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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이 헌법재판소에 직접 출석한 진짜 이유
유영안 논설위원 2025.01.22 [10:49] 본문듣기

▲ 출처=연합뉴스  © 서울의소리

 

그동안 공수처 소환에도 불응하고 체포에도 불응하고 구속영장도 거부했던 윤석열이 21일 갑자기 헌법재판소 3차 변론엔 직접 출석해 그 의도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갑자기 개과천선(改過遷善)이라도 한 것일까?

 

윤석열은 헌재에 출석해 먼저 "여러 헌법 소송으로 업무가 과중한데 제 탄핵 사건으로 고생을 하시게 돼서 재판관들께 송구스러운 마음"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정상적인 인간이라면 이 경우 국민께 먼저 사과했어야 하는 것 아닌가? 윤석열 딴에는 헌법재판관들에게 교언영색해 파면만큼은 면해보자는 꼼수겠지만 헌법 재판관들도 속으론 비웃었을 것이다. 그야말로 병 주고 약 주는 꼴이기 때문이다.

 

내란 일으켜 놓고 자유민주주의 강조한 윤석열

 

윤석열은 21일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에 직접 출석해 "저는 철들고 난 이후로 지금까지 특히 공직 생활을 하면서 자유민주주의라는 신념 하나를 확고히 가지고 살아온 사람"이라며 "헌법재판소도 헌법 수호를 위해 존재하는 기관인 만큼 우리 재판관들께서 여러모로 잘 살펴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윤석열에게 묻는다. 자유민주주의자가 불법 계엄을 선포해 계엄군들이 국회의원을 체포하여 구금하려 했는가? 자유민주주의자가 극우 유튜버들의 말만 믿고 지난 총선이 부정선거라며 선관위까지 점거했는가? 자유민주의자가 소환에도 불응하고 체포에도 불응하고 구속 영장도 거부하는가? 자유민주주의자가 정적들을 체포해 배에 실어 동해로 옮긴 후 죽인 후 북한 소행으로 조작하려 했는가?

 

그러니까 윤석열이 말한 자유민주주의는 자기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자유며, 자신을 비판하는 세력을 제거하는 자유인 것이다. 김혜경 여사가 사용한 10만원 밥값은 기소하면서 김건희가 받은 300만원짜리 디올백은 무혐의 처리한 것만 봐도 그걸 알 수 있다. 주가조작, 논문표절, 공천개입은 논외로 하고 말이다.

 

윤석열이 헌재에 출석한 진짜 이유

 

그렇다면 그동안 공수처의 소환에도 불응하고 체포에도 불응하고 구속영장도 거부한 윤석열이 왜 갑자기 헌재에 직접 출석해 소명하려 했을까? 거기에는 다음과 같은 다섯 가지 꼼수가 숨어 있다.

 

(1) 헌재를 부정선거 홍보장으로 만들기 위해

 

윤석열이 갑자기 헌재에 출석한 첫 번째 이유는 지상파가 생중계하는 것을 알고 헌재를 부정선거 홍보장으로 만들기 위한 것이다. 윤석열은 부정선거 때문에 계엄을 선포했다고 했는데, 극우 유튜버들이 말한 몇 가지 증거로 지난 총선이 총체적 부정선거였다고 강조하고 싶은 것이다. 그런데 선관위가 수사를 거부하자 할 수 없이 계엄을 선포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새빨간 거짓말이다. 지난 총선 때부터 전자개표에 이어 수개표를 병행해 부정이 개입할 여지가 전혀 없었다. 선관위가 수사를 안 받았다는 말도 거짓말이다. 검찰이 수사한 결과 모두 무혐의가 나왔다. 선거에 중국이 개입했다는 말은 정말 웃기지도 않는다. 그렇다면 윤석열도 중국이 개입해 당선되었는가?

