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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 극우단체 회원이 기자회견을 하던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에게 계란을 투척해 백혜련 의원이 얼굴에 정통으로 맞았다. 사진/백승아 의원
헌법재판소 앞에서 <윤석열 파면 촉구 기자회견>을 하던 야당 의원들이 맞은 편에 있던 극우 불법 시위단체에서 계란이 날아와 얼굴에 맞았다. 경찰이 불법시위를 방치해서 벌어진 사태다. 현역 국회의원들이 '계란 테러'를 당하면서 경찰의 경비 실패가 잇따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0일 백혜련 의원과 이건태 의원, 박민규 의원이 이날 오전 기자회견 도중 건너편 '윤석열 지지자'가 던진 날계란을 맞는 사고가 벌어졌다. 특히 백혜련 의원은 얼굴에 정통으로 맞았다. 헌재 100미터 앞에서는 집회가 불가능하다. 그런데도 수십 명이 무리를 지어 하루종일 부부젤라를 불고 태극기와 성조기를 들고 탄핵반대 집회를 하고 있는데 경찰이 몇 주째 해산시키지않고 방치했다는 것이다.
기자회견에 참석했던 백승아 의원은 "현장에 있던 당원 및 유튜버들이 말씀하시길, 벌써 수십일 째 헌재 앞에서 그 광경을 목도했고 심지어 폭행까지 당했는데도 경찰이 본인들은 질서유지로 온 것이지 치안유지 목적으로 온 것이 아니라며 방치했고 오히려 극우세력을 보호했다고 한다"라며 "사실인지 여부를 조사해야한다"라고 페이스북을 통해 이날 집회의 참상을 상세히 지적했다.
백승아 의원은 "국힘 추경호의원도 헌재 앞에서 불법시위 중이었다. 심지어 기자회견을 준비하는 제게 본인이 안 보이니 좀 이동해달라고 했다"라며 "불법시위 방치는 내란 옹호라고 봐도 되는 것 아닌가? 헌법재판관을 압박하는 내란세력들 당장 해산시키고 이를 방치한 경찰에게도 책임을 묻겠다"라고 밝혔다.
김성회 의원은 "기자회견 시작하기도 전에 바나나가 날아들어 경찰에 엄중 항의하고, 집회 금지 구역인 헌재 앞 100m 안쪽의 시위대에 대한 조치를 요구했다. 해산이 어렵다면 정문 앞에서 시위를 할 수 있도록 열려 있는 공간에 버스라도 대서 막아달라고 요청했지만, 지지부진 시간을 끌었다. 기자회견을 마칠 무렵 결국 테러가 일어났다"라며 "경고했을 때 조치했으면 일어나지 않을 일이었다"라고 경찰의 소극적 대응을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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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불법시위를 하던 극우단체 회원이 기자회견을 하던 민주당 의원들에게 투척한 계란이 깨져서 나뒹굴고 있다. 연합뉴스
김 의원은 "저는 즉시 이호영 경찰청장 권한대행에게 전화를 걸어 엄중히 항의하고 현장 지휘를 우물쭈물 하고 있던 종로경찰서장을 바꿔줘서 사태를 해결토록 요구했다"라며 "10분 만에 경찰은 경찰 인력을 투입해 불법 시위대를 해산시켰고, 경찰 버스를 몰고와 차벽을 쳤다"라고 경찰의 늑장 조치를 알렸다.
그러면서 "이 차벽이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 이유가 있다. 헌법재판관의 출근길에 극우 시위대의 테러 위협을 효과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수단인데, 이 공간만큼을 열어두고 시위대가 불법으로 시위할 수 있도록 했다는 것은 매우 충격적인 일이었다"라며 "행정안전위원회가 열리면 종로경찰서장을 반드시 증인으로 출석시켜 경위를 따져 물을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날 현장에 있던 경찰은 계란 테러 현행범을 체포하지 못해 전담수사팀을 꾸려 추적 중이다. 계란이라 큰 부상은 없었지만, 하마터면 격앙된 시위자들이 돌멩이나 화염병, 폭발물 등 위험 물체를 던졌다면 위험천만한 대형 사고로 번졌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헌재 앞은 평소 헌법재판관들과 직원, 취재진들이 수시로 드나드는 곳이다.
앞서 서울서부지법 경비에 실패했던 경찰은 탄핵심판 선고 당일 집회가 금지된 헌법재판소 100m 이내를 차벽으로 다 둘러싸서 '진공 상태'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탄핵심판 선고가 늦어지는 가운데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대행 살인예고 글을 올려 경찰에 신고된 유튜버가 버젓이 헌재 앞에서 라이브 방송을 이어가는 등 불안감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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