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출처=연합뉴스 ©서울의소리 |
윤석열이 파면될 가능성이 높고 조기 대선이 치러질 것 같자 한동안 잠잠했던 소위 비명계들이 또 기지개를 펴고 있다. 김경수가 포문을 연 것으로 시작해 고민정, 임종석, 이낙연 순으로 다양성을 명분 삼아 또 이재명 대표를 걸고넘어지기 시작한 것이다. 10일엔 박용진도 슬그머니 대열에 합세했다.
가장 먼저 포문을 연 사람은 김경수 전 경남지사다. 그는 민주당에 별 일이 없는데도 갑자기 나서 “치욕적으로 민주당을 탈당한 사람들에게 사과하라”고 말했다. 여기서 문제가 될 수 있는 말이 ‘치욕적으로 민주당을 탈당한’이란 말인데, 아마도 지난 총선 전에 민주당을 탈당해 신당을 차린 이낙연, 설훈, 홍영표, 조응천, 이원익, 김용민 등을 의미한 것 같다.
치욕은 그들 스스로 만든 것
그런데 과연 그들이 치욕적으로 민주당을 탈당했을까? 이들 대부분은 경선도 하지 않고 민주당을 탈당해 신당을 차렸다. 어차피 경선을 해봐야 이길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들이 지난 대선 때부터 적극적으로 활동하지 않은 것은 삼척동자도 안다. 탈당한 그들은 대부분은 지난 총선에서 지역구에서 10%도 못 얻고 참패했다. 이들이 진정으로 민심을 얻었다면 10%도 못 얻었겠는가?
그러니까 치욕은 그들 스스로 만든 것이지 누가 내린 게 아니다. 따라서 “치욕적으로 민주당을 탈당한 사람들에게 민주당이 사과하라“고 한 김경수의 말은 사리에 맞지 않는다. 민주당을 탈당하고 국힘당으로 간 이상민과 김영주는 보기 좋게 지난 총선에서 민주당 후보에게 참패했다. 그들이 진정으로 민주당원들에게 사랑받았다면 국힘당 지지까지 받아 놓고 참패했겠는가?
요리도 요리 나름이다
김경수는 이재명 대표의 일극체제 관련해 “요리 하나만 보고 국민들이 손을 뻗겠나. 다양한 요리가 있을 때 국민들이 그러니까 이 요리가 마음에 들지 않는 국민들이라도 다른 요리를 보면서 그 식당으로 들어갈 수 있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이 말은 즉 이재명이라는 요리가 맛이 없으니 자신을 선택해 달라는 읍소로 보이지만, 그 말에 공감할 당원들이 몇 명이나 있을지 모르겠다.
구태여 따진다면 민주당에 왜 다른 요리가 없는가? 추미애, 우원식, 김부겸, 김동연, 김두관 등도 있다. 김경수도 그 쪽에 속하지만 맛이 없는지 지지율이 너무 미미하다. 자신의 지지율이 낮은 것을 이재명 일극 체제 때문이라고 인식하는 이상 김경수도 큰 지도자가 되기 힘들 것 같다. 그 일극 체제를 이재명이 만들었는가? 당원들과 국민들의 선택이 아닌가? 어디에든 손흥민은 있기 마련 아닌가 말이다.
김경수는 당의 다양성 관련해 “당이 바리케이드를 치우고 문호를 넓혀야 된다”며 “그리고 대선 승리에 힘을 합하겠다는 사람들은 받을 수 있도록 해야 된다. 그렇지만 원칙과 기준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그런데 누가 당에 바리게이트를 쳤는가? 스스로 마음의 벽을 쌓은 것 아닌가 말이다. 10일 최재성 전 정무 수석도 이재명 대표의 권유로 다시 민주당에서 일하기로 했다.
