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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오후, 국힘당 대선 후보 경선 4강 진출자가 발표되었다. 그런데 4강에 무난히 들 것으로 예상되었던 나경원이 탈락하고 안철수가 4강에 들었다. 그 바람에 나경원 캠프는 충격 속에 휩싸인 것으로 알려졌다. 차기 서울시장을 노리는 나경원으로선 정치적 사망선고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나경원의 4강 탈락이 의미하는 바와 향후 대선을 전망해 본다.
나경원이 4강에서 탈락한 이유 추론
총 8명이 출마한 국힘당 대선 후보 경선은 1차 100% 국민여론조사로 4강을 뽑게 되어 있다. 각 기관에서 각 800명씩 총 4천명을 대상으로 조사, 합산 후 평균치를 내는 방식으로 진행됐다고 한다. 그런데 왜 나경원이 떨어지고 안철수가 4강에 들어갔을까? 그것을 추론하면 다음과 같다.
(1)지나친 윤석열 비호로 중도층 이탈
나경원이 4강에서 탈락한 첫 번째 이유는, 나경원이 그동안 지나치게 윤석열을 비호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국회에서 탄핵소추되고 헌재에서 파면한 내란수괴 윤석열을 무비판적으로 비호만 한 게 패착이라는 것이다. 윤석열 정권에서 저출산고령화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을 하다 당대표 선거에 나섰다가 된서리를 맞은 나경원은 그후 정중동 자세를 취하다 묘하게 윤석열이 탄핵되자 수호천사로 나섰다. 하지만 그게 덫이 될 줄은 나경원 자신도 몰랐을 것이다.
(2) 드럼통 퍼포먼스에 비호감 높아져
나경원이 4강에서 탈락한 두 번째 이유는, 며칠 전 나경원이 갑자기 드럼통에 들어가는 퍼포먼스를 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딴에는 존재감을 부각시키기 위해 누군가 기획한 것이겠지만 저질스럽다는 게 중론이었다. 주지하다시피 나경원은 원내대표를 할 때 국회 선진화법을 어기며 이른바 ‘빠루소동’을 벌였으나 검찰이 제대로 수사를 하지 않았다. 한동훈은 전에 나경원이 그 건으로 자신에게 청탁을 했다고 폭로해 파장을 일으키기도 하였다.
나경원은 드럼통에 들어가 “이재명이 대통령이 되면 드럼통에 들어가고, 내가 대통령이 되면 드림통이 된다”는 웃기지도 않은 언어유희를 했으나 그에 공감하는 국민은 별로 없었다. 참고로 드럼통은 극우 사이트인 일베에서 이재명을 죽여 넣은 무덤을 의미한다. 그랬으니 중도층이 그 사진을 보고 우호적인 생각을 할 리 없다.
(3) 토론 때 안철수 몰아친 게 역풍으로 작용
나경원이 4강에서 탈락한 세 번째 이유는, 나경원이 TV토론 때 지나치게 안철수를 몰아붙여 중도층이 이탈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나경원은 안철수를 이당저당 오가는 철새로 보고 남의 둥지에 알을 낳은 새로 비유했다. 따라서 나경원은 차기 서울시장에 도전해도 안철수와 또 부딪치게 될 것이다. 타인에게 상처를 많이 주는 사람은 언젠가 자신이 당하게 되어 있다. 그렇다고 안철수가 모두 옳다는 게 아니다.
(4) 반탄파와 찬탄파 균형, 보수층의 전략적 선택
나경원이 4강에서 탈락한 네 번째 이유는, 김문수와 홍준표가 탄핵에 반대해 그에 대응하는 탄핵 찬성파와의 기계적 균형이 작용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나경원이 경선에서 탈락한 것은 '반탄파' 표심이 김문수와 홍준표로 분산된 결과라는 분석도 있다. 그러나 국힘당 지지들 사이에서도 탄핵의 강을 건너지 않고서는 차기 대선에서 결코 이길 수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즉 보수층의 전략적 선택이 작용한 것이다. 이게 확산되면 친윤 세력은 몰락하게 될 것이다.
(5) 한덕수 출마설에 김빠진 경선 흥행
나경원이 4강에서 탈락한 다섯 번째 이유는, 한덕수 대선 출마설도 작용한 것 같다. 즉 국힘당에서 후보로 선출된 사람이 한덕수와 단일화한다는 소문이 퍼지자 경선 흥행에 김이 빠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홍준표나 한동훈이 결선에서 이겨 대선 후보가 되면 한덕수와의 단일화를 거부해 당이 사분오열될 것이다.
(6) 김계리가 올린 사진 역풍
나경원이 4강에서 탈락한 여섯 번째 이유는, 최근 김계리 변호사가 윤석열과 환하게 웃는 사진을 올려 국민들로 하여금 반감을 샀기 때문으로 보인다. 헌재 변론 때 “저는 계몽되었습니다”란 말로 국민밉상이 된 김계리가 파면된 내란수괴와 환하게 웃고 있는 사진을 올리자 국민들은 제2의 개사과라며 분노했고, 국힘당에서도 당을 아주 말아먹으려 작정했다고 성토했다. 그후 국힘당 의원들은 윤석열이 전화해도 잘 받지 않는다고 한다.
(7) 이번 대선이 체제 전쟁이라는 나경원의 올드한 사고
나경원이 4강에서 탈락한 일곱 번째 이유는, 나경원이 이번 대선을 체제전쟁, 즉 헌법 수호 세력과 헌법 파괴 세력과의 전쟁으로 보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작 헌법을 파괴한 사람은 윤석열이었으니 나경원은 스스로 자기 부정을 한 셈이다. 국민들이 나경원을 버렸다는 것은 사실상 윤석열을 버린 것과 같다. 따라서 나경원도 앞으로는 윤석열을 멀리할 것으로 보인다.
고무된 한동훈, 안철수 캠프
한동훈 캠프는 '탄핵소추 반대파'인 나경원 후보가 탈락하고 '탄핵소추 찬성파'인 안철수가 4강에 진출한 점 등을 토대로 "민심이 윤심(尹心)팔이, 극우몰이에 철퇴를 내렸다“고 평가했다. 만약 결선으로 간다면 안철수 지지자들이 대거 한동훈을 지지할 수 있으므로 한동훈 캠프로선 경사가 난 셈이다.
누가 결선에서 뽑히든 이재명 후보 이기기 힘들어
하지만 국힘당에서 누가 최종 후보가 되든 이재명 후보를 이기기는 힘들 것이다. 더구나 내란수괴 윤석열이 대선에 개입하면 지지율 차이가 더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국힘당의 분열은 대선 후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이다. 한동훈, 홍준표, 김문수, 나경원이 또 다시 티격태격 싸우다 분당될 수도 있다. 친윤들은 또 다시 당권을 장악하기 위해 혈안이 되겠지만 윤석열과 함께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고 말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