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걸 후안무치라고 해야 할지, 양두구육이라 해야 할지, 아니면 ‘내로남불’이라 해야 할지 모르겠다. 김만배와 신학림의 녹취록이 공개되자 “이건 치밀하게 계획된 일급 살인죄이므로 사형에 처해도 모자란다.”라고 발언한 김기현을 두고 한 말이다.
지난 대선 때 20억 뇌물설을 퍼트린 조폭 박철민과 변호사 장하영이 최근 유죄를 받았는데, 국힘당은 그것을 폭로한 같은 당 김용판에 대해선 일절 언급이 없었다. 스스로도 부끄러운 것일까? 누굴 과연 사형에 처해야 할까?
대선 5개월 앞두고 조폭 20억 뇌물 가짜뉴스 퍼트린 국힘당 김용판
대선을 불과 5개월 남짓 앞둔 2021년 10월 18일, 경기도에서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경기도 대한 국정감사에서 국힘당 소속 김용판이 갑자기 화면을 띄우며 ‘이재명 조폭 뇌물설’을 퍼트렸다. 당시 국감장은 난리가 났으나, 당사자인 이재명 지사는 빙긋 웃었다. 사실이 아니기 때문에 보일 수 있는 여유였다.
김용판은 돈다발 사진을 공개하며 “이재명 지사가 조폭에게 뇌물을 받은 명백한 증거”라고 주장했으나, 불과 한 시간 후 한 네티즌이 구글링해본 결과 그 사진은 조폭이 몇 년 전에 렌터카 사업을 하며 번 돈을 자랑하기 위해 올린 사진이었다. 사진이 가짜란 게 드러나자 국힘당 소속 의원들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수감 중인 조폭 박철민이 누군가와 기획
조폭 20억 뇌물설은 당시 수원구치소에 수감 중인 국제마피아파 전 조직원이자 관련 회사 코마트레이드의 직원인 박철민이 장영하 변호사에게 거짓 제보를 했고, 장영하 변호사가 국힘당 김용판에게 자료를 준 것으로 알려졌다. 현직 국회의원이 구치소에 있는 범죄자의 말을 듣고 검증도 안 해보고 무조건 발표부터 한 것이다.
김용판은 "제보자 박씨는 이 지사가 변호사 시절이던 2007년 이전부터 국제마피아파와 유착관계가 있었고, 조직원으로부터 사건을 소개받아 커미션을 주는 관계라고 진술했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박씨는 친구하고 5만원권과 1만원권 등 현금 5000만원을 코마트레이드 본사 앞 찻집에서 이 지사와 이준석 코마트레이드 대표가 대화를 나눌 때 이 지사 차에 실어줬다고 한다. 가방은 화장품 가방이라고 까지 했다"라고 말했다.
이재명, 신작(新作) 잘 들었다 여유
김용판은 이어서 "이 지사 측근 계좌에 20억원 가까이 지원했고, 증거할 통장도 가지고 있다고 말한다"며 "큰 위험이 턱밑에 와있다. 조만간 수사가 진행될 것이니 지켜보면 안다. 이 지사 좌우명이 덕풍만리(德風萬里)라고 들었는데, 여러 가지 흐름을 볼 때 악취만리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라고 일갈했다. 그러자 이재명 당시 지사는 김용판의 질의가 끝나자마자 "존경하는 의원님의 신작(新作) 잘 들었다"라고 응수했다.
이재명 지사는 "국회가 품격을 유지해주시면 어떨까 싶다. 이렇게 진술서를 빼곡하게 쓰고 사진도 찍고 이럴 정성이면 그냥 계좌 주면 깔끔하지 않겠냐. 그런데 그건 있다고 하면서 주지 않는 것을 보니 사실이 아닌 것을 본인도 아실 것 같다"라고 반박했다.
이재명 지사는 이어 "의원님은 경찰에 있을 때 '국정원 댓글 사건 혐의없다' 이렇게 발표하신 전력도 있으신 분이기 때문에 제보 이런 근거 없는 것을 가지고 면책특권 뒤에 숨어서 허위사실을 유포하고 민주주의 질서 훼손하지 않으시길 바란다"라고 일갈했다.
