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출처=연합뉴스 © 유영안 논설위원 |
알렉산드로스는 왕위에 오르자 필리포스의 적이었던 아탈로스를 처형하고, 그의 아내 클레오파트라와 아들을 모두 제거해 왕권을 강화했다. 20세의 나이에 왕위에 오른 알렉산드로스는 곧바로 그리스의 여러 도시들을 다시 통합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되었다. 그는 아버지의 연합을 재건하기 위해 각 도시의 지도자들과 설득의 과정을 거쳤고, 자신의 수사학적 능력을 발휘하여 그들을 다시 하나로 모았다.
코린토스에서 알렉산드로스는 철학자 디오게네스를 만나게 된다. 그는 자신을 알렉산드로스라고 소개하며 디오게네스에게 소원을 말해 보라고 했지만, 디오게네스는 "햇볕을 가리지 말라"는 응답으로 알렉산드로스의 권위에 도전했다. 이 일화는 알렉산드로스가 권력과 명성을 지니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진정한 가치가 무엇인지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만드는 계기가 되었다.
기자에게 지지자들 보이게 앞을 가로막지 말라고 한 윤석열
16일에 중앙지법에서 열린 윤석열 7차 공판에서 국민들은 참으로 꼴불견스러운 모습을 봐야 했다. 윤석열이 재판을 마치고 나가는 중 기자가 “특검에서 소환조사를 요구하면 응할 예정이냐”, “경찰 출석 요구 이번에는 응할 거냐” 등의 질문에도 윤석열은 대답하지 않았다.
기자 질문에 대답하지 않은 윤석열은 법원 밖에서 기다리는 지지자들의 함성 소리를 듣고 미소를 지으며 손을 들어 인사했다. 취재진이 질문을 위해 다가서자 윤석열은 “잠깐만요, 앞으로 좀”, “저 사람들 좀 보게 이 앞을 가로막지 좀 말아주시겠어요?”, “이쪽으로 조금 앞으로 응?”이라고 불쾌한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취재진은 윤석열의 황당한 발언에도 “3개 특검 모두 정치 보복 특검이라고 보는가”라며 다음 질문을 이어갔다. 그러자 미간을 찌푸린 윤석열이 급하게 차쪽으로 걸어갔다. 내란수괴가 멀쩡한 모습으로 활보하며 지지자들을 향해 미소 짓고 손을 흔드는 것도 볼썽사나운데, 질문하는 기자에게 역정을 내는 모습은 적반하장, 후안무치 그 자체였다. 자신을 디오게네스로 착각한 모양이다.
윤석열은 전체 국민보다 일부 극우 지지자들이 더 중요한 모양
윤석열은 아직도 대다수 국민들이 자신을 지지하고 있고, 따라서 자신이 선포한 계엄은 정당하며, 지금 받고 있는 재판은 부당하다고 여기는 모양이다. 하지만 국회에서 탄핵소추를 했고, 헌재에서 파면당한 사람이 보일 태도는 아니다. 윤석열이 믿었던 검찰도 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 않은가.
불법 계엄으로 아직도 많은 국민들이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고, 수많은 자영업자 및 소상공인들이 폐업해 빚쟁이가 되었다. 한국의 위상은 바닥으로 떨어졌고 경제가 파난 나 지난 분기 땐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우리 경제가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것은 IMF이후 처음이다.
윤석열이 정상적인 사랑이라면 국민들께 석고대죄하고 수사와 재판에 성실히 임해야 하는데, 윤석열은 경찰의 3차소환도 거부했다. 윤석열은 그것도 모자라 경찰이 제3의 장소에 조사하면 응하겠다고 했다. 김건희가 도이치모터수 주가조작 때 황제수사를 받은 것을 상기한 모양이다.
윤석열은 아직도 지귀연을 믿고 있을까?
