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출처=JTBC화면 켑처 © 서울의소리 |
계엄 전후 윤석열이 누구에게 전화해 무엇을 지시했는지가 궁금했는데, 15일 그 일부가 밝혀졌다. MBC와 JTBC가 당시 통화 내역을 확보해 보도한 것이다. 이 통화 내역이 왜 중요하냐 하면, 당시 윤석열이 누구에게 무슨 지시를 했는가를 알아내기 위한 단초가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경우에 따라서는 계엄 전후 윤석열과 통화한 자는 내란 공조범으로 처벌받을 수도 있다. 그래서 김성훈 경호처 차장이 그토록 집요하게 비화폰 서버 압수수색을 방해했던 모양이다. 하지만 꼬리가 길면 잡히는 법, 이참에 계엄 동조 세력을 모두 밝혀 사법 처리해야 한다.
국가수사본부 통화 내역 검찰에 넘겨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비상계엄 특별수사단(특수단)이 12·3 비상계엄 전후 윤석열의 휴대전화 통화 사용 내역을 확보해 검찰에 넘겼다. 특수단에 따르면 확보한 기록엔 윤석열이 비상계엄 선포 직후인 지난해 12월 3일 밤 11시 22분 추경호 당시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1분, 11시 26분엔 나경원 의원과 약 40초 동안 통화한 것으로 전해졌다.
추경호는 계엄 당일 국힘당 의원들을 이곳저곳으로 불러 사실상 국회가 계엄 해제를 못하도록 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이에 관해 추경호 당시 국힘당 원내대표는 "대통령이 미리 알리지 못해 미안하다는 취지로 이야기했다"며 "통화 직후 국회 출입 통제가 다소 완화돼 의총 장소를 국회로 변경하고 국회로 이동했다"고 해명했다.
나경원에게도 전화
나경원도 "윤 전 대통령이 전화해 '미리 얘기를 못 했다'고 했다"면서 "계엄 선포 이유를 묻고 싶었는데 빠르게 통화가 종료된 걸로 기억한다"며 추 전 원내대표와 비슷한 취지의 해명을 한 바 있다. 하지만 그 급박한 시간에 과연 두 사람한테만 계엄을 미리 알리지 못해 사과했다는 말이 믿어지지 않는다. 통화를 한 시간이 계엄군이 국회에 들이닥치기까지 20여 분 정도가 남은 시점이었기 때문이다.
나경원은 계엄 해제 표결에 참여하지 않았고, 논란이 일자 "민주당 지지자들에게 포위당했기 때문"이라 변명한 바 있다. 그런데 당시 소셜미디어엔 나경원이 국회 반대쪽으로 향하는 사진이 공개돼 논란이 일기도 했다. 12·3 계엄 전후, 내란수괴 윤석열의 비화폰 통화 내역이 이렇게 구체적으로 드러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따라서 추경호와 나경원의 휴대폰을 압수수색해 당시 통화가 자동 녹음되어 있는지 확인하고 포렌식을 할 필요가 있다. 물론 증거가 있다면 이미 인멸되었겠지만 단서를 잡을 수도 있다. 추경호와 나경원이 다른 의원들에게도 전화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당시 추경호와 나경원의 통화 내역을 확보하는 것이 시급하다.
윤석열과 통화후 의총 장소 변경한 추경호
보도에 따르면 윤석열과의 통화 10분 뒤인 11시 33분, 추경호 전 원내대표는 의총 장소를 여의도 당사에서 다시 국회 예결위장으로 변경했다. 국힘당 의원들은 한동훈 당시 당대표의 본회의장 소집 지시에 응하지 않았고, 108명 중 18명만 계엄 해제 요구안 표결에 참석했다. 따라서 추경호가 윤석열로부터 계엄 해제 방해를 지시받은 게 아니냔 의혹이 일었다.
