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윤재식 기자] 북한이 ‘남측 무인기가 자신들의 영공을 침입해 대북 전단을 살포했다’고 주장하며 ‘무자비한 보복’을 다짐하는 가운데 2년 전 윤석열 대통령이 확전을 각오하며 북에 무인기 침투를 지시한 사실이 이번 사건과 맞물려 다시 회자되며 국민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
앞서 북한은 11일 저녁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한국이 지난 3일과 9일에 이어 10일에도 심야시간을 노려 무인기를 평양시 중구역 상공에 참법시켜 수많은 반공화국 정치모략 선동 삐라를 살포하는 천인공노할 만행을 감행했다”는 중대 성명을 발표했다.
북한은 또 “(해당 행위를) 보복을 가해야 할 정치군사적 도발로 간주한다”며 “모든 공격력 사용을 준비상태에 두고 마지막으로 한 번 더 최후통첩으로 엄중히 경고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자신들 주장의 신빙성을 높이기 위해 북한 상공에서 포착됐다는 무인기 사진과 대북 전단 및 묶음통 사진 등도 함께 공개했다.
이에 합동참모본부는 “보낸 것 없다”고 반응했지만 1시간 만에 “확인해 줄 수 없다”로 입장을 변경했다. 같은 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 참석한 김용현 국방부 장관 역시 “그런 적이 없다”라고 했다가 긴급회의 뒤 “전략적으로 확인해줄 수 없다”로 말을 바꿨다.
우리 정부 당국의 이런 모호한 입장은 이번 사건 관련해 김정은 동생 김여정까지 내세워 협박 성명을 발표하는 북측의 유래 없이 강경한 태도와 더불어 국민들의 궁금증과 불안감을 증폭시키고 있다.
특히 인터넷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윤 대통령이 확전을 각오하고 북에 무인기 침투를 직접 지시했다’라는 내용의 약 2년 전 기사와 뉴스 캡쳐 사진들이 이번 무인기 사건과 혼재되어 온라인상에서 퍼지고 있다.
해당 내용은 지난 2022년 12월26일 북의 무인기가 경기도 북부 일부와 대통령실이 위치한 서울 용산 인근 상공까지 침입했음에도 윤 대통령이 국가안전보장회의 (NSC)를 열지 않고 수석비서관과 차를 마시고 있었던 것이 밝혀지며 논란이 되자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이 비례성의 원칙에 따라 북한에 무인기를 보내라고 직접 지시했으며 윤 대통령과 대통령실 참모 모두 ‘확전의 각오’로 임했다고 주장했다‘는 당시 언론 보도이다.
이런 내용을 접한 네티즌들 상당수는 “탄핵 당하느니 함께 전쟁 나 죽잖건지” “궁지에 몰리니 저러는 거” “전쟁 일으키고 지는 젤 먼저 도망가면 된다 그건가요?” “미친 거 아닌가요? 아주 북한 건드려 전쟁하고 싶어 안달 났네요” “확전이 무슨 뜻인진 알고 저런 말 하는 걸까요? 경기 북부 살아요 무서워요” 등 이번 사건은 김건희 비리 등 각종 문제 등으로 지지율이 지속해 하락하고 있는 윤석열 정부가 일으켰을 것이라는 취지의 주장을 하며 불안감을 내비치고 있는 중이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지난 1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윤 대통령의 북 무인기 대응 기사를 게재와 함께 “이제 다시 남과 북이 서로 질세라 민간이든 군용이든 서로 무인기를 날려 보내고 대북전단과 오물풍선을 주고받고 하면서 전쟁 분위기로 몰아가고 있다”며 “그런데 무인기 날리기와 전단 살포에 군의 ‘훈련’이 왜 필요할까?”라며 윤석열 정부가 북한에 무인기를 보낸 것이라는 취지의 코멘트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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