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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집무실도 무속인이 결정하는가?

유영안 논설위원 l 기사입력 2022/03/17 [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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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려했던 대로 윤석열이 출범도 하기 전에 오락가락하고 있어 국민들이 불안해하고 있다. 16일에 예정된 문재인 대통령의 면담이 무산된 것도 윤석열 측이 일방적으로 이명박 사면을 못 박고, 문재인 대통령의 인사권에 개입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지 않아도 이번 대선이 사실상 MB아바타들의 부활이란 말이 나돌고 있는데, 윤석열은 인수위가 갖추어지기도 전에 언론에 이명박 사면 건을 흘렸다. 윤석열의 최측근 권선동과 김은혜가 사견인 척하면서 국민통합 차원에서 이명박을 사면해야 한다고 은근히 압박을 가해왔다.

 

주지하다시피 이명박은 수십 가지 죄목으로 17년 형을 받고 지금 감옥에 있다. 더구나 이명박은 BBK 실소유주, 다스 실소유주로 밝혀져 국민적 사기까지 친 사람이다. 거기에다 아직 다 밝혀지지 않은 4대강 비리 의혹, 자원외교 비리 의혹 등 그야말로 몸 자체가 비리덩어리다.

 

그러한 이명박을 특별사면해 주는 것이 과연 국민통합에 도움이 될까? 수구들은 비겁하게도 거기에 이재용을 슬그머니 섞어 넣는 신공을 발휘했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삼성은 이재용이 없을 때 오히려 실적이 더 좋았다.

 

그러니까 수구들이 국민통합과 투자 활성화를 위해 특별사면을 해야 한다는 논리는 맞지도 않고 대다수 국민정서에 부합되지도 않는다. 오죽했으면 한국엔 부정을 저질러도 300억 이상 해먹어야 구속되지 않는다는 말이 생겨났겠는가?

 

또한 이명박 사면을 해도 윤석열 자신이 취임 후 하면 됐지 왜 그걸 문재인 대통령에게 부담짓게 하는지 이해가 안 간다. 그렇게 해서 대립각을 세운 후 ‘가오’라도 잡고 싶은 것일까?

 

김오수 검찰총장 사퇴 압박도 문제다. 윤핵관으로 통하는 권선동이 사견을 전제로 “김오수 검찰총장은 거취를 결정하라”고 건방을 떨었다. 하지만 검찰총장 사퇴 문제가 사견으로 할 말인지 묻고 싶다.

 

윤석열은 대선 기간 중 검찰 독립을 주장하며 법무부 장관의 수사 지휘권을 폐지하겠다고 공약했다. 검찰에 인사권, 예산권도 주겠다고 했다. 사실상 자신이 직접 검찰을 관리해 검찰공화국을 만들겠다는 선언이다. 인사 검증도 검찰이 하게 하겠다니, 그렇게 되면 대한민국은 3권 분립국가가 아니라 4권분립 국가가 되고 만다.

 

대선에서 승리하자 마치 자신들이 점령군이라도 된 듯 우쭐한 마음에 그랬겠지만 작은 실수도 겹치면 암덩어리가 된다는 것을 윤석열은 명심해야 할 것이다. 특히 윤핵관인 장제원, 권선동이 설치는 모습은 역설적으로 이들이 나중에 ‘큰일’을 낼 거라는 전망을 하게 된다. 사고는 늘 권력을 가진 자의 주변에서 일어나기 때문이다.

 

임기를 몇 개월 안 남겨둔 문재인 대통령에게 이명박 특별사면은 매우 민감한 문제다. 윤석열은 문재인 대통령이 반대할 줄 뻔히 알면서도 이를 거론해 대립각을 세워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고 싶었을 것이다.

 

즉 자신이 비록 문재인 정부에서 검찰총장을 했지만 이제는 문재인 대통령과 동등한 자격이다, 라는 것을 만천하에 보여주고 싶은 것이다. 이것은 마치 옛날 머슴이 밖에 나가 출세한 후 고향으로 돌아와 옛주인을 무시하는 꼴과 같다.

 

윤석열은 그것도 모자라 한국은행 총재 임명 등 대통령 인사권까지 개입했다. 임기가 주어진 사람들은 임기를 보장하는 게 정상이다. 윤석열 검찰은 전 환경부 장관을 직권남용으로 구속했다. 그래놓고 자기들은 오리발을 내민 것이다.

 

3월말까지가 임기인 한국은행 총재는 하루라도 비워서는 안 되는 매우 중요한 자리다. 따라서 문재인 대통령이 한국은행 총재를 새로 지명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절차이고 법적으로 아무런 하자가 없다. 그런데 이걸 두고 온 언론이 “알박기” 운운하자 문재인 대통령도 속이 많이 상한 것 같다.

 

이명박 사면, 김오수 검찰총장 사퇴, 한국은행 총재 임명 건으로 뒤숭숭하더니 윤석열은 이번엔 집무실을 용산에 이는 국방부 건물로 옮긴다고 발표했다. 광화문 시대를 열겠다는 공약은 문재인 대통령도 했지만 전문가들이 분석한 결과 비효율적이라 포기한 바 있다.

 

윤석열은 광화문 시대를 열어 늘 국민과 소통한다고 했지만 경호 문제와 시민들의 집회에 방해가 될 수 있다는 이유 때문에 집무실을 국방부 건물로 옮길 수 있다고 했다. 윤석열은 국민과 소통하기 위해서 청와대를 사용하지 않는다고 했지만 전문가들은 오히려 국방부 건물이 위치로 보나 모양으로 보나 역사적 정서로 보나 국민과 소통하기에 더 부적합하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국방부 건물은 네모로 각이 져 소통의 이미지보다 경직된 이미지를 주고 한국적 미도 찾아볼 수 없다. 만약 외국 정상들이 왔을 때 국방부 건물을 보면 기가 막힐 것이다. 그래서 나온 말이 “자기 닮은 곳으로 이사갈 모양이네?” 하는 말이다. 날카롭고 권위적인 윤석열의 모습이 각진 국방부 건물과 닮았다는 것이다.

 

한편 윤석열이 청와대를 사용하지 않고 정부종합청사, 용산 국방부 건물 등지로 집무실을 옮기려는 이유가 “청와대는 터가 좋지 않다.” 는 무속인의 말 때문이란 분석도 있다. 그게 사실이라면 무속 정부가 될 거라는 국민들의 염려가 현실화된 셈이어서 앞으로 논란이 계속될 것이다. 무속인이나 풍수지리가들은 터를 목숨처럼 여기는데 혹시 이번에도 건진법사가 활약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거세게 일고 있다.

 

일각에서는 건진법사의 건의를 받아 김건희가 강력 주장하고 있다는 말도 있으나, 그 집안 속을 누가 알겠는가? 김건희는 전부터 “영빈관 터가 안 좋다.” 등 무속과 풍수지리에 관한 말을 자주 했다.

 

4차 산업혁명 와중에 아직도 무속이나 풍수지리에 기대 대통령 집무실을 결정하고, 국가 안보에 대해서도 무속인의 말을 듣고 결정한다면 윤석열 정부는 검찰공화국에 이어 무속공화국이 되어 조기 레임덕이 올 수밖에 없다.

 

그렇지 않아도 본부장 비리로 얼룩진 윤석열 가족이 무속을 내세워 대통령 집무실까지 좌지우지 한다면 국민들이 이를 용납하겠는가? 박근혜가 출범 때 광화문에 오색 바구니를 걸고, “우주의 기운” 운운하다가 결국 탄핵되고 감옥에 간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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