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국민의힘의원이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직 반환과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 지명 철회를 요구하며 국회 로텐더홀 안에서 텐트를 치고 이른바 웰빙 김밥 먹고, 스타벅스 커피 마시며 나흘째 ‘농성’ 중이다.
나 의원은 "세금으로 국회에서 황제캠핑"을 한다는 ‘웰빙 농성’ 비판 여론이 이어지자 전날 SNS로 “김밥, 철야농성이 바캉스라면, 이재명 출퇴근 웰빙 단식쇼는 뭐였나”라면서 지난 2023년 9월 당대표 시절 이재명 대통령의 무기한 출퇴근 농성을 끌어와 반격에 나섰지만, 야당 내부에서도 "한심하다"라는 비판이 터져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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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부터 국회 로텐더홀에서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 지명 철회와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직 반환을 촉구하며 농성 중인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 나 의원 인스타그램 갈무리
나 의원은 “후쿠시마 오염수 선동으로 출퇴근 웰빙 단식하며 대놓고 음식을 먹으며 국민을 조롱하던 이재명 민주당의 위선이나 제대로 돌아보라. 범죄자들이 비범죄자를 조롱하고, 재판을 거부하며 대놓고 사법장악하는, 반민주 법치 파괴자들이 민주와 법치를 참칭하는 비정상의 세상을 반드시 정상으로 되돌려야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종혁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30일 페이스북 입장을 통해 "로텐더홀은 일반 국민들은 출입하기 힘든 곳이니 거기서 텐트치고 먹을거 먹으며 1박 경험하라면 입장료 비싸도 지원자 미어터지겠다는 생각에 쓴웃음이 났다"라며 "나의원은 피서왔냐는 비판이 이어지자 '이재명은?' 하면서 반박했다고 한다. 이재명 당시 민주당 대표의 '출퇴근 농성'에 대해선 나도 방송에 나가 열심히 비판했다. 그런데 이른바 '피서 농성'은 솔직히 더 한심해 보인다"라고 꼬집었다.
김 전 최고위원은 "넓고 쾌적한 국회본청에서 최고급 같은 텐트치고, 김밥과 스타벅스 커피 드시면서, 화장여부는 모르겠지만 평소와 다름없는 얼굴로 화보찍듯 활짝 웃고, 손선풍기 앞에놓고 책읽고 있는데 국민들이 이걸 농성이라고 생각할까"라며 "어지간하면 고생한다고 하고 싶은데 아무래도 영 찜찜하다. 도대체 이걸 싸움이라고 하는건지, 그리고 싸움도 이런식으로 밖에는 할수없나?"라고 반문했다.
아울러 "나의원은 이제 텐트를 걷기 바란다. 아니면 로텐더홀이 아니라 뙤약볕 내리쬐는 국회 건물 밖에서 농성을 하던가. 보여주기식 정치, 이제 정말 그만보고 싶다"라고 못 박았다.
이병주 민주당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나경원 의원은 농성을 할 때가 아닙니다. 내란을 옹호한 것에 대해 반성하고 사죄부터 하는 게 우선입니다. 우리 국민은 한남동 관저까지 찾아가 윤석열의 내란을 감쌌던 나경원 의원의 행적을 똑똑히 기억하고 있습니다"라며 "상임위원장 자리와 아무 관련 없는 총리 인준을 볼모로 국정을 발목 잡는 행태입니다. 얄팍한 정치적 술수로 국정을 흔들지 말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앞서 박홍근 의원은 “늘 다음을 노리며 돋보이는 데만 급급한 자기정치병에 걸리면 백약이 소용없다”라고 했다. 공석중인 당 대표를 노린다는 취지로 읽힌다.
여론 분위기도 냉담하다. "국회 철야 농성? 국회 캠핑 농성이겠지. 재판거부 사법 장악? 본인 6년된 빠루사건 재판이나 제대로 받든가" "에어컨 켜있고, 전기 끌어다 휴대폰 충전하고, 고급 김밥과 샌드위치 먹으면서 텐트에서 누워 쉬는 것은 농성이 아니고, 근무태만 아닌가. 국회의원 근무태만, 근무지 이탈 등으로 민원 넣어야 한다. 국민신문고 가능할 듯" 등 야유가 나온다.
나 의원의 이런 농성은 지난해 12·3 내란 사태 이후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을 촉구하며 수많은 시민들이 벌인 한파 농성과 확실히 다르다. 이들의 농성은 영하의 극한의 추위 속에서 이뤄졌고, 국민들은 꽁꽁 언 몸을 은박지 한 장으로 거리를 지켰다. 현재 나 의원의 인스타그램에서는 앞서 SNS에 올라온 사진 가운데 일부는 확인할 수 없어 삭제 또는 비공개 처리된 것으로 보인다.
과거 문재인 전 대통령은 민주당 전신인 새정치민주연합 상임고문이던 지난 2014년 8월, 광화문 광장에서 '세월호 특별법' 처리를 촉구하며 열흘간 단식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성남시장이던 2016년 6월 정부의 지방재정 개편 철회를 요구하며 열흘간 단식농성을 했으며 민주당 대표 시절인 2023년에도 국정 쇄신 및 내각 총사퇴를 요구하며 24일간 단식을 이어가 결국 병원에 실려갔다. 나 의원의 웰빙농성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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