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씨가 대통령경호처에 총기를 사용해 윤석열 대통령의 체포를 막으라고 강하게 압박한 사실이 잇따라 알려졌다. 김성훈 경호차장이 대통령 부인의 지시를 사실상 받으면서 영장 집행을 막으려 했다는 것으로 민간인 김건희씨를 수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 20일 서울서부지검에 제출된 김성훈 차장의 구속영장 신청서에는 윤 대통령이 체포된 뒤 김건희씨가 경호처 직원들에게 “총 가지고 있으면 뭐 하냐. 총 안 쏘고 뭐 했느냐” “이재명도 쏘고 나도 자결하겠다”라고 압박하는 모습이 적시돼있어 시민사회에 큰 충격을 던졌다. 자칫 끔찍한 참사가 일어났을 것으로 내란죄와 별개로 철저히 수사해 사실관계를 제대로 밝히고, 그에 따른 응분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12월 중순 나눈 텔레그램 대화에서 김건희씨는 김성훈 차장에게 "V가 염려한다" "특검법 때문에 영장 집행 들어오는 것에 대해서 걱정을 하고 있다"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그러자 김 차장은 "걱정하지 마시라, 압수영장이니 체포영장이니 다 막겠다"라고 답했다. 경찰은 김 차장의 휴대폰 포렌식 과정에서 해당 '텔레그램 캡처 메시지'를 발견하고 구속영장 신청서에 자료를 첨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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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은 물론 네티즌들도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 등을 통해 "유혈 내전 바란 건가" “김성훈이 김건희 사병이야? 몸종이냐 뭐냐” “경호를 하라고 했지 사법권까지 무시” “모든 사건의 배후는 결국 김건희” "김건희를 긴급구속해야 해결" 등의 반응을 보였다.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1일 KBC ‘여의도초대석’에서 “영부인이 할 얘기냐”라며 “왕조 시대 같으면 사약을 받을 일”이라고 비판했다. 박 의원은 "윤석열 내란 우두머리와 모든 국정 파탄에 책임을 지고 김건희는 이 사회와 격리돼야 된다. 그래서 갈 곳은 감옥"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의원은 "윤석열은 야당 때문에 민주당 때문에 계엄했다는 것 아닌가. 그것은 곧 이재명 때문에 했다 이렇게 해석할 수 있는데, 그 해석을 뒷받침해 주는 게 김건희의 '이재명을 총으로 쏘고 싶다' 여기에도 나온다고 본다"라고 풀이했다.
박 의원은 또 지난해 비상계엄 직전에 군이 시신 임시로 담는 '영현백'을 3000개 이상 구입했다는 보도에 대해 "쿠데타를 준비한 사람들이기 때문에, 자기들은 3000명을 실제로 살해해서 거기 넣고 싶었을 것이다. 만약 계엄이 성공했다고 하면은 저도 그 백 안에 있지 않았을까"라고 말했다.
강유정 민주당 의원은 유튜브 김어준씨의 '뉴스공장’ 인터뷰에서 “이재명 쏘고 내가 죽겠다는 미래 시제가 아니라, 왜 지금 당장 이재명 못 쏘냐? 나 죽겠다는 것으로 읽어야 한다”라면서 "권력을 잡으면 자기가 과정과 절차, 법을 활용해서 누군가 하나 죽이는 건 아주 쉬울 거라 생각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민정 의원은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김건희씨를 “당장 구속해야 된다”라고 주장했다. 고 의원은 "실제로 실행 가능한 영역에 있는 사람이기 때문에 굉장히 위험하다고 본다”라며 “그렇기 때문에 한시라도 빨리 헌법재판소가 대통령 탄핵에 대해서 결정을 내려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지금까지 드러난 증거와 진술은 일관되게 윤 대통령 부부가 총기 사용을 지시한 것으로 다수의 경호처 직원들이 증언을 하고 있다. 1차 체포영장 집행이 실패한 뒤, 윤 대통령이 경호처 부장단과 오찬을 하면서 “총을 쏠 수는 없냐”라고 묻자, 김 차장이 “네, 알겠습니다”라고 답변했다는 경호관 진술을 경찰이 확보했다. 또 윤 대통령이 “나를 체포하려고 접근하는 경찰들에게 총은 안 되더라도 칼이라도 휴대해서 무조건 막으라는 지시를 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김 차장과 함께 구속영장이 청구된 이광우 경호본부장은 2차 체포영장 집행 직전 경호관들에게 “관저 무기고에서 MP7(기관총) 2정과 실탄 80발을 꺼내 관저 내 가족경호부에 배치하라. 제2정문이 뚫린다면 기관총을 들고 뛰어나가라”라고 지시했다는 진술도 있었다.
"이렇게 위험한 사람들이 대통령 부부로서 자리를 지키고 있는 지금 상황은 우리 사회의 안전에 총이 겨눠져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헌법재판소는 하루빨리 윤 대통령을 파면해 국민을 안심시켜야 한다" -한겨레 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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