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치와 도덕성.

열외라는 것이 있다. 군대생활을 한 사람은 모두 알고 있을 것이다. 훈련소에서 중대향도를 한 나는 늘 인원보고를 했고 현역 생활 중에도 많이 했다.

“인원보고. 총원 XX명. 사고XX명. 현재XX명. 사고이유 어쩌구저쩌구. 인원보고 끝.”

60여년이 지난 일이라서 격식이 제대로 맞는지 모르겠지만 좌우간 대충 이렇다. 여기서 사고이유가 문제다. 외출을 나갔다가 사고를 친 것이다. 그 중에서도 문제가 되는 것이 한잔하고 술값 문제로 시비가 붙어 주먹이 오가고 헌병이 출동해서 영창신세를 지는 것이다. 어떻게 적당히 해서 빼내오기는 하는데 중대장의 체면이 말이 아니다. 영창 다녀 온 녀석은 중대장이나 선임하사한테 선물(?)좀 받는다. 사고 내용 중에는 얼굴이 붉어지는 내용이 있는데 여기서는 줄인다. 다만 도덕성과 관련된 것이라는 것만 밝힌다.

# 도덕이란 무엇인가.

내게는 2살이 더 많은 형이 있었다. 지금은 고인이 되셨지만 튼튼한 나와는 달리 몸이 좀 허약해서 좀 비실비실 했다. 집에 힘을 써야 될 일이 있으면 그건 내 몫이었다. 속으로 불평이 많았다. 그래도 형한테는 꼼짝 못했다. 언젠가 형과 싸웠는데 승패야 뻔한 일. 그러나 결과는 참혹했다. 평소에 절대로 자식들한테 매를 안 드시던 아버지가 내게 매를 드셨다. 그것도 심하게 드셨다. 그러면서 하시는 말씀이다.

“형한테 그러는 놈이 어디 있느냐. 욕하고 주먹질을 하고. 넌 사람도 아니다.”

형이 나한테 미안하다고 했지만 내 감정은 풀리지 않았다. 그 때 아버님이 강조 하신 게 도덕이다.

“인간이 도덕을 모르면 그건 짐승이나 다름이 없다.”

도덕이란 본능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게 생각을 하면서도 까먹고 부도덕한 행위를 저지른다. 늘 반성한다.

# 정치인과 도덕성.

정치인의 도덕성이 자주 거론 된다.특히 정치지도자라는 분들의 도덕성이 국민을 부끄럽게 한다. 어느 의원의 성 스캔들은 차마 입에 올리기가 부끄럽다. 비록 감정이 격해진 싸움이었다 하더라도 형제간에 주고받는 욕설은 귀를 막게 한다. 더구나 당사자가 정치지도자 반열에 올라 있을 때 국민이 느끼는 좌절감은 어떨 것인가.

이틀 전 누가 보여주는 문자를 보고 기절초풍 했다. 거기에는 내가 변절을 해서 지지하던 어느 정치인에게 등을 돌렸다는 것이다. 솔직히 말하면 배신을 했다는 것이다.

아 아 이럴 수가 있는가. 내가 배신을 했다면 내가 세상에 살아 갈 이유가 없다. 배신과 도덕은 상극이다. 그렇게 생각하고 사는 내게 배신자란 딱지를 붙이다니 나더러 죽으라는 말인가.

정치가 아무리 이해득실에 치사하다 해도 이런 멀쩡한 거짓말로 사람을 생으로 죽이려고 한다면 이건 정치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요즘 배신의 가짜 뉴스가 춤을 추며 다닌다. 내가 화를 몹시 내는 것을 보면서 후배가 말한다.

“선생님. 너무 화내지 마세요. 정치가 언제는 안 그랬나요. 앞으로 그런 가짜 뉴스는 더 기승을 떨 것입니다. 마음 넉넉하게 잡수세요.

집사람이 이 사실을 안다면 기절을 할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벼슬할 사람도 아닌데 왜 그렇게 정치에 정신이 없느냐고 야단을 치는데 얼마나 속이 상할 것인가. 집 사람은 절대로 그 가짜 뉴스를 보지 말아야 한다.

인간의 생리적 수명이야 도리가 없지만 요즘 부쩍 그걸 느낀다. 부탁한다. 제발 가짜뉴스로 사람을 아프게 말아다오.

도덕이라는게 비록 글자는 두자이지만 그 속에 내포된 의미는 하늘만큼 높은 것이다. 정치인들은 도덕을 지키는데 각별히 유념해 달라.

이 기 명(고 노무현대통령후원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