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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비리수사 수장에 忠犬 앉힌 황당한 막장 인사
건국이래 가장 후안무치하고 몰염치한 대통령, 검찰 내부 ‘마지막 몸부림’ 조롱
선데이 저널 2024.05.19 [21:50] 본문듣기
 
◼ 신임 중앙지검장, 이원석 총장과 상의없이 일방적으로 임명 강행
◼ 윤 대통령이 총장도 패스시키고 직접 임명지시…전투력 의지보여
◼ 박근혜 청와대서 실세 주진우 박종현과 근무 ‘방탄 네트워크구축’
◼ 이재명 수사로 눈도장…김건희소환 주장하던 송경호 사실상 경질

윤석열 정부가 5월 13일 전격적으로 검찰 고위직 인사를 실시했다. 하필 김건희 여사 명품백 사건 수사를 위해 최재영 목사를 소환하던 날 인사가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김건희 여사 관련 사건을 수사하는 서울중앙지검장에는 이창수 전주지검장이 임명됐다. 이 지검장은 검찰 내에서 손꼽히는 윤 대통령의 충복이고 충견(忠犬)이다.

본국 언론에는 보도되지 않았지만 그는 윤석열 정부의 대통령실 검사 출신 실세로 꼽혔던 주진우 국민의힘 당선인 그리고 경찰 출신 실세인 박종현 대통령실 행정관과 박근혜 정부 민정수석실 내 특별감찰팀에서 함께 일했다. 한마디로 윤석열 대통령의 참모들과 잘 호흡을 맞춰 김건희 관련 수사를 말아먹기 가장 좋은 인물이란 뜻이다.

이번 인사에 담긴 속뜻은 결국 반성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 정권이 넘어간다 하더라도 자기 손으로는 김건희 여사를 넘길 수 없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이창수 지검장을 전주지검장에 임명한 지 불과 9개월 만에 다시 국내 최대 지검인 서울중앙지검장에 임명하는 초강수를 뒀다. 한마디로 국민과 싸워보자는 전투력을 보인 인사다. <리차드 윤 취재부 기자>

주진우 국민의힘 해운대갑 당선인은 박근혜 정부 시절이던 2014년 8월부터 2017년 2월까지 청와대 민정수설실에 파견돼 특감반장(행정관)으로 근무했다.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2014년 5월 민정비서관으로 선임된 뒤 3개월 뒤이다. 주 당선인은 우 전 수석이 2016년 10월 사임하기까지 2년 2개월간 함께 근무했다. 이창수 신임 서울중앙지검장은 박근혜 정부 출범과 동시에 특별감찰반으로 들어가 2015년 초까지 일했다.

약 반년 가까이 두 사람은 함께 일하면서 업무 등에 대한 인수인계를 했다. 최근 본지가 보도한 채상병 수사 외압 사건의 또 다른 핵심 혐의자인 공직기강비서관실 박종현 행정관 역시 박근혜 정부 초반에 들어가 청와대 특별감찰반에 들어가 산업자원부 등을 담당하면서 데스크 업무를 보면서 검사들을 보필했다. 우 전 수석이 민정비서관으로 들어가며 특감반 인원들을 대거 교체할 때도 박 경정은 살아남아서 이창수, 주진우 두 검사와 함께 일했다.

검찰총장 패싱…두터운 윤의 신뢰

이번 인사는 단순히 대통령이 직접 법무부에 지시해 충견 검사를 꽂은 것 뿐만 아니라 현 정부 사정기관 실세 간 네트워크가 끈끈하게 구축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앞으로는 검찰과 경찰이 보다 긴밀하게 정권 관련 수사를 체크하고 막아서려 할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 이창수 지검장이란 사람이 개인적으로도 윤석열 대통령의 충견이란 점은 윤 대통령이 여러 비난을 감수하고서도 그를 중용한 이유다.

