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출처=사진공동취재단 © 서울의소리 |
윤석열 지지자들이 들고 있는 푯말엔 예외 없이 윤 어게인(Yoon Again)이란 말이 씌어 있었다. 직역하면 ‘윤석열 다시 한번’ 이란 뜻이다. 그런데 그 말이 다시 한번 구속되라는 얘기인지, 다시 한번 대통령을 하라는 얘기인지 잘 모르겠다. 윤석열 지지자 측면으로 보면 윤석열이 다시 한번 대통령이 되었으면 하는 소망이 담긴 말일 텐데, 우리나라 법상 대통령은 5년 단임제이므로 재출마는 어렵다. 더구나 국회에서 탄핵소추되고 헌재에서 파면된 자가 무슨 낯으로 또 대선에 나선다는 말인가?
그러니까 ‘윤 어게인’은 윤석열 지지자들이 트럼프 지지자들을 흉내내 그렇게 외친 것뿐인 것이다. 미국은 4년 중임제이므로 그 말이 가능하지만, 우리나라에선 그저 구호에 지나지 않는다. 윤석열 지지자들이 트럼프를 흉내내 자기들끼리 ‘정신승리’를 거두고 있는 것이다.
근거 없는 정신승리와 착각
문제는 윤석열이 아직도 착각 속에 빠져 있다는 점이다. 윤석열은 아직도 국민 대부분이 자신을 지지하며, 파면을 부당하게 보고 있는 듯하다. 하지만 한국갤럽, 리얼미터, NBS, 꽃 등의 여론조사에서 윤석열 파면이 옳았다는 의견이 70%를 넘었다. 그렇다면 국민 70%가 바보란 말인가? 그래서 ‘착각엔 커트라인이 없다’란 우스갯소리가 나온 모양이다. (자세한 것은 중앙선거여론조사 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윤 어게인’이라는 말 속에는 단순한 대권 재도전의 요구가 아니라, 보수 진영의 정체성을 되살리는 정치적 신호탄이란 분석도 있다. 하지만 국힘당을 ‘쥐약막은 당, 뽀개버리겠다“고 한 윤석열에게서 무슨 얼어죽을 보수 정체성을 찾는다는 말인가? 윤석열은 보수의 뿌리도 아니고 그저 보수 가지에 어쩌다 열린 ’땡감‘일 뿐이다.
“이기고 돌아왔다”는 윤석열, 주민들도 어리둥절
윤석열은 서초동 사저에 도착한 뒤 주민들에게 “다 이기고 돌아온 거니까 걱정하지 마세요”, “어차피 뭐 5년 하나 3년 하나...”라고 말했다. 그러자 주민들마저 어리둥절해 했다고 한다. 파면되어 권좌에서 쫓겨난 내란수괴가 도대체 누구와 싸워 이겼다는 말인가? 그야말로 기이한 정신승리가 아닐 수 없다. 어떤 심리학자는 이걸 두고 “극단적이고 비정상적인 자아도취”라고 비판했다.
파면되고도 1주일 동안 관저에 남아 호의호식한 윤석열이 서초동 사저로 돌아가면서 마치 개선장군이 금의환향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자 국민들은 “일제강점기 만주에서 무슨 독립 운동하다가 왔나? 하고 조롱했다. 봉오동 전투의 영웅 홍범도 장군의 흉상을 육사에서 없애려고 한 사람이 바로 윤석열이다.
조중동도 일제히 비판
동아일보는 윤석열이 아직도 사과나 승복의 표현을 밝히지 않는 것을 두고 “지난 4개월 간 나라와 국민에게 끼친 해악과 고통에 대한 일말의 반성은커녕 한때 국가 최고지도자를 맡았던 사람으로서 최소한의 책임감도 찾아보기 어려웠다. 책임을 회피한 채 자기 위안을 통해 합리화하려는 이른바 '정신승리'의 극치가 아닐 수 없다”고 성토했다.
