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줄을 치고 경찰이 입장을 통제하고 있다. © 이명옥 | |
오늘은 4. 19 혁명 52주년이 되는 날이다. 아침에 전태삼씨로부터 연락이 왔다. 병원에서 물리치료를 받는 중이어서 그러니 4.19 기념식 팸플릿을 한 장 구해줬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전태삼씨는 4월 17일 경찰의 쌍용차 대한문 분향소 침탈 과정 중 연행되었다가 17일 밤 11시에 풀려난 후 병원서 물리치료를 받고 있다.
내가 사는 곳에서 4. 19 묘지가 있는 곳은 그리 멀지 않다. 서둘러 기념식장에 도착해 식장에 들어가려고 하니 경찰이 막아선다. 초대를 받은 사람이거나 입장을 할 수 있는 증명서가 있어야 한다고 했다. 나는 팸플릿도 구하고 사진도 좀 찍으려고 한다고 설명을 한 다음 명함을 건넸다.
경찰은 진행요원에게 물어보라고 해 진행본부석에 갔더니 외부 참여자에게 도움을 주는 곳에 가 보라고 한다. 그곳에 가서 팸플릿을 구할 수 없느냐고 했더니 기념식장 안에 있다며 들어가서 가져다준다.
들어가서 사진을 찍을 수 없느냐고 했더니 또 다른 곳에서 물어보라고 한다. 다시 줄을 쳐 놓은 곳에 가서 사진을 찍게 들어가겠다고 했더니 행사가 끝나면 들어갈 수 있다고 하였다.
▲ 행사가 끝나고 사람들이 내려오고 있다. © 이명옥 | |
잠시 후 행사가 끝나고 경찰은 쳐 진 줄을 걷어내고 사람들이 내려올 수 있도록 했다. 기념식을 진행한 곳은 4.19 기념탑 앞으로 누구나 다닐 수 있는 열린 장소이다. 기념식장엔 동원된 학생들과 동원 된 듯한 사람들이 가득했고 기념식은 30분 남짓이었다.
팸플릿 표지를 보니 국가보훈처가 주체이고 장소는 국립 4.19 민주묘지며 ‘ 민주로 꽃핀 평화 화합으로 이룬 대한민국’ ‘제 52주년 4. 19 혁명 기념식‘이라고 돼 있다.
식전 행사로 아리랑 서곡. 꽃들에게 희망을 공연이 있고. 공식 행사라야 국민의례. 헌화 및 분향. 경과보고. 기념사와 기념공연 4.19의 노래 제창이 끝이었다. 저렇게 간소한 4.19 정신을 기념하는 자리조차 초대장을 받은 사람이거나 입장할 수 있는 증명서를 지닌 사람 만 들어가야 하는 4. 19 기념식장에서 ‘민주와 화합’을 말하다니 참 아이러니다.
진행 본부석에 가서 유감을 표했더니 처음엔 진행요원이 초대받은 사람이거나 필요하면 자기들한테 입장할 수 있는 증명서를 받아야 들어갈 수 있었다며 증명서를 받았거나 초대를 받았느냐며 고자세를 취했다.
▲ 4. 19 정신은 저런 꿈나무들의 것이 되어야 한다. © 이명옥 | |
'잊혀진 4.19 정신 어쩌고 하지 말고 그런 자세부터 고쳐라. 4. 19혁명 정신이 특정인의 것이냐. 이곳에 온 일반인 누구나 기념할 수 있어야 하고 기념식을 볼 권리가 있다. 이곳이 닫힌 공간이냐. 다음부터 그런 행사 양식부터 고쳐라‘ 라고 했더니 조금 태도가 공손해 진다.
공식 행사가 끝난 다음 11시부터 각 정당이 참배를 하러 왔다. 종교계. 정당의 순서로 참배의 순서도 정해져 있다고 한다. 언론이 외면하는 잊혀진 4.19라고 말하기 전 4. 19 혁명 정신을 잃어버리고 혁명을 박제화 시킨 사람들이 누구인지 돌아 볼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