로 올라선 상태다.
아울러 앞서 권영미 씨는 남편(고 김재정)이 작고하자마자 지분 가운데 5%를 이명박 대통령의 재산환원재단인 청계재단에 돌연 기부해 논란을 일으킨 바 있는데, 여전히 청계재단은 5% 지분으로 4대 주주 지위를 누리고 있는 상태다.

사실 비상장회사이기는 하나 (주)다스의 면면을 뜯어보면 참으로 놀라운 알짜배기 흑자회사다. 이번 분기 감사보고서 기준 이익잉여금 적립금만 해도 무려 1,335억 3,700만원을 넘어선 상태다.
이미 수년 전부터 한국 증권가에는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과 일가족이 최대주주로 있는 (주)다스가 비상장회사에서 벗어나 상장할 경우 그 가치는 어마어마할 것이다”는 소문이 파다했었다. 이를 반영하듯 정부가 지난 6차례 입찰과정에서 적용한 (주)다스의 주당 주식평가금액은 1주당 143만원을 호가했을 정도다. 이를 액면 그대로 계산하면 시가총액은 4,200억원을 넘어선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권영미 씨는 이같은 알토란 같은 비상장 주식을 굳이 상속세로 납부해야 할 남 모를 사연이 있었을까?
물론 권 씨 입장에서는 450억원에 달하는 상속세를 (주)다스 주식 5만 8,800주로 대체했으니 그리 손해 나는 장사가 아니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다. 그러나 단순히 산술적으로 계산해도 1주당 76만원 가량으로 환산된 가격으로 정부가 적용한 주당가치 절반에 넘긴 꼴이다.
더욱이 2대주주인 정부 측은 빠른 시일안에 (주)다스 주식을 처분할 가능성이 높아 눈길을 끈다. 경우에 따라서는 권영미 씨에게 적용된 주당가격보다 헐값에 누군가에게 인수될 수도 있어 그 인수자가 누구일 것인가에도 관심이 쏠리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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