 

(2) 공수처 수사 피하기 위한 꼼수

 

윤석열이 갑자기 헌재에 출석한 두 번째 이유는 공수처 수사를 회피하기 위한 꼼수로 보인다. 윤석열은 공수처는 내란을 수사할 권한이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번 수사는 공수처와 경찰 특수본이 공조해 수사하는 것이지 공수처 단독으로 수사하는 게 아니다. 다만 수사 주체를 편의상 공수처로 한 것이다. 윤석열 딴에는 문재인 정부 때 생긴 공수처 따위에 수사받기는 싫은 모양이지만, 그런다고 헌재 판결이 달라질 리 없다.

 

(3) 보수 결집하기 위한 꼼수

 

윤석열이 갑자기 헌재에 출석한 세 번째 이유는 최근 지지율이 조금 올랐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의 지지율 상승은 일시적인 것으로, 보수과표집에 그 원인이 있다. 주요 여론조사 기관이 발표한 것을 보면 보수가 진보보다 100명 정도 더 대답을 많이 했다. 1000명 중 100명은 10%로 이것이 마치 전국민이 지지하는 것 같은 착시 효과를 내게 하는 것이다.

 

우리나라 유권자 지형은 보수 35%, 진보 35%, 중도층이 30%인 게 일반적이다. 따라서 보수층에서 10% 정도 상승해봐야 전체적으로 3.5% 상승한 것이다. 하지만 선거는 대부분 중도층의 향방에서 결정된다. 현재 중도층의 지지는 64로 진보가 더 높다. 그리고 막상 윤석열이 파면되고 나면 지지율은 다시 폭락할 것이다.

 

(4) 서부지법 폭동 변명하기 위한 꼼수

 

윤석열이 갑자기 헌재에 출석한 네 번째 이유는 19일에 발생한 서부지법 폭동으로 혹시 민심이 사나워질까 두려워서다. 지상파 및 유튜브로 생중계된 폭동 장면을 본 국민들은 윤석열을 살려두면 저런 일이 또 일어날 거라 생각할 것이다. 따라서 서부지법 폭동으로 민심이 이반되기 전에 자신이 직접 헌재에 출석해 계엄 선포는 정당한 통치해위지 내란이 아니라고 말하고 싶은 것이다.

 

하지만 백번 양보해 계엄이 통치행위라 해도 우리나라 계엄 포고령 어디에 국회의 정치활동을 금하고 선관위를 점거한다는 내용이 있는가? 따라서 헌재 재판관들도 속으론 윤석열의 변명에 비웃었을 것이다. 윤석열은 심지어 각군 사령관에게 국회로 난입하여 국회의원을 끄집어내라고 한 적이 없다고 둘러댔다. 최상목에게 준 국가비상입법 기구 예산 마련 쪽지도 준 적이 없다고 둘러댔다. 책임을 모두 부하들에게 돌리고 있는 것이다.

 

(5) 위압감 느끼게 해 파면 면해보려는 꼼수

 

윤석열이 갑자기 헌재에 출석한 다섯 번째 이유는 자신이 직접 헌재에 출석하면 헌재 재판관들이 위압감을 느껴 기각해 줄 거란 착각 때문이다. 실제로 윤석열은 매우 심각한 모습으로 나타나 헌재 재판관들과 국회 탄핵소추위원들을 날카로운 시선으로 바라보았다.

 

 

하지만 비상계엄이 내란이냐 아니냐는 헌재가 판결하지 않는다. 헌재는 그동안 모은 증거를 바탕으로 이러한 행위가 헌법 수호의지가 있는가 없는가만 판단해 파면 혹은 기각 결정을 내리는 것이다. 그동안 행위가 모두 영상으로 남아 있고, 서부지법 폭동까지 일어나 헌재가 윤석열 탄핵에 기각 결정을 내릴 가능성은 거의 제로다. 만약 헌재가 극우들의 협박으로 윤석열에게 기각 결정을 내리면 그 순간 한국은 진짜 내전상태로 돌입하고 결국 망하고 말 것이다. 헌재에 가선 변명 잘 하고 갑자기 몸이 아프다며 서울지구대 병원으로 간 윤석열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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