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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에서 열린 법사위 현안 질문을 본 많은 국민들이 이진수 신임 법무부 차관의 소신 없고 개혁 의지도 없는 태도에 분노를 표했다. 관련 영상 댓글에는 “당장 임명 철회하라, 누가 저런 놈을 추천했나?” 하는 원색적인 비난이 수백 개 달렸다. 필자 역시 관련 영상을 보고 화가 나서 참을 수 없을 정도였다.
이진수 법무부 차관은 대통령 재임 중 형사 재판 중지, 김건희 황제 수사와 무혐의, 심우정의 즉시 항고 포기, 지귀연의 날수 대신 시간 계산, 수사권과 기소권 분리 등 주요 현안에 대해 무엇 하나 소신 있는 발언을 못하고 얼버무렸다. 목소리도 기어들어가 도무지 신뢰할 수 없었다.
이진수는 대검 형사부장 출신으로 그동안 윤석열 밑에서 승승장구한 대표적인 친윤 검사다. 그런 그를 누가 법무부 차관으로 추천했을까? 그를 추천한 사람도 응징되어야 한다. 일각에서는 첩자들이 특검 수사관으로 갈 것이란 말도 돌고 있다.
거기에다 윤석열 정권에서 임명한 송미령 농수산부 장관을 유임하고, 그동안 국힘당과 더 가깝게 지낸 이진숙 전 충남대 총장을 교육부총리로 지명한 것도 잘못된 것으로 보인다. 보수와 진보를 떠나 실용적으로 인사했다고 하나, 내란수괴 윤석열을 옹호한 사람들을 장관으로 지명한 것은 잘못이다.
우리가 이러라고 그 추운 겨울에 거리로 나가 투쟁한 게 아니다. 이런 식으로 나가면 현재의 지지율은 모래성처럼 무너지고 다시 검찰이 지배하는 나라가 되고 말 것이다. 그저 보수 신문으로부터 인사 잘 한다는 칭찬을 듣기 위해 소신도 없고 개혁 의지도 없는 사람들을 요직에 앉히면 되겠는가?
사퇴한 심우정 떠나면서까지 검찰 비호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심우정이 검찰을 떠났다. 그는 떠나는 순간까지 이재명 정부가 추진하는 수사권과 기소권 분리에 반대했다. 이재명 정부가 무엇 때문에 검찰 개혁을 하려는지 모르는 모양이다. 심우정은 다음과 같은 혐의로 특검 수사를 받는다.
(1) 지귀연 판사의 윤석열 석방에 즉시 항고 포기
(2) 김건희 수사 관련 김주현 민정 수석과 비화폰 통화
(3) 인천지검장 때 인천 세관 마약 수사 압수수색 거부
(4) 비화폰 사용과 내란 개입 여부
위의 네 가지 혐의가 특검에서 동시에 다루어질 것 같자 심우정이 충격을 받아 검찰총장 자리에서 사퇴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특검이 이미 상당한 증거를 확보한 이상 심우정은 절대 빠져나갈 수 없다. 심우정이 검찰총장을 그만 둔 이상 검찰 내부에서도 폭로가 터져 나올 가능성도 매우 높다.
검찰 내부에 친윤 검사만 있는 게 아니다. 오히려 훨씬 많은 비윤 검사들이 있다. 이들은 승진에서 늘 제외되어 때가 오기 만을 기다렸다. 윤석열이 파면되고 심우정 검찰총장과 이창수 중앙지검장 그리고 각 검사장이 모두 사퇴한 지금이 그들에겐 기회로 보인다. 검찰청이 해체되면 대부분의 검사는 공소청으로 가고, 일부 검사는 공수처로 가고, 나머지는 중대본으로 갈 것이다. 그도 저도 싫은 검사들은 사퇴하고 변호사 개업이나 로펌으로 갈 것으로 보인다.
사퇴 입장문 낸 심우정
심우정은 사퇴 입장문에서 "여러 상황을 고려했을 때 지금 직을 내려놓는 것이 마지막 책임을 다하는 것이라고 판단했다"며 "형사사법제도는 국민 전체의 생명, 신체, 재산 등 기본권과 직결된 문제"라며 "시한과 결론을 정해놓고 추진될 경우 예상하지 못한 많은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심우정 딴에는 이재명 정부가 추진하는 수사·기소권 분리에 반대해 사직했다는 뜻을 밝혀 후사라도 도모할 작정인 모양이지만, 실제로는 특검 수사가 두려워 사퇴한 것으로 보인다. 심우정은 불과 한 달여 전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이 그만둘 때도 흔들림 없이 일선을 지휘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김건희의 주가조작 불기소 처분을 앞둔 시점에서 김주현 전 민정수석과 비화폰으로 통화한 사실이 드러났고, 법원이 윤석열의 구속을 취소했을 때, 수사팀 반발에도 불구하고 즉시 항고를 포기한 것은 직무유기로 중형감이다. 심우정은 인천 세관 마약 사건 때 압수수색을 거부했다. 그후 법무부 차관, 검찰총장으로 승진했다.
임은정 부장검사 동부지검장으로 승진
이번 검찰 인사에서 가장 신선한 인사는 역시 임은정 부장검사다. 평생 검찰 개혁을 주장하고, 윤석열과 대립했던 임은정 대전지검 부장검사가 서울동부지검장으로 승진된 것이다. 동부지검은 마약 수사에 특화되어 앞으로 인천 세관, 평택항 마약 수사가 본격적으로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임은정 부장검사는 전·현직 검찰 간부들을 직무 유기로 경찰에 고발하고, 검찰 인사나 정책에 비판의 목소리를 내 온 대표적인 '검찰 개혁론자'로 꼽힌다. 이재명 정부 출범과 함께 국정기획위 전문위원으로 활동하며 "정치검찰의 폭주가 재발하지 않도록 하겠다"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검찰이 해체되면 나중에 기소청장이나 공수처장으로 갈 가능성도 높다.
윤석열과 심우정이 망친 검찰, 이진수는 절대 개혁 못해
심우정이 사퇴하자 즉각 검찰 내부에서 성토하는 검사들이 쏟아졌다. 어떤 검사는 심우정이 윤석열처럼 검찰에 패악만 끼치고 위기가 몰려오자 난파선에서 먼저 뛰어내렸다고 성토했다. 이진수는 심우정 밑에서 일한 대검 형사부장 출신이다. 박은정 의원의 말에 따르면 이진수는 대표적인 친윤 검사로 절대 이재명 정부에서 요직에 두면 안 된다. 레전드가 와도 모자랄 판에 이진수 같은 ‘물렁뼈’가 어떻게 검찰 개혁을 할 수 있겠는가? 우리가 이진수 같은 ‘물렁뼈’를 요직에 앉히라고 그 추운 겨울 거리에서 투쟁한 줄 아는가? 검찰 개혁 못하면 또 당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