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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저널리즘? 이젠 수꼴들의 분탕질터로 변해
상대 욕만 해대는 화장실 낙서보다 뒤진 수준
서울의소리 2015.12.09 [14:35] 본문듣기

<인터넷저널>의 대표 기사 중 '댓글논쟁'이 있었다. 어느 사건을 놓고 누리꾼들이 단 댓글을 분석하고 갖가지 의견들을 소개하며 서로의 입장을 전하는 기사였다. 당시 누리꾼들이 쓴 촌철살인의 댓글을 보면서 생각지도 못했던 정보력과 분석에 머리를 쳤던 기억이 새록새록 나곤 했다.  

 

댓글은 한때는 '인터넷 민주주의'의 대표가 되기도 했고 이른바 고대 그리스의 '아고라' 공간을 만들어내기도 했다. 조금 주제넘는 이야기이긴 하지만 이렇게 가면 '댓글 저널리즘'이 형성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생겼다. 분석적인 댓글이 달리기도 했고 그야말로 기발한 말 한 마디로 상황을 정리하는 댓글도 있었다. 그야말로 댓글은 '또 하나의 정보'였다.  

 

그렇기에 과거 '댓글논쟁'은 성향, 이념 등을 떠나 다양한 사람들의 다양한 생각을 알아볼 수 있었던 도구였다. 그리고 그 댓글은 자연히 하나의 토론 형식이 되었고 반박과 재반박, 재재반박이 이어지며 서로가 소통하는 방법이기도 했다.   

 

'인터넷저널' 선보인 '댓글논쟁' 수명 다해  

 

<인터넷저널>이 선보였던 '댓글논쟁'은 이후 메이저 언론들도 사용하기 시작했고 여론의 동향을 알기 위해 댓글을 소개하는 방송 뉴스 코너도 나오고 있다. 지금 여론 동향을 알기 위한 코너인 'SNS 돋보기'나 'SNS 반응'의 원조가 바로 '댓글논쟁'인 셈이다.

 

▲ 본지가 게재한 댓글언론 기사 화면.     © 인터넷저널

 

하지만 지금 인터넷의 댓글은 이러한 기능이 사라져가고 있다. 물론 민감한 문제에 대해서는 2천, 3천개가 넘는 댓글이 달리고 여전히 댓글 활동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이제 댓글이 '논쟁'이 아닌 '분출'에 머물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정치 하수인 또는 수꼴들의 분탕질이 가관이다.  

 

과거의 기억을 떠올리며 '댓글논쟁'을 다시 쓰려다 포기한 적이 종종 있었다. 분석력이 떨어져서 그런건가라는 생각도 해봤다. 그러나 아무리 '짜맞추기'를 해봐도 이전같은 논쟁이나 설득, 소통의 내용이 나오지는 않았다. 그저 기억에 남는 것은 '닭, 쥐, 홍어, 과메기, 죄인' 등의 별명과 원색적 욕과 비꼬기 뿐이다.  

 

물론 과거에도 이런 류의 글이 많았다. 하지만 그것이 절대 다수를 차지하지는 않았다. 요즘은 이런 내용들이 절대 다수를 차지한다. 논리도 사라지고 분석도 사라졌다. 그저 욕 한두마디쓰고 끝난다. 더 안타까운 것은 이런 댓글이 오히려 추천수가 더 많다는 것이다.  

 

닭, 쥐, 홍어, 과메기, 죄인 별명과 욕설뿐...  

 

한때 '댓글 저널리즘'을 상상했을 정도로 정보의 보고 역할까지 했던 댓글은 점점 욕의 분출구로 변해가고 있고 댓글란은 점점 그 배설물을 받아내고 있는 '화장실'로 전락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댓글의 순기능'을 이야기하기가 점점 자신이 없어지고 있다. 욕으로만 점철된 댓글에서 민주주의니, 저널리즘이니 말한다는 것이 정말 난감하기 때문이다.  

 

참여하고 이야기하고 공유하고 소통하는 것이 민주주의다. 물론 자신이 하고픈 말, 담고 있는 생각을 자유롭게 말하는 것도 민주주의가 맞다. 하지만 그것이 그저 욕만 하고 끝난다면 그것은 방종일 뿐이며 그 방종은 결국 민주주의를 싫어하는 이들의 먹잇감이 되고 이를 빌미로 그들은 억압의 발톱을 세울 것이다.  

 

욕으로는 아무 것도 바꿀 수 없고 아무 것도 이야기할 수 없다. 그것은 '자위'일 뿐이다.

 

 임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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