그는 윤 대통령이 검찰총장을 맡을 때 대검찰청 대변인을 맡길 만큼 신뢰가 두터운 인물로 알려져 있다. 이 지검장이 친윤으로 분류되기 시작한 건 이른바 ‘추-윤 갈등’이 불거진 이후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윤 대통령을 검찰총장 직무에서 배제하고 징계를 청구하자 검찰 내 반발 기류가 확산됐는데, 이 지검장 등 당시 대검 중간간부들이 직무 배제를 재고해 달라는 공동 성명을 낸 것이다.

성남지청장 재직 당시 성남 FC 및 선거법 위반 등으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기소했다. 한 마디로 이재명 대표를 탈탈 털었던 데 일조한 사람이다. 특히 그는 성남지청장으로 재직하면서 이 대표를 처음 소환하며 정권에 눈도장을 찍었다. 당시 이 대표는 대장동 의혹 등 몇몇 사건으로 서울중앙지검 등의 수사를 동시에 받았으나 다른 검찰청에서 그를 섣불리 부르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이 지청장은 이미 2년 전 경찰이 수사를 통해 무혐의 결론을 내렸던 성남FC 제 3자 뇌물자 사건을 재수사해 이 대표를 소환했다. 전주지검장이 된 뒤에는 문재인 전 대통령의 전 사위 서 모씨 사건을 다시 들춰내 수사에 들어갔다. 전주지검은 문재인 전 사위 서모씨가 연루된 특혜 채용 의혹을 2019년부터 수사해 왔다.

전주지검은 서씨가 2018년 항공사 타이이스타젯 전무이사로 채용된 것과 이 회사의 실소유주였던 이상직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이사장에 임명된 것에 모종의 관계가 있다고 의심하고 있다. 이스타항공 창업주이기도 한 이 전 의원은 계열사 타이이스타젯을 설립해 회사에 손실을 끼친 혐의 등으로 1월 24일 1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 받았다. 서씨 특혜 채용 의혹은 2019년 국민의힘 측이 처음 제기했고, 검찰은 2021년 12월부터 수사에 착수했다. 서씨는 2021년 다혜씨와 이혼했다. 서 씨 외에 문 전 대통령과 이 전 의원도 각각 뇌물수수·뇌물공여 혐의로 입건됐다. 전주지검이 이 사건에 다시 속보를 낸 건은 이창수 지검장이 임명되면서부터다. 2023년 9월 전주지검장에 임명된 그는 잠시 숨고르기를 한 후 지난 1월 서 씨의 경남 양산 자택을 압수수색하고 소환 조사하며 수사 강도를 높였다.

전주지검은 서 씨와 당시 청와대에서 근무한 조현옥 전 인사수석과 김종호 전 공직기강비서관, 백원우 전 민정비서관, 홍종학 전 중기부 장관, 최수규 전 중기부 차관 등을 최근까지 불러 조사하는 등 강도 높은 수사를 펴고 있다. 모두 이 지검장이 진두지휘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강압수사 논란도 불거진 바 있다. 더불어민주당에 따르면 “전주지검 담당 검사는 문대통령 전 사위의 어머니에게 지속적이고 반복적인 괴롭힘을 자행했다”면서 “이 정도면 수사가 아니라 스토킹 수준이라”고 불법 수사 정황이 있고 주장했다. 이들은 “지난 3월 검사로 추정되는 사람이 문 전 대통령 전 사위의 모친이 운영하는 목욕탕을 이용했고, 다른 날에는 목욕탕 계산대 진입을 시도하며 ‘사돈(문 전 대통령)을 감싸려다가 큰일 난다’고 겁박했다”며 “여기에 칠순 노모인 전 사위 모친에게 19차례에 걸쳐 전화와 문자를 보내기도 했다”고 전했다.