현재 윤석열 재판은 날수를 시간으로 계산해 사실상 윤석열을 탈옥시켜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 지귀연 부장판사가 맡고 있다. 지귀연은 최근 내란 주요 종사자인 김용현도 석방하도록 했다. 이에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은 중앙지법 앞에서 지귀연을 규탄했다.
판사 한 사람이 내란수괴는 물론 내란 주요종사자들을 모두 석방해주는 시스템은 부당하다. 더구나 지귀연은 룸살롱 사건이 아직 해결되지 않았다. 지귀연이 윤석열에게 무슨 책을 잡혀 있는지 모르지만, 즉시 항고를 포기한 심우정과 파기환송한 조희대와 함께 역사의 심판을 받을 날이 반드시 올 것이다.
3대 특검 시작되면 윤석열 다시 구속될 것
윤석열은 아직도 자신이 대통령인 듯 어깨에 힘을 주고 다니지만, 3대 특검이 시작되면 사정이 달라질 것이다. 특검이 새로운 증거로 기소해 구속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특검 수사에 불응할 경우 바로 체포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제 비호해줄 경호원도 없다.
3대 특검은 모두 최종적으로 윤석열과 김건희를 겨누고 있다. 검찰 특수통으로 고등검사장 및 감사위원 출신인 조은석 특검이 이끄는 내란 특검팀은 앞서 윤석열이 선포한 12·3 비상계엄과 관련해 검사나 군검사가 기소한 혐의 외에도 내란 관련 잔여 의혹, 무인기 평양 침투 등의 방법으로 북한 공격을 유도하려 했다는 외환 혐의 등도 수사할 전망이다.
따라서 특검은 현재 재판 중인 내란 혐의 사건도 검찰로부터 인계받아 공소 유지를 하거나 지휘할 수 있고, 윤석열을 대상으로 추가 기소도 할 수 있다. 3대 특검은 현재 특검보 인선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데, 7월부터는 본격적으로 수사가 시작될 것이다. 그동안 확보한 증거만 해도 산처럼 쌓여 있어 빠져나갈 수 없다.
윤석열 지지하는 극우들은 극히 일부
윤석열과 가까운 사이로 알려진 서정욱 변호사의 말에 따르면 윤석열은 아직도 무죄를 확신하고 있다고 한다. 일부 극우들의 지지를 전국민의 지지로 착각한 것이다. 하지만 법원에 나타난 극우들이래야 그 수가 극히 소수이고, 거리로 나와 시위를 한 사람들도 일부 개신교 신도들로 그 수가 불과 수백 명에 불과하다.
윤석열은 지난 대선 때 김문수와 이준석을 지지했던 국민들이 자기편이라 착각한지 모르지만, 최근 나온 여론조사를 보면 정당 지지율로 보나, 이재명 정부의 지지율로 보나 민주 진영이 압도적으로 높다. 아직도 ‘어게인 윤’을 외치는 사람들은 일당을 받고 거리로 나온 극우들뿐이다.
권위는 조작에서 나오는 게 아니다
디오게네스가 왕인 알렉산드로스에게 “햇볕을 가리지 말라”고 한 이유가 뭐겠는가? 권력자의 권위보다 개인의 자유가 더 소중하다는 뜻이 아니겠는가? 왕의 권위는 한 사람의 자유보다 큰 게 아니다. 하지만 윤석열은 한 사람의 권력으로 모든 국민에게 고통을 안겨주었다. 하지만 권위는 조작이나 위협으로 나올 수 없다.
윤석열과 김건희처럼 공정과 상식이라는 기만적 구호를 내세우고 집권해 속으론는 돈이 되는 것은 모조리 해쳐먹은 작자들은 결코 나라를 운영해서는 안 된다. 그들이 갈 곳은 용산이 아니라 민심의 단두대요, 감옥이다. 윤석열과 김건희 그리고 내란 일당은 이제부터 지옥의 시간을 견뎌보라. 그들에겐 사면복권도 없다. 간이 썩고 피부가 녹아내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