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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길도 안 되는 깊이로 윤석열 비호하는 역사강사 전한길
유영안 논설위원 2025.01.31 [10:38] 본문듣기

▲ 출처='꽃보다전한길' 유튜브 영상 갈무리  © 서울의소리


전한길이라는 한국사 강사가 요즘 화제다
. 그는 최근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윤석열의 비상계엄 선포를 옹호하고,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현재 메가공무원 학원에서 한국사를 가르치고 있는데 자칭타칭 일타강사라고 한다. ‘일타강사란 수강생이 가장 많다는 뜻일 터, 누가 만들어낸 말인지 모르지만 그럴듯해 보인다. 그것을 모방했는지 한때 원희룡이 대장동 일타강사운운하며 이재명 대표와 한판 붙겠다고 호언장담했지만 요즘은 존재감도 없어 보인다.

 

필자도 오랜 기간 지자체 초빙으로 여러 고등학교에서 국어와 논술을 가르쳤는데, 나중엔 재수종합반으로 옮겨 강의를 하다가 2009년 노무현 대통령이 허망하게 가시자 강의를 접고 그때부터 다음 아고라에 이명박 정부를 질타하는 글을 쓰기 시작해 2012년까지 총 6000편의 정치 칼럼을 올렸다. 물론 원고료 한 푼 없었다. 그후 아고라가 일베들의 농간으로 폐쇄되자 문팬에 이어 서울의 소리에도 약 4000편의 정치 칼럼을 썼다. 원고지로 환산해 보니 무려 20만 매다. 장편소설 200.

 

필자는 신춘문예에 시, 소설, 동화가 당선되었고, 수필과 시나리오는 현상문예로 당선되어 문학 5대 장르에 모두 등단했지만, 돌이켜 보면 문학적인 글보다 정치 칼럼을 더 많이 썼다. 그만큼 시대가 부박했고, 존경하던 노무현 대통령까지 떠나자 글로 분노를 잠재웠다. 우연인지 전한길 강사도 노사모였다니 그 심정을 잘 알 것이다. 필자 역시 1기 노사모 출신이다.

 

작가나 강사가 시대의 불의에 침묵하지 않고 자기 목소리를 낸 것은 누가 뭐라 할 계제가 되지 못한다. 누구든 정부나 유력 정치인을 비판할 자유가 있기 때문이다. 다만 그 비판이 공감을 주느냐 반감을 주느냐는 별개의 문제다. 한편의 글과 강의가 공감을 얻기 위해서는 그 내용에 거짓이 없어야 하고 사실에 바탕을 두어야 한다.

 

그렇다고 어설프게 중립을 지키라는 얘기가 아니다. 문학 작품도 그렇듯 역사도 백만 개의 창이니 각자의 인생관과 역사관에 따라 해석이 다를 수 있다. 그러나 어디에든 보편타당한 학설은 있는 법이다. 하지만 일제가 조선을 근대화시켰다는 소위 식민지 근대화론을 주창했던 사람들이 3대 역사기관의 수장에 임명된 것은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더구나 독립기념관장에 친일 의식이 강한 사람이 임명된 것은 정말 치욕적이다.

 

적어도 진정한 역사학도라면 윤석열 정권의 굴종적 친일 외교에 대해 할 말을 해야 한다는 게 필자의 생각이다. 봉오동 전투의 영웅 홍범도 장군의 흉상이 육사에서 철거된다는 뉴스가 나왔을 때 다수의 역사 강사들과 학자들은 침묵했다. 물론 사교육이다 보니 포악하기 그지없는 윤석열 정권을 건드리면 회사가 입을 피해를 염두에 두었을 것이다. 그 자체가 비민주적이다.

 

다시 역사로 돌아가 보자. 이승만부터 윤석열까지 진보층이 정권을 잡은 것은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밖에 없다. 나머지는 전부 보수층에서 집권했다. 그런데 역사적 비극이나 탄핵으로 권좌에서 내려온 사람들은 대부분 보수층 대통령이었다. 이승만은 3.15 부정선거로 하야했고, 박정희는 영구집권하려다 부하 김재규에게 피살되었고, 전두환과 노태우는 쿠데타로 집권했지만 결국 법정에서 중형을 선고 받았다.

 

이명박은 온갖 비리로 감옥에 갔으며, 박근혜는 국정농단으로 탄핵되었고, 윤석열은 불법 계엄령 선포로 탄핵소추되어 구속기소되었다. 묘한 일이다. 왜 보수층에서 배출한 대통령만 암살되고 탄핵되고 감옥에 갔을까? 공교롭게도 대부분 경북 출신이다. 이유는 하나, 그들이 말만 보수를 외쳤지 보수가 지향하는 자유시장주의, 공정, 법과 원칙을 지키지 않았기 때문이다. 서북청년단, 백골단, 블랙리스트가 모두 보수 정권에서 나왔다. 그런데 무슨 얼어죽을 자유민주주의란 말인가?