윤대통령이 중앙지검장 인사 입김

이번 사건은 아이러니하게도 윤석열 대통령이 검찰총장 시절 조국 법무부 장관을 수사하며 자신의 수족을 잘랐다고 주장한 것과 똑같은 패턴으로 흘러가고 있다. 검찰이 김건희 여사에 대한 수사를 본격화하려고 하자 해당 이원석 검찰총장의 수족을 자르고 관련 인사들에 대한 인사 조치를 한 것이다. 이미 검찰 안팎에선 송경호 서울중앙지검장이 지난해 연말부터 김 여사 조사 문제를 두고 대통령실과 갈등을 빚으면서 경질되거나 다른 곳으로 이동할 수 있다는 관측이 꾸준히 나왔다. 송 지검장은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 사건을 종결지으려면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인 김건희 여사를 대면 조사해야 한다는 뜻을 굽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성재 법무부 장관이 2월 취임 직후 “4·10총선 전에는 인사를 하지 않겠다”고 밝히면서 경질설은 잠시 잦아들었다. 그러나 이원석 검찰총장이 2일 김 여사의 디올백 수수 의혹에 대해 전담수사팀 구성과 엄정·신속 수사를 지시하면서 상황은 다시 긴박하게 돌아갔다. 디올백 수사 역시 송 지검장의 지휘 아래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가 수사 중이었기 때문이다. 특히 검찰이 디올백 수사를 시작으로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연루 의혹도 동시에 수사할 거란 전망까지 나왔다. 이달 중 김 여사에게 출석을 통보할 거라는 관측도 제기됐다. 대통령실 일각에선 검찰의 움직임에 불쾌감을 표하거나 이 총장을 향한 불만이 흘러나오기도 했다.

윤 대통령이 7일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실을 부활시키고 김주현 민정수석을 임명하자 검찰 고위직 인사가 곧바로 단행될 거란 관측이 제기됐고, 실제 법무부는 13일 대규모 인사안을 발표했다. 이 때문에 이 지검장이 서울중앙지검장에 부임하면 김 여사 대면조사가 이뤄지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전망이 고개를 들고 있다. 검찰 내부에선 이 총장의 임기가 4개월 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물갈이 인사가 대규모로 단행된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김 여사 수사가 2건이나 진행 중인 상황에서 지휘부를 모두 교체한 것을 두고선 “전쟁 중에 장수를 바꾼 것”이라는 비판이 검찰 내부에서 나온다. 이 총장을 보좌했던 대검 참모들도 전국으로 흩어졌다.

검찰 내부 ‘마지막 몸부림’조롱

이에 대해 이원석 검찰총장은 ‘충분한 사전조율이 없었다’는 취지로 답했다. 다시 말하면 이원석 검찰총장도 몰랐다는 말이다. 이 총장은 출근길 기자들의 질문을 하자 답변 전후로 7초 이상의 긴 침묵을 이어갔다. 이 총장은 대통령실과의 갈등설에 대해서도 부인하지 않았다. 이 총장은 14일 오전 9시 5분께 대검찰청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어제 이뤄진 검찰 인사, 총장님과 사전조율 있었나’라는 질문을 받고 5초간 침묵한 뒤 “어제 단행된 검사장 인사는”이라고 답변을 시작했으나 다시 7초간 입을 다물었다. 이후 이 총장은 “제가 이에 대해선 더 말씀드리지 않겠다”고 답했다. 이 총장은 향후 김 여사 수사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는 질문을 받고 “인사는 인사고 수사는 수사”라며 “어떤 검사장(서울중앙지검장)이 오더라도 일체의 다른 고려 없이 수사할 것이다.

저는 우리 검사들을, 수사팀을 믿는다”고 말했다. 그는 ‘임기를 채울 것이냐’는 질문에는 “공직자로서 검찰총장으로서 제게 주어진 소명과 책무를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이번 인사에 대해 “그렇게도 2016년의 전철을 밟지 않기를 바랐건만 ‘티(T)’ 익스프레스를 타네요”라고 14일 평했다. ‘2016년 전철’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정국을, ‘티’(T)는 ‘탄핵’을 비유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검찰인사 보니 그저 마지막 몸부림 같다”며 이렇게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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