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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국정쇄신" 다짐해 놓고 인사는 '불통과 분열'

서울의소리 l 기사입력 2014/05/14 [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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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비서관 인사(내정) 소식이 국민적 실망을 넘어 경악을 자아내고 있다. 만연한 안전불감증과 기본 원칙조차 깔아뭉개는 '내 멋대로'식 편의주의의 적폐가 세월호 참사로 백일하에 드러났는데도, 국정 사령탑인 청와대부터 기본 원칙과 배려를 외면하고 있기 때문이다. 언론이 청와대 비서관의 인사까지 적절성 여부를 따지는 게 지나쳐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이번만큼은 묵과하기 어렵다. 세월호 참사 이후 박근혜 대통령이 "국가개조"까지 언급하며 국정쇄신을 다짐한 후 첫 고위직 인사라는 상징성이 크다. 또 국정쇄신의 일환으로 거론되는 개각이나 청와대 수석 개편의 방향까지 가늠하게 한다.

가장 큰 문제는 우병우 전 대검 수사기획관의 민정비서관 내정이다. 그는 2009년 '박연차 게이트'와 관련한 노무현 전 대통령 수사 당시 주임검사였다. 대검 중수1과장 직책으로 소환된 노 전 대통령을 직접 조사한 것은 물론이고 노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의견을 낸 장본인이다.

노 전 대통령에 대한 그의 수사가 적절했는지, 또 그의 수사가 노 전 대통령을 자살로 몰고 간 직접적 동기였는지 등을 새삼스럽게 따져봐야 마땅한 결론이 나기 어렵다.

다만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이 적지 않고, 국정의 동반자인 새정치민주연합의 반발과 거부감은 불문가지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의 사정기능을 총괄 조정하고 민심동향 파악이 주된 임무인 민정비서관 자리에 우 내정자는 결코 적절하지 않다. 최종 인사권자인 박 대통령이 이런 사정까지 알고서도 그의 내정을 강행했다면 이보다 더한 불통과 분열의 정치가 없다.

우 내정자에 자리를 물려준 이중희 전 민정비서관이 검찰로 되돌아 가리란 관측이 무성한 것 또한 문제다. 대선 당시 '현직 검사 청와대 파견 금지' 공약을 어기고 현직 부장검사인 그를 민정비서관에 기용해 이미 한차례 논란을 빚은 바 있다.

이 때문에 스스로 "검찰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해야 했던 그가 다시 검찰로 돌아가는 것보다 심한 블랙코미디가 없다. 적재적소라는 기본 원칙을 지키고 출신지와 경력을 배려하는 등 통합을 향한 인사를 촉구한다.
정정당당한 신문 한국일보사설-5월 1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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