 

보수층에서는 아직도 광주 5.18이 북한의 사주를 받아 일으킨 폭동이라고 여기는 사람들이 많다. 그렇게 말한 사람들이 아직도 장관을 하고 있다. 학자들 중에는 일본 장학금을 받고 반일종족주의같은 책을 펴내 일본을 기쁘게 하는 사람들이 많다. 심지어 위안부가 매춘 행위라 말하는 지식인도 있다.

 

일본은 전세계적으로 친일 학자들에게 엄청난 투자를 하고 있다. 이른바 일본장학생들이다. 알려진 바에 의하면 윤석열의 선친 윤기중 전 연세대 교수는 일본 문부성이 초청한 한국 최초의 일본 유학생이었다. 그랬으니 윤석열은 어렸을 때부터 일본은 문명국, 한국은 미개국하고 귀가 닳도록 배웠을 것이다. 그 천박한 역사관이 그동안 발현되었다면 억지일까?

 

적어도 역사학도라면 이런 걸 비판은 못할망정 그들을 옹호해서는 안 된다. 침묵은 자유이니 뭐라 말 할 계제가 되지 못한다. 하지만 자신의 인기를 이용해 현실을 왜곡해서는 안 된다. 법과 원칙을 어긴 사람은 야당이 아니라 윤석열 자신이다. 수십 가지가 넘은 소위 본부장비리는 모두 덮고 야당 대표 및 가족만 도륙내는 것을 보고 민심이 돌아선 것 아닌가?

 

김혜경 여사는 법카로 10만 원을 사용했다고 기소하고 김건희는 주가조작을 해도, 300만 원짜리 디올백을 받아도 무혐의라면 누가 이에 공감하겠는가? 명태균 게이트로 드러난 공천 개입, 여론조작은 정말 가관이다. 일각에서는 그 명태균 게이트가 터지기 전에 계엄을 선포해 덮으려 했다는 말도 들려온다.

 

김건희의 박사, 석사 논문 표절, 서울-양평 고속도로 노선 변경, 대통령실 및 관저 공사 개입은 아직 수사도 시작하지 않았다. 하지만 김건희 특검이 의결되면 볼만 할 것이다. 거기에 다수의 대선 주자와 의원들이 연루되어 있기 때문이다. 윤석열이 탄핵소추되었지만 그들이 윤석열을 비호하는 이유다. 윤석열이 파면되면 자기들도 무사하지 못할 거라 여긴 것이다.

 

전한길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편지를 쓰고 윤석열과 함께 노벨 평화상을 타기를 바란다고 했다. 그야말로 곡학아세가 따로 없다. 전한길은 그 전에 부정선거 음모론과 서부지법 폭동을 옹호하는 발언을 해 논란이 되었다. 그러자 네티즌들이 그가 한 말을 찾아냈다. 전한길은 전에 "요즘 유튜브가 무서운 게 아예 그쪽으로 세뇌시켜 버린다는 것"이라고 말하며 유튜브가 정치세력화해서 완전히 가스라이팅 시켜서 돈 버는 거야"라고도 지적했다.

 

그런 그가 극우 유튜버들이나 주장하는 부정선거를 주장하고 있으니 기가 막힌다. 심지어 그의 강의를 듣고 공무원이 된 제자들이 "개표, 투표, 사전투표원으로 수도 없이 근무했지만 부정선거는 없었다고 반박했다. 지난 총선은 한동훈의 요구로 수개표까지 했는데 어떻게 부정선거를 할 수 있겠는가? 그리고 지난 총선은 윤석열 정권 하에서 치러졌다. 노태악 위원장은 윤석열과 서울대 동문이기도 하다. 윤석열 자신이 선거로 당선되어 놓고 부정선거 운운하는데, 그럼 그때도 부정이 있었단 말인가? 있다면 왜 구속시키지 못하는가? 특검을 거부한 자가 범인이라더니 왜 특검은 그렇게 자주 거부하는가? 질서유지를 위해 국회에 계엄군을 투입하는가? 선관위에 가서 뭘 얻어 왔는가? 여론조사 에는 왜 계엄군을 보냈는가?

  

전한길 강사의 고향이 어디일까, 하고 검색해 보았더니 경북 경산에서 태어나 대구에서 자랐다. 지역적 한계일까, 역사 인식의 부족함 때문일까. 하필 역사 강사가 현실을 왜곡하니 더 안타깝다. 그렇게 하면 윤석열 탄핵이 기각되고 복귀한다고 믿는가? 그러면 자신에게도 무슨 기회가 주어지는가? 밥벌이의 지겨움에서 벗어나면 다 그렇게 오만해지는가? 한 길도 안 된 깊이로 세상을 재단하지 말기를 바란다. 아니면 어디 가서 역사 강사라 하지 말든지. 제자들에게 부끄럽지도 않은가?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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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도자기 25/01/31 [12:36]
그에게서 배운 수강생을 제자라고 할 수는 없지요. 스승과 제자라는 아름다운 단어를 훼손시키는 일입니다. 인간은 변하지 않는다는 말은 진리입니다. 그가 역사로 밥벌이 하는 사람인데 이승만을 칭송하는것 보면 지역적 한계이던 일베 아류이던 원래 그런 사람일 것 같다는 지극히 주관적인 생각을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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