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이 재판소원제 도입과 대법관 증원에 대해 “헌법 개정 없이는 불가하다”, “대법관은 한 명도 늘릴 수 없다”는 입장을 국회에 전달하면서 사법개혁을 둘러싼 입법부와 사법부의 충돌이 정면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더불어민주당은 “2월 안에 사법개혁을 완수하겠다”며 강행 의지를 거듭 밝혔고, 대법원은 사실상 전면 거부로 맞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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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관 증원 전면 반대 "한 명도 안돼"
MBC 보도에 따르면 대법원은 이번 간담회에서도 대법관 증원 문제에 대해 한 발짝도 물러서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난해 10월 상고 사건 폭증에 따른 대법관의 과도한 업무 부담을 완화하고, 사법부 구성의 다양성과 대표성을 확보해야 한다며 현행 14명인 대법관을 26명으로 늘리는 법원조직법 개정안을 제시했다.
그러나 5개월 가까이 논의가 이어졌음에도 대법원과 국회 사이에서는 단 한 지점의 접점도 마련되지 못한 상황이다. 대법원은 간담회에서 증원 자체를 전면 반대하며 “대법관은 한 명도 늘릴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민주당 소속 법사위원들은 “국민적 법 감정이 최악으로 치닫고 있음에도 사법부가 아무런 대안도 내놓지 않고 있다”, “합의를 원했다면 최소한의 절충안이라도 가져왔어야 한다”, “너무 실망스럽다”며 대법원을 강하게 질타했다. 그럼에도 대법원 측은 이러한 비판에 대해 별다른 설명이나 입장 표명 없이 침묵으로 일관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법 “재판소원은 위헌… 헌법부터 고쳐라”
9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과 대법원, 헌법재판소가 참석한 간담회에서 대법원은 25년 전 헌법재판소 전원합의체 결정을 근거로 재판소원제는 위헌이라고 주장했다.
대법원이 인용한 판례는 2001년 2월 선고된 99헌마461·2000헌마258 병합 결정으로, 해당 결정은 “법원의 재판을 대상으로 한 헌법소원심판은 헌법에 위반된다”고 판단한 바 있다. 헌법 제101조에 따라 사법권은 법원에 속하며, 최종 불복 심판은 대법원에서 종결돼야 한다는 논리다.
대법원은 이를 근거로 민주당이 추진 중인 헌법재판소법 개정만으로는 재판소원제 도입이 불가능하며, 헌법 개정이 선행돼야 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사실상 국회의 입법 시도를 ‘위헌’으로 규정한 셈이다.
헌재 “이례적 판결… 내부에서도 문제 제기된 사안”
그러나 헌법재판소는 대법원의 주장에 정면으로 반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헌재는 대법원이 근거로 든 판례에 대해 “일반 사법체계에 대한 해석일 뿐, 헌법 해석의 최종 권한은 헌재에 있다”며 이례적인 결정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해당 판례의 소수의견(이영모 재판관)에서는 법원의 재판을 헌법소원 대상에서 전면 배제할 경우 국민의 기본권 구제가 심각하게 제한될 수 있다는 우려가 명시돼 있다. 법원이 위헌 소지가 있는 법률을 헌재에 제청하지 않고 그대로 적용할 가능성을 키운다는 지적이다.
즉, 대법원이 ‘확정된 헌법 질서’처럼 제시한 25년 전 결정문 내부에서도 이미 재판소원 배제에 대한 문제의식이 존재했다는 점에서, 대법원의 논리는 결코 일방적 정설로 보기 어렵다는 평가다.
정청래 대표 “사법부도 개혁 대상… 2월 내 완수”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10일부터 이틀간 법안소위와 전체회의를 잇달아 열고, 재판소원 도입을 담은 헌법재판소법 개정안과 대법관 증원을 골자로 한 법원조직법 개정안을 본격적으로 논의할 예정이다. 2월 국회가 사법개혁의 향방을 가를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사법개혁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시대적 요구”라며 “2월 안에 반드시 결론을 내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다만 2월도 이미 3분의 1이 지난 상황에서, 민주당이 대법원의 강한 반발을 넘어서 사법개혁 입법을 관철할 수 있을지 국민적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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