김경수는 “민주당이 압도적 지지율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고 힐난했는데, 그게 이재명 대표 때문인가? 그렇다면 이재명 대표가 물러나고 김경수가 당대표가 되면 민주당 지지율이 쑥쑥 오를까? 검찰의 무리한 수사로 노무현 대통령을 잃고도 이재명 사법 리스크 운운하며 이재명 대표가 구속되길 은근히 바라는 것 아닌가?
민주당이 ‘입틀막했다’는 고민정, “당 오래 전부터 망하는 길로 가” 망언
조금 조용하더니 고민정이 또 나서 민주당이 ‘입틀막’을 하고 있다며 내부 총질을 하고 나섰다. 유시민이 한 말 때문인 것 같은데, 유시민이 민주당 당원인가? 이에 대해 박수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0일 비명계를 비판한 유시민 작가와 이를 꼬집은 고민정 의원을 향해 "유 작가 말씀이 심했지만 고 의원도 과한 언어는 자제해야 한다"고 일갈했다.
유시민은 지난 5일 유튜브 방송 '매불쇼'에 출연해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 김부겸 전 국무총리 등 비명계 인사들이 이재명 대표를 향해 당을 통합해야 한다며 쓴소리를 이어가자 이들이 이 대표 비판에 앞서 계엄 사태 종식에 힘을 합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비명계들로 인해 당이 망하는 길로 가고 있다"는 취지로 말했다.
그러자 고민정이 발끈하고 나서 "망하는 길로 가고 있는 민주당 모습은 이미 오래 전에 시작됐다"고 반격했다. 이미 오래 전에 망하는 길로 가고 있는데 지난 총선에서 민주당이 압승을 거두었는가? 한때 고민정을 지지했지만 다음 총선 때는 아마 등을 돌린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임종석, 이낙연도 나서 민주당에 총질
임종석 전 대통령실 비서실장은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이재명 대표를 겨냥한 듯 "말로만 하지 말고 생각이 다른 사람들이 민주당의 주인의식을 가질 수 있도록 리더십을 발휘해 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임종석은 "지난 대선 때도 빨간불이 깜박이는 데 앞만 보고 갔다"며 "언론과 여론조사가 지속해서 경고음을 보냈지만 무시했다. 당내 역량을 통합하지 못한 정도가 아니라 밀어내기 바빴다"고 돌이켰다.
그러나 그 경고음은 민주당을 배신하고 윤석열 캠프로 넘어간 이낙연 캠프 사람들 때문에 일어난 것 아닌가? 그나마 이재명이니까 0.73% 차이로 진 것이다. 윤석열 같은 괴물을 검찰총장으로 키운 사람은 문재인이다. 참고로 필자는 노사모 출신에다 유명한 ‘문팬’이었다. 운동권도 임종석보다 필자가 선배다.
10일엔 이낙연이 광주에서 "조기 대선 시 확실한 정권 교체를 위해 사법 리스크가 있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대권 후보 교체를 역사의 고비마다 국가를 바로 세운 광주가 선구적으로 요구해야 한다"라면서 조기 대선 시 "할 수 있는 최선의 길이 뭘까 고민하고 있다"라고 말해 대선 출마를 간접 시사했다. 하지만 지난 대선 때 대장동 자료를 경기도 신문사에 건넨 사람은 이낙연 최측근이었다.
이에 대해 광주 시민단체 관계자는 "지난 대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정권을 내 준 데는 당시 이낙연 후보가 대선 후보 경선에서 패배한 후 곧바로 승복하지 않고 지지자들이 탈당한 점이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다는 비판이 있었고, 탄핵 정국에 정치인으로서 제 역할도 없는 상황에서 차기 대선 도전을 시사하는 것은 '노욕'이다"라고 성토했다. 이낙연은 뭔가에 책이 잡혀 있는 것 같은데, 언젠가 진상이 규명될 것이다. 이 와중에 대선에 나와 민주 진영 표를 갈라놓고 싶은가? 그렇게 해보라, 고향에도 가지 못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