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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국 신설 의결한 후 파출소 방문한 윤석열!...경찰들 "병주고 약주나!" 분노
“사과 한 마디 없이 지구대 기습 방문? 그러면 우리가 겁 먹나?”
유영안 논설위원 2022.07.31 [04:31] 본문듣기

 

경찰들 병주고 약주나 분노!

 

우리 속담에 ‘병 주고 약 준다’란 말이 있다. 이 속담은 ‘해를 입힌 뒤에 달래거나 감싸 주는 것’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최근 윤석열이 하는 짓이 딱 거기에 부합된다.

 

행안부에 경찰국을 신설하는 시행령이 국무회의를 통과했다. 따라서 경찰국 신설은 이제 엄포가 아닌 현실로 변했다. 절차상 문제와 헌법 위배 문제는 차치하고도 행안부에 경찰국이 생기는 것은 시간문제가 된 것이다.

 

그런데 국무회의 의결 때 웬일인지 윤석열은 참석하지 않았다. 자신에게 쏟아질 비판을 한덕수 국무총리와 이상민 행안부 장관에게 전가하고 싶었던 모양이다. 이런 것 하나가 윤석열의 비겁함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다.

 

윤석열은 노동부 장관이 주92시간도 일할 수 있는 노동 유연제를 발표하자 “그건 정부의 최종안이 아니다.”라고 말해 논란을 일으켰다. 노동을 관할하는 노동부 장관이 노동 유연제에 대해 발표했는데, 그게 정부의 최종안이 아니면 노동부는 어느 외계에서 온 조직인가? 그런 윤석열이 정작 참석해야 할 국무회의 땐 슬쩍 자리를 비운 것이다.

 

그런 수모를 겪고도 자리에 앉아 있는 노동부 장관도 참 한심하다. 이런 걸 속말로 의문의 일패라고 한다. 하긴 윤석열 내각 중 누가 윤석열에게 직접 나서 쓴소리를 하겠는가? 그저 자리 하나 얻었으니 그걸로 감지덕지다.

 

윤석열이 더 비겁한 것은 국무회의에서 경찰국 신설이 의결되자 신촌지구대를 방문했다는 점이다. 거기 가서도 경찰국 신설에 대한 불가피성이나 오해를 불식시키기는커녕 과거 추억이나 되뇌이며 애써 경찰들과 친근한 척 쇼를 했다.

 

그후 경찰들의 내부 게시판에는 “병 주고 약 주는 가냐?‘란 댓글이 가장 많이 올라 왔다고 한다. 전에는 경찰이 감히 대통령을 비판하는 댓글을 달지 못했으나 요즘은 다르다. 그만큼 윤석열 정권이 경찰들을 무시하고 어그로를 끌었다는 의미다.

 

윤석열은 지구대 방문 때 “제복 공무원들이 긍지와 자부심을 갖고 당당하게 근무할 수 있도록 제도와 처우를 개선해나가는데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지겠다. 국민들이 안심하고 일상을 영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달라. 현장에서 묵묵히 소임을 다하고 있는 경찰관들의 모습을 보니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든든하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윤석열의 그 말에 경찰들의 반응은 싸늘했다. 서울 관내 지구대에서 근무하는 한 경찰관은 “전날 윤 대통령이 지구대를 방문한다는 얘기가 돌면서 경찰 내부망에서도 불만이 터져나왔다”며 “그동안은 국기문란이라며 경찰을 쿠데타 세력으로 몰더니 목표한 경찰국 신설이 확정되자 사탕이라도 물려주려는 것이냐”고 일갈했다.

 

부산 지역 한 경찰관도 “제도와 처우 개선에 관심을 가지겠다고 했다는데, 대선 후보 시절 공약인 경찰청장의 장관급 격상 같은 것은 왜 안 지키는지 설명이라도 해야 했던 것 아니냐”고 말했다.

 

관련 기사와 내부 게시판에 올라온 대표적인 댓글 몇 개를 소개한다.

 

“국기문란이라면서 거긴 왜 갔지?”

“사후 약방문이 따로 없네!”

“국무회의 의결 전에 와서 설명했어야 옳지 않았나?”

“쿠데타라면서 삿대질로 진압하러 갔나?”

“정말 황당하다, 지금 병 주고 약주나?”

“국기문란은 혼자 다 하는구만.”

“국기문란은 태극기부대가 했어.”

“겉으론 웃고 있었을지 몰라도 속은 썩어 있었을 것.”

“도대체 정무감각이 있는 건가?”

“사과 한 마디 없이 지구대 기습 방문? 그러면 우리가 겁 먹나?”

“불난 집에 부채질하는구만.”

