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출처=연합뉴스 © 서울의소리 |
국힘당이 대혼란에 빠졌다. 고등법원이 이재명 파기환송을 대선 이후인 6월 18일에 선고하겠다고 한데다, 김문수와 한덕수의 단일화가 사실상 물건너갔기 때문이다. 국힘당 지도부는 김문수가 후보가 되자 그날부터 한덕수와의 단일화를 압박했다. 그러자 김문수 캠프에 있던 김재원, 차명진 등이 발끈해 “투표지에 한덕수는 없을 것이다”라고 일갈해버렸다.
그러자 6일 국힘당 지도부가 대구로 내려가 김문수를 만나려 했으나 김문수는 선거 운동을 중지하고 서울로 올라가 버렸다. 한덕수도 대구로 가 김문수를 마나려 했으나 엇갈리는 해프닝이 일어났다. 그렇지 않아도 각종 여론조사에서 국힘당 후보가 이재명 후보에게 20% 남짓 지고 있는데, 당내 분란까지 일어났으니 대선을 포기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7일 김문수와 한덕수가 만났으나 아무런 합의도 못했고 갈등만 깊어갔다.
그래서인지 요즘 새롭게 회자되고 있는 말이 있는데, 빈텐트(빅텐트 비하), 바퀴벌레(TV토론 때 나온 말), 침대 축구(김문수의 단일화 시간 끌기)가 그것이다. 이 유행어들을 조합하면 “ ‘빈텐트’에 모여 ‘침대 축구’하는 ‘바퀴벌레’들이란 문장이 완성된다. 국힘당으로선 치욕적인 비하가 아닐 수 없다.
김문수 “한덕수에게 넘겨주려면 경선은 왜 했나?” 불만
김문수는 6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장인 경북 경주시 경주화백컨벤션센터에서 후보 일정을 중단하고 서울로 올라가 현안 문제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힌 뒤 회의장을 떠나며 "지금 시점부터 후보 일정을 중단하겠다"고 선언했다. 김문수는 "단일화에 대한 일관된 의지도 분명하게 보여드렸고, 지금도 단일화에 대해 한결같은 마음"이라고 강조했지만, "당이 대선 후보에 대한 지원을 계속 거부하고 있다"고 성토했다.
김문수는 이어 "기습적으로 전국위원회와 전당대회를 소집한 것은 당 지도부가 정당한 대통령 후보인 저를 강제로 끌어내리려는 시도라고 생각한다"며 "두 번씩이나 대통령을 지키지 못한 당에서 대선 후보까지 끌어내리려고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럴 거면 경선을 왜 세 차례나 했느냐"며 "경선 후보로서의 일정을 지금부터 중단하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한편 갈 길이 바빠진 국힘당 지도부는 긴급 의원총회와 비상대책위원회 회의를 연 데 이어, 6일 오후 2시에도 의원총회를 재차 소집했다. 김문수가 침대 축구를 하자 똥질이 급해진 것이다. 권영세와 권선동은 김문수가 당원을 배신했다고 했지만 정작 당원들이 뽑은 김문수를 내쳐 한덕수를 세우려는 음모가 당원을 배신한 것이란 비판이 더 높다.
김재원은 "심지어 김문수 대통령 후보로서 임명장 하나도 지금 주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고요. 당 최고위회의에 배경으로 걸리는 이른바 '백드롭'에도 김 후보의 이름이나 슬로건이 들어가야 하는데, 이마저도 거부당했다"고 말했다. 홍준표는 “윤석열이 나라도 망치고 당도 망쳤다”고 성토했다. 경선에서 떨어지니 바로 윤석열을 짓밟은 것이다.
김문수 과거 행적 문제 삼은 국힘당
김문수가 침대 축구를 하며 단일화에 미온적이자 국힘당이 김문수의 과거 행적을 문제 삼았다. 김문수가 좌파식으로 조직을 차지하려 하고 있다고 비판한 것이다. 자신들이 뽑은 대선 후보를 색깔론을 꺼내 비판하자 보수층 내에서도 부글부글하고 있다.
색깔론을 꺼낸 자는 “김문수가 당 기득권으로부터 피해자 코스프레로 정당성을 확보하고 내부 공격에 주력하며 조직 포획 후 해체 재구성 전략으로 가겠다는 것"이라며 "대선에서 지더라도 이를 명분 삼아 당권 장악의 서사를 확보하려는 것으로써 전형적인 좌파형 노선 투쟁의 답습"이라고 주장했다. 자기당 대헌 후보마저 좌파로 모는 꼴이 정말 가관이다.
국힘당 사분오열 당 쪼개질 듯
홍준표는 “당이 나를 버렸다”며 탈당했고, 한동훈은 선대위에 동참하지 않을 뜻을 내비쳤으며, 오갈 데 없는 안철수는 “국힘당 지도부가 경선에서 우리를 들러리 세웠다”고 일갈했다. 국힘당 원로들도 둘로 쪼개졌다. 바야흐로 보수 공멸의 시그널이 보인 것이다.
똘똘 뭉쳐도 이기지 못할 판에 자기들끼리 치고받으며 분열되고 있으니, 오죽 답답했으면 윤석열이 개를 몰고 한강 공원에 나타나 일부러 자신을 노출시켰겠는가? 윤석열은 대선 전에 국힘당을 향해 “쥐약 먹은 놈들, 다 뽀개버리겠다”고 말했는데, 그게 실현되고 있으니 아이러니하다.
거기에다 윤희숙 여의도연구원장이 "단일화할 마음이 없다면 김문수 후보는 후보 자격을 내려놓고 길을 비켜라"고 말하자 김문수 측 사람들이 더욱 격앙되어 단일화가 더욱 멀어졌다. 윤희숙이 불난 집에 부채질을 한 것이다. 그런데 윤희숙은 자신이 무슨 힘이 있다고 그런 망언을 했을까? 숭어가 뛰니 망둥어도 뛰는 꼴이다.
고쳐 쓸 물건은 따로 있어
국힘당이 똘똘 뭉치는커녕 사분오열되자 그동안 국힘당을 지지했던 보수층은 물론 중도층도 이제 국힘당을 포기한 듯 보인다. 내란수괴를 비호하더니 내란 2인자를 대선 후보로 모시려는 국힘당의 꼬락서니에 누가 지지를 하고 싶겠는가?
일각에서는 한덕수, 이낙연, 이준석이 반명 빅텐트를 칠 것이라 전망하지만, 설령 그들이 다 뭉쳐도 절대 이재명 후보를 이길 수 없다. 따라서 이준석도 다음 총선을 의식하고 단일화를 거부할 것으로 보인다. 이낙연도 국힘당이 당명을 바꾸지 않으면 합류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뭉쳐봐야 질 것 같자 다들 꼬리를 내린 것이다.
이용만 당한 한덕수 결국 사퇴할 듯
한덕수는 7일 김문수와 만나기 전에 “11일까지 단일화가 안 되면 후보 등록을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러자 김문수 측에서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단일화가 안 되면 한덕수는 막대한 비용 때문에 대선을 포기할 수밖에 없다.
한덕수를 내세워 차기 당권을 차지하려는 친윤들의 최후 발악이 있겠지만, 김문수의 의지가 워낙 강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게 되었다. 어차피 단일화를 한다 해도 이길 수 없는 선거란 걸 그들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한덕수는 결국 친윤들에게 이용만 당하고 토사구팽 될 것이다. 국힘당은 총선에 이어 역대급 참패를 당하고 보수는 공멸될 것이다. 윤석열 하나 잘못 선택한 죄가 이토록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