이재명 지사는 김도읍 국민의힘 의원에게도 "이게 사실이다 확신이 드시면 면책특권 뒤에서, 이 자리에서 하시는 건 하시고, 기자회견 하든지 면책특권 밖에서 한번 지적을 해주시면 제가 충분히 소명이 가능하지 않겠냐 싶다"라고 말했다.
김도읍 의원은 김용판 의원 질의에 앞서 "저도 김용판 의원과 같은 내용의 제보를 받았다. 이분은(박철민) '아버지가 성남지역에서 정치를 오래 하신 누구다' 등 가족관계 증명까지 제출했다. '아버지의 명예와 내 삶을 걸고 이제는 이재명 지사 같은 사람이 대한민국 대통령이 되면 절대 안 된다는 신념으로 제보를 한다' 지금 이런 상황이다"라고 언급한 바 있다.
조폭, 변호사 유죄 판결
하지만 이 사건은 완전히 날조된 사건으로 드러나 허위 사실을 유포한 조폭 박철민과 박철민을 변호하며 역시 이재명 뇌물설을 퍼트린 장영하 변호사도 유죄를 선고받았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대선 공작 게이트'를 벌인 국민의힘에 대한 검찰 수사를 촉구했다. 이 사건은 반드시 재수사하거나 특검을 통해 진상을 다시 규명해야 한다. 누군가 ‘위선’이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민주당 검찰독재정치탄압대책위원회는 10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조폭의 허위 주장을 기초로 국민의힘은 대선 공작 게이트를 벌였고 국민의 눈과 귀를 현혹했다"면서 "강백신 검사를 비롯한 대선개입 여론조작 특별수사팀은 해당 사건을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명예훼손과 같은 기준으로 수사해 진실을 명백히 밝혀야 한다"라고 성토했다.
11월 9일, 법원은 지난해 대선을 앞두고 이재명 대표에 대한 허위 사실을 공표한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로 재판에 넘겨진 박철민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다. 박씨는 2021년 이 대표가 성남시장 재직 시절 국제마피아파 측근들에게 사업 특혜를 주는 조건으로 20억원을 받았다는 내용을 장영하 변호사에게 전달했다.
가짜뉴스의 본거지는 국힘당
민주당 대책위는 "국민의힘과 보수 언론은 박철민의 허위 사실로 이재명 후보가 조폭과 연루됐다는 가짜뉴스를 만들어냈다"며 "대선 기간 내내 이 대표에게 조폭과 뇌물의 이미지를 덧씌워 이 대표와 민주당의 명예를 끝없이 훼손했다"라고 성토했다.
민주당은 이어 "현재 검찰은 각종 가짜뉴스로 지난 대선 당시 윤석열 대통령의 명예가 훼손되었다며 대선개입 여론조작 특별수사팀까지 꾸려 경향신문·뉴스버스·JTBC·민주당 의원실 보좌관·민주당 전문위원 등을 대상으로 무차별한 압수수색 등 전방위적인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대선에 영향을 준 중대범죄'가 수사명분이라면 다른 후보들에 대한 가짜뉴스 수사 역시 이루어져야 마땅하다"라고 성토했다.
가짜뉴스 사형 말한 김기현, 뿌린 대로 거둘 것!
김만배와 신학림의 녹취록 때문에 지난 대선 때 윤석열이 크게 이길 것을 겨우 0.73%차이로 이겼다며 사형 운운한 김기현은 조폭 박철민과 그를 변호한 장하영이 유죄 판결을 받았음에도 사과 한 마디 하지 않았다. 하긴 김기현은 요즘 사과할 시간도 없을 것이다. 강서구청장 선거 참패 후 김포 서울시 편입, 공매도 금지 카드를 꺼내 바쁜데다, 인요한 혁신위원장이 불출마를 권유하고 있으니 살맛도 안 날 것이다. 하지만 ‘뿌린 대로 거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