 

경찰들은 한결같이 경찰국 신설로 경찰 조직이 만신창이가 됐는데, 대통령으로서 사과는 못해도 설명이라도 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며 분개했다. 윤석열은 나중에 그런 댓글을 보고 받았을까?

 

수구 언론들은 대통령의 지구대 방문에 경찰들이 무슨 성은(聖恩)이라도 입은 듯 호들갑만 떨었다. 하지만 윤석열과 악수하는 경찰들의 표정엔 증오가 가득해 보였다. 그게 바로 민심인 줄 윤석열만 모르고 있다. 윤석열에게 민심은 바로 김건희와 천공이기 때문이다.

 

속말에 ‘죽으려면 무슨 짓인들 못 하겠나?“ 하는 말이 있는데, 이 경우는 두 가지로 해석할 수 있다. 윤석열 정권이 탄핵을 불사하고 행안부에 경찰국을 신설하는 것을 이르는 말일 수도 있고, 다른 한편으론 이에 반항하는 경찰들이 모두 목숨 걸고 나서면 경찰국 신설을 막을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저항은 어영부영할 때가 가장 위험하다. 아예 죽을 각오를 하거나 아니면 아예 침묵하는 것이 현명하다.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니고 가족 생각하고 미래 생각하다간 싸움에서 지고 만다.

 

일단 싸움을 걸었으면 사생결단해야 상대도 보복을 꿈꾸지 못하게 된다. 그렇지 않고 어영부영하면 하나씩 각계전투로 깨지는 것이 조직의 원리다. 이땅의 수구들은 그런 데는 도가 튼 사람들이다. 심지어 죄수들을 불러 훈련시킨 후 없는 증거까지 만들어내는 신공을 발휘한다.

 

윤석열의 이런 오만불손한 태도는 그대로 민심으로 나타났다. 한국 갤럽이 29일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윤석열 정권의 국정 지지율은 긍정이 28%, 부정이 62%였다. 한국 갤럽은 전화여론조사로 보수층이 주로 많이 답하는 것을 고려하면 긍정이 28%, 부정이 62%인 것은 사실상 레임덕이 시작되었다고 봐야 한다. (자세한 것은 중앙여론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웃기는 것은 윤석열이 도어스테핑을 중단하고 얼굴이 TV에 잘 안 나타날 때 지지율이 더 내려가지 않고 1%라도 올랐다는 점이다. 그런데 김건희가 노란 치마를 입고 정조대왕함 진수식에 나타나 도끼를 휘두르자 지지율이 오히려  더 내려갔다. 이걸로 봐 윤석열 정권의 지지율 폭락엔 김건희도 상당한 역할을 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실제로 국민들은 김건희가 TV에 나타날 때마다 분노지수가 치솟아 오른다고 한다.

 

거기에다 주가 폭락, 공약파기, 코로나 재확산, 고물가, 고금리, 고유가, 고환율, 사적채용, 검찰 출신 도배, 극우 유투버 대통령실 근무, 권성동과의 유치한 문자 놀이, 오만불손한 태도, 본부장 수사 미비, 특별한 미래 비전 제시 없이 정치보복이나 하는 것에 국민들이 절망한 결과가 바로 지지율로 나타난 것이다.

 

문제는 바닥 밑에 지하실도 있다는 점이다. 만약 지지율이 20%대에 고착되고 덩달아 국힘당 지지율도 폭락하면 총선을 앞두고 윤석열 탈당 카드가 제기될 수 있다. 소위 ‘팬덤’이 없는  윤석열에게 국힘당의 탈당 카드는 그대로 탄핵으로 연결될 수밖에 없다. ‘팬덤’이 많은 박근혜도 국힘당에서 손을 놓자 탄핵으로 어어졌다는 것을 윤석열은 명심해야 할 것이다.

 

아이러니한 것은 그 박근혜를 윤석열이 수사해 구속시켰다는 점이다. 그런데 윤석열은 그 당에 들어가 대선 후보가 되었고, 급기야 대통령이 되었다. 이런 모순이 또 있을까? 이것은 국힘당 지지자들이 윤석열 자체가 좋아 지지한 게 아니라 윤석열을 단지 정권교체의 도구로 잠시 사용했다는 방증이다.

 

적극적 지지층이 없다는 것은 그만큼 지지율을 다시 회복할 동력도 없다는 뜻이 된다. 그래서 반작용으로 나온 것이 정치보복, 종북몰인데 국민들의 반응은 싸늘하기만 하다. 곳간이 차야 예절도 아는 법, 경제가 폭락하면 민심도 사나워지기 마련이다. 그나마 정치보복을 걷어들이고 민생에 전념하면 다행인데, 윤석열은 그럴 위인이 아니다. 이제 국민들이 다시 나설 이유가 거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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