동아일보는 “오로지 싸워서 이기는 것 외에 어떤 양보도 타협도 몰랐던 검사 출신 대통령은 우리 정치를 황량하게 만들었다”며 “한데 그것도 모자라 앞으로 새로운 정치세력이 딛고 바로잡아야 할 자신의 실패마저 부인하며 승리라고 우기는 심산은 과연 무엇인지 씁쓸할 따름”이라고 일갈했다.
또 다시 윤석열에게 특혜 베푼 지귀연과 법원, 내란 공범인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가 법정 내 윤석열의 촬영을 거부한 당일 서울고법도 윤석열이 지하주차장을 통한 법원 비공개 출석 요청을 수용했다. 하지만 형사재판 피고인이 지하 주차장을 통해 법정에 출석하는 건 전례 없는 일이다. 모두 국민 법감정과 관례에 반하는 비상식적 조치들이다.
윤석열의 12·3 내란은 이명박·박근혜의 범죄보다 사안이 훨씬 중하다. 그런데도 윤석열 내란 사건 재판부는 아무런 이유도 밝히지 않고 법정 촬영을 불허했으니 전례 없는 특혜라는 말이 나올 수밖에 없다. 내란 우두머리 윤석열의 인권만 중요하고 내란 피해자인 국민의 알권리는 안중에 없는 건지 재판부에 묻고 싶다.
윤석열의 구속 취소 결정을 내린 재판부가 잇따라 예외적인 조처로 특혜를 베풀고 있어 재판 시작도 전에 공정성에 대한 신뢰가 깨지고 있다. 이런 상황이 지속된다면 해당 재판부를 넘어 사법부 전체가 신뢰 위기에 몰릴 것이다. 현 재판부가 윤석열에게 무슨 책잡힌 일이 있는지도 모른다. 일각에서는 재판부가 절차 문제를 따져 공소를 기각할 수 있다고 하지만, 그랬다간 검찰보다 먼저 법원이 사라질 것이다.
내란 공범자가 대선 출마?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은 통치권을 상실한 윤석열 대신 한덕수가 헌법 재판관을 지명한데다 대선에까지 출마하려 하자 보수 언론들도 고개를 흔들고 있다. 6년 임기의 재판관을 '60일 권한대행'이 정한다는 것 자체가 상식을 벗어난 것이고, 누가 당선되든 후임 대통령의 권한을 침해한 것이기 때문이다.
내란공범인 한덕수가 반성은커녕 출마와 불출마 중 어느 쪽이 일신의 안위와 영달에 유리한지 저울질하느라 바쁘니 기가 막힌다. 뭔가 ‘보이지 않은 손’이 움직이고 있는 것 같은데, 역사의 심판을 면치 못할 것이다. 한 줌도 안 되는 기득권을 지키겠다고 설치다간 모두 감옥에 가게 될 것이다. 설령 한덕수가 출마한다 해도 내란 방조 혐의가 커 대선에 당선될 가능성은 거의 제로다.
조선일보마저 “비상계엄과 탄핵 과정에서 정부·여당에 등을 돌린 중도층의 마음을 다시 얻지 못하면 대선 후보를 선출하더라도 본선에서 민주당과 의미 있는 경쟁조차 기대하기 힘들다”고 일갈했다. 그러나 그나마 중도층을 흡수할 수 있는 오세훈, 유승만마저 경선을 포기했다.
누군가 ‘빅딜’ 추진하고 있는 듯
수구들의 목표는 어떻게 하든지 이재명에게 정권을 넘겨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대선 패배 시 지은 죄가 많으므로 사방에서 곡소리가 날 것이란 게 그들의 생각이다. 도죽이 제발 저린 격이다.
따라서 수구들은 일단 한동훈이 국힘당 대선 후보가 되는 것을 막은 다음, 무소속으로 출마한 한덕수와 단일화하고, 마지막으로 이준석과도 빅딜을 하려 할 것이다. 그게 이루어지면 다음 당권은 이준석이 쥐려고 할 것이다. 하지만 그게 마음대로 될까? 보수는 결국 민심에 의해 공멸되고 말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