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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면세점 가방 안에 과연 서류가 들어있었을까?
서울의소리 2024.07.15 [16:38] 본문듣기

 

▲ 출처=서울의소리 화면 갈무리  © 서울의소리


서울의 소리가 보도한 김건희 명품수수가 지난 총선은 물론이고 지금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 대학 연구소의 발표에 따르면 김건희의 명품수수가 지난 총선에서 가장 크게 영향을 미쳤다고 한다. 명품수수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과 함께 김건희 리스크란 말을 만들어냈고, 그 결과 국힘당은 총선에서 역대급 참패를 당했다.

 

야당이 김건희 종합특검을 발의하려 하자 김건희 측에서 명품수수에 대해 해명이 나왔다. 최재영 목사가 김건희에게 디올백을 선물하기 위해 코바나콘텐츠에 방문했을 때, 복도에서 대기하던 사람이 몇 명 더 있었다. 최재영 목사가 촬영한 화면에 잡힌 것을 보면 대기자들은 신라면세점이라 씌어 있는 에코벡을 들고 있거나 다른 가방을 옆에 두고 있었다.

 

그런데 최근 김건희 변호인이 그때 대기자들은 김건희에게 보고서를 올리기 위해 대기 중이던 대통령실 행정관이며, 가방 안에는 김건희에게 올릴 보고서 서류가 들어 있었다고 해명했다. 김건희 변호인은 그 증거로 그 전날 행정관들이 서로 주고 받은 텔레그렘 문자를 공개했다.

 

 

▲ 출처=김건희 측 최지우 변호사  © 서울의소리

 

그러나 김건희 측 변호인이 공개한 문자를 보면 윤석열과 김건희가 영국 방문 일정을 검토 중이란 말과 함께 보고를 하루 미를 수 있다는 말 뿐, 그들이 하루 뒤에 코바나콘텐츠 사무실에 갔다는 다른 증거들은 공개하지 못했다. 그들이 정말로 그날 보고서를 올리기 위해 코바나콘텐츠 사무실에 갔다면 주변 CCTV에 그들이 타고 간 차나 그들의 모습이 담겨 있을 것이다.

 

CCTV가 이미 삭제되었다 해도 당시 대통령실 근무일지라도 공개하면 신빙성이 높을 텐데, 왜 가방과 당시 보냈다는 서류만 공개했는지 궁금하다. 서류 속에 있는 913일 날짜도 대통령실 컴퓨터에서 확인한 게 아니라 서류 속에만 그렇게 박혀 있을 뿐이다. 따라서 대통실을 압수수색해야 하는데 용산이 그걸 허용하겠는가?

 

모르긴 모르되 대통령실은 이 건으로 최재영 목사를 허위사실 유포에 의한 명예 훼손으로 고소할지 모르지만, 그 경우 법정에 그 행정관들이 모두 출두해야 하므로 긁어서 부스럼만 만들 것이다. 행정관들이 그날 코바나콘텐츠에 갔다는 다른 증거를 제출하지 못하면 법원도 판단하기가 곤란하기 때문이다.

 

부산에는 신라면세점 없어

 

김건희의 변호인은 11일 보도자료를 내고 "당시 신라면세점 에코백을 들고 있던 사람은 대통령비서실 조모 행정관이고, 에코백과 종이 가방엔 보고서가 들어 있었다""이를 입증하고자 당시 들고 있던 에코백을 검찰에 임의 제출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신라면세점 에코백은 오래 전 부산 신라면세점 오픈 당시 100달러 이상 구매자에게 제공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뉴스토마토기자들이 취재한 결과 부산은 1990년 이후 면세점이 운영된 바 없다고 한다. 신라면세점 관계자는 "1989~1990, 잠깐 부산에서 면세점을 운영했던 것 외에 부산에 우리 면세점은 없다"고 답했다. 다만, 신라면세점은 부산항(부산시 동·남구)과 김해공항(부산시 강서구)에서 신라면세점 인도장을 운영 중이다. 면세점 인도장이란 인터넷 면세점이나 시내 면세점에서 사전 구매한 면세품을 출·입국 때 건네받는 장소다. 복수의 면세업계 관계자는 "부산항 인도장은 2015년에 문을 열었고, 김해공항 인도장도 최소 2017년보다 훨씬 전에 개점했다"고 했다.

 

김건희 측 주장이 맞다면 조모 행정관은 영상이 촬영될 당시인 2022년으로부터 무려 30년 전(1989)에 부산 신라면세점으로부터 에코백을 받았다는 말이 된다. 면세점 인도장에서 에코백을 받았다고 하더라도 5~7년 전 일이다. 반면 영상 속 에코백은 너무 깨끗하다. 다른 사진에는 에코백이 아닌 네모난 상자처럼 보이는 종이가방도 보인다. 언제부터 공무원들이 저런 곳에 서류를 넣어 보고했는가? 저런 가방을 대통령실에 두고 사는 것도 우스워 보인다. 대통령실엔 봉투도 없는가?

 

공무원이 김건희에게 보고할 의무도 없어

 

그리고 명품수수 사건이 공개된 지가 언젠데 이제 와서야 대기자들이 대통령실에서 근무하던 행정관이라 밝힌 것도 우습다. 그게 사실이면 명품수수 사건이 터졌던 작년에 행정관들이 나서 그때 대기하던 사람들은 자신들이라고 밝혔어야 했다. 그런데 왜 그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다가 이제 와서 그런 주장을 하는지 모르겠다.

 

대기자가 대통령실에서 근무하는 행정관이라 해도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주지하다시피 대통령실엔 영부인 일정을 관리하는 제2부속실이 있어야 하는데, 윤석열 정권은 제2부속실을 폐지했다. 따라서 공식적으로 김건희를 관리해줄 사람이 없었다. 공무원이 김건희 심부름을 했다면 그 자체가 위법하다.

 

백번 양보해 그 사람들이 대통령실에서 근무하는 행정관이라 해도, 하필 신라 면세점 가방 안에 서류를 넣어 간 것도 어색하다. 보고할 서류가 얼마나 많기에 종이봉투가 아닌 신라면세점 가방 안에 넣어 갔다는 건지 모르겠다. 영국 방문 시 일정이나 유의사항이 담긴 보고서는 불과 몇십 쪽이면 충분하다. 그리고 국가 보고서를 반팔 셔츠 입고 츄리닝 입은 채 받는가?

 

본질 아닌 것으로 본질 희석

  

다시 강조하지만 이번 사건은 김건희가 명품을 수수했다는 그 자체이며, 나머지는 사건을 희석시키기 위한 물타기에 불과하다. 곁가지를 아무리 동원해도 본질은 사라지지 않는다. 더구나 부산 신라 면세점에서 사은품으로 받았다는 에코백도 사실이 아닌 것이 드러났으니 이제 그걸 어디서 구했다고 변명할 것인가? VIP를 윤석열과 김건희에서 김계환 사령관으로 바꾸더니, 이제 선물을 서류로 교체할 참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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