윤석열은 지난해 11월 22일부터 경호처 명의의 비화폰을 사용했다. 11월 7일 기자회견에서 불필요한 의혹을 차단하기 위해 휴대전화를 바꾸겠다는 말을 했는데, 실제로 이때 경호처의 비화폰으로 바꾼 것이다. 언론사가 입수한 이 경호처 비화폰의 기지국 위치를 경찰이 확인했다. 발신지를 추적해 보니 용산 대통령실과 한남동 대통령 관저 두 곳에서 주로 통화가 이뤄졌다.
비화폰이라 해도 상대방이 일반 휴대전화를 쓰면 그 내역이 비화폰 서버에 저장되지 않고, 통신사 서버에 저장된다. 비화폰과 비화폰끼리 통화를 했을 때만 경호처가 관리하는 별도 서버에 통신 내역이 저장되는 것이다. 따라서 경호처 서버엔 지금 드러난 내역보다 더 많은 윤석열의 비화폰 내역이 담겨 있을 것이다. 하지만 현재까지 수사기관에서 경호처 서버를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그 급박한 시간에 사과 전화했다?
윤석열이 추경호와 나경원에게 전화한 시점은 계엄군이 본격적으로 국회에 진입하기 전이었고, 국힘당은 비상 의총 장소를 바꿔가며 계엄 해제에 나설지 말지 결론을 내지 못한 상황이었다. 국힘당 다수 의원은 결국 계엄 해제 결의 안건을 상정한 본회의장 표결에 참석하지 않았다.
당시 원내대표였던 추경호는 내란 공범으로 경찰에 고발됐지만 제대로 된 수사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탄핵 심판 정국에서 나경원은 윤석열을 가장 적극적으로 옹호해 각종 집회에 나선 바 있다. 그 여세를 몰아 국힘당 대선 경선에 출마했지만 4강에도 들지 못해 망신을 당했다.
또 한 가지 짚어볼 게 국무위원들과의 통화인데, 특히 내란 혐의 수사가 시작된 이후에 통화가 여러 차례 이뤄졌다. 국무위원들은 계엄 전 국무회의가 적법하게 열렸는지 진술해야 하는 핵심 인물들이다. 본격적인 수사에 앞서 윤석열이 국무위원들과 '말맞추기'를 한 건 아닌지 수사를 통해 밝혀 할 부분이다.
통화 내역에 극우 유튜버 등장
통화 내역에는 극우 유튜버가 등장하기도 하였다. 윤석열은 그동안 부정선거 음모론을 퍼뜨려왔던 고성국에게 12월 6일 5차례 전화를 걸었다. 계엄 선포 전에도 문자를 두 차례 주고받은 것도 드러났다. 윤석열이 평소 극우 유튜버에 경도돼 있단 정황은 이미 드러난 사실인데, 계엄 직후 엄중한 상황에서까지 극우 유튜버와 직접 접촉했단 사실이 드러나 파장이 커지고 있다.
당시 윤석열은 관저 앞 지지자들에게 친서를 보내며 '유튜브 생중계로 잘 보고 있다' 고 말하기도 했다. 특히 부정선거 관련해서는 이들의 논리가 그대로 대국민담화와 탄핵 심판 증언으로 이어지면서 논란이 되었고, 결국 서부지법 폭동이 일어난 계기가 되었다.
윤석열은 한상대 전 검찰총장에도 전화를 걸어 10분 30초간 통화를 했다. 전직 검사들로 꾸린 친목단체인 검찰 동우회 회장을 맡고 있는 한상대 전 총장은 윤석열 구속 취소 청원서를 돌린 인물이다. 따라서 계엄 직후 전직 검찰총장과 어떤 이야기를 나눴는지도 수사를 통해 밝혀야 한다.
정권이 바뀌면 현재 한남동 관저에 보관되어 있는 비화폰 서버를 포렌식해 당시 윤석열이 누구에게 전화해 무엇을 지시했는지 밝혀내야 한다. 그리하여 내란 일당을 일망타진 후 경제 회복에 매진해야 한다. 국민 통합도 내란 세력을 제대로 척결해야 가능하다. 적당히 넘기면 놈들은 또 다시 역적 짓을 할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