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제 21대 대통령 당선인이 부인 김혜경 여사와 함께 4일 오전 국회 앞에 설치된 축하 무대에서 손을 들어 시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28년 만에 최고 투표율을 기록한 6·3 조기대선으로 6개월간 이어진 정치적 혼란에 종지부를 찍었다. 소년공 출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4일 새벽 당선이 확실해진 뒤 "어우러져 살아가는 '억강부약 대동세상'을 함께 만들어가자"라고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 당선인은 이날 오전 1시쯤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제게 맡긴 사명을 한 순간도 잊지 않고 한치의 어긋남 없이 확실히 이행하겠다"라며 이렇게 말했다.

그러면서 "정치가 편을 가르더라도 국민은 편을 가를 필요가 없다. 국민이 주인이고 정치는 일꾼이다. 일꾼끼리는 싸우더라도 국민은 그럴 필요는 없다"라고 강조했다. 사실상 대통령 수락연설로 국정의 우선 순위 5가지를 명확하게 제시했다.

▲내란 극복: 첫번째 사명은 내란을 확실하게 극복하고 다시는 국민이 맡긴 총칼로 국민을 겁박하는 군사 쿠데타가 없게 하고 민주주의를 회복하겠다.

▲경제와 민생회복: 당선자로 확정되는 그 순간부터 가장 빠른 시간 내에 경제 를 살리고 민생을 회복시키겠다.

▲생명과 안전: 대규모 참사가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국가의 제1책임을 완벽하게 이행하는 안전한 나라를 꼭 만들겠다.

▲한반도 평화: 압도적인 국방력을 보유하지만, 싸우지 않고 이기는 외교, 싸울 필요가 없는 평화공존이 진정한 안보라는 확신을 갖고 남북간 대화를 나누겠다. 한반도 정세를 신속하게 안정화해서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없애고 민생을 살리겠다.

▲통합과 공존: 남녀, 지역, 노소, 장애인 비정규직 기업가와 노동자 등 증오하고 혐오하도록 하지 않고 진정한 공동체를 만들겠다. 우리가 꿈꿨던 완벽한 대동세상은 못 되더라도 이웃이 경계해야 할 적이 아닌 필요할 때 의지할 수 있는 진짜 이웃으로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를 꼭 만들겠다.

이 당선인은 국회 앞에 마련된 민주당 <국민 개표방송 시청 행사> 무대에 올라 운집한 시민들을 향해 "여러분이 작년 12월 3일 내란의 밤부터 지금 이 순간까지 풍찬노숙하며 간절히 바랐던 것은 대통령의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왔고 그 권력은 대통령의 사적 이익이 아니라 더 나은 국민의 삶과 나라의 밝은 미래만을 위해 쓰여야 한다는 사실"이라며 "6개월이 지난 시점에서야 비로소 그들을 파면하고 이 나라 주인이 바로 우리 자신이란 것을 여러분 스스로 투표로 증명해줬다"라고 외치면서 감사의 인사를 올렸다.

13살 어린 나이에 생계를 위해 공장 노동자로 일한 검정고시 출신의 이재명 당선인은 이날 자신의 평생 정치 철학인 '억강부약 대동세상'을 또다시 새겼다. 억강부약(抑强扶弱)은 ‘강한 자를 누르고, 약한 자를 돕는다’, 대동세상(大同世上)은 모두가 평등하게 어우러져 사는 이상적인 세상이란 뜻으로 국가와 사회가 지향해야 할 균형의 철학이다. 예로부터 성현과 지도자들이 강조해 온 공정함의 기준으로 사익보다 공익을 우선하며, 백성을 위하는 정치의 근간으로 강조됐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이날 오전 6시 전체 위원회의를 열어 이재명 민주당 후보를 제21대 대통령 당선인으로 공식 확정했다. 이재명 대통령 당선인은 최종 49.4%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12·3 비상계엄과 현직 대통령 파면으로 치러진 사상 두 번째 조기 대선에서 민심은 3년 만의 정권 교체를 선택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