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윤재식 기자] 22대 국회가 시작하는 첫 날 ‘돈봉투 의혹’으로 구속된 상태로 재판을 받아오던 송영길 소나무당 대표가 수감된 지 163일 만에 보석으로 석방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 (허경무 부장판사)는 30일 특정범죄 가중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구속기소 된 송 대표 보석 석방을 결정했다.
법조계에 따르면 이번 송 대표의 보석조건은 보석보증금 3000만 원과 출석 및 증거인멸, 외국 출국 등 관련 각 서약서 제출, 주거 제한 등이다.
앞서 송 대표는 지난 2021년3~4월 전당대회 과정에서 민주당 국회의원과 지역본부장 등에게 현금이 담긴 돈봉투를 전달했다는 이른바 ‘돈봉투 의혹’ 혐의로 지난해 12월19일 구속됐었다.
이후 그는 지난 4.10 총선 전 옥중에서 소나무당을 창당하고 광주 서구갑에 출마까지 했으며 이를 위해 선거 운동 기간 전인 지난 3월29일 보석 신청을 했지만 ‘증거인멸 염려’의 이유로 기각 당했다.
송 대표는 지난 17일 법원에 보석을 재청구했으며 이번 보석 청구에 대해서 법원은 최근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 등 ‘돈봉투 사건’ 핵심 인물들에 대한 증인 신문이 사실상 마무리되면서 증거인멸 우려가 없다고 보고 이를 허가 한 것으로 보인다.
검찰 측은 송 대표에게 현역 국회의원20명과 경선캠프 지역본부장 10명 등에 대한 6650만 원 살포 과정에 관여했으며 외곽 조직인 ‘평화와 먹고사는 문제연구소 (먹사연)’을 통한 7억6300만 원의 불법 정치자금 모금하고 박용하 전 여수상공회의소 회장에게 소각 시설 청탁 받아 4000만 원을 수수하는 등 혐의가 있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송 대표는 “불법 자금 수수를 전혀 알지 못했다”며 이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돈봉투 사건 당시 송 대표를 보좌하던 박용수 씨는 지난 5월22일 재판에서 송 대표에게 돈봉투 살포 사실을 보고한 적 없다고 증언하기도 했다.
하지만 일주일 후인 5월29일 열린 송 대표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이정근 전 송영길 캠프 조직본부장은 2021년 전당대회를 앞두고 캠프에서 부외자금을 받거나 살포한 사실을 송 대표에게 보고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2021년 3월18일 이성만 당시 민주당 의원에게 100만 원을 수수한 사실을 송 대표에게 알렸는지를 묻는 검찰의 질문에 ‘그렇다’라고 답했다.
또 “송 대표가 검찰 소환 조사를 앞둘 당시 남편을 통해 ‘훗날을 도모하자’는 메시지를 보낸 적 있다” “소나무당 인사가 찾아와 송 전 대표의 편지를 읽으며 수사 상황을 물었다” 등의 회유와 압박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한편 ‘돈봉투 사건’ 관련한 주요 인사들은 모두 실형이 확정되거나 선고받았다. 이정근 전 송영길 캠프 조직본부장은 지난해 12월28일 대법원으로부터 정치자금법 위반과 알선수재 등 혐의가 인정돼 징역 4년2월을 확정 받고 수감 중이며 윤관석 전 민주당 의원도 정당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받아 항소심을 진행 중에 있다.
강래구 전 한국수자원공사 상임감사위원도 1심에서 징역1년8개월을 선고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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