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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타파' 갈무리
대권 출사표를 던진 홍준표 전 대구시장이 명태균씨를 직접 만나 국민의힘 복당 여론조사 결과를 '대면 보고'받은 구체적인 정황이 최초로 확인됐다. 홍 전 시장은 그간 "명씨를 단 한 번도 만난 적 없다"라며 연루 혐의를 전면 부인했는데, 이를 뒤집는 구체적인 물증이 처음으로 나왔다.
14일 '뉴스타파' 보도에 따르면 매체가 '명태균PC'를 입수해 디지털포렌식한 결과, 홍 전 시장의 최측근인 정장수 전 대구시 경제부시장이 명씨와 나눈 카카오톡 대화가 복원됐다. 명태균PC에서 복원한 카카오톡을 토대로 명씨는 지난 2021년 4월 19일 월요일 오후 5시 22분 경에 당시 무소속 국회의원이던 홍준표 전 시장을 직접 만났다.
앞서 2021년 4월 17일, 명씨는 정 전 부시장에게 카톡으로 여론조사 설문지를 보냈다. 이에 정 전 부시장은 명씨에게 "옙"이라고 답했다. 정 전 부시장은 4월 19일 아침 9시 3분 명씨에게 홍 전 시장을 만나 '대면 보고'를 진행할 시간과 장소를 보냈다. "오늘 오후 5시. 맨하탄21 921호." 맨하탄21은 국회 바로 건너편에 있는 오피스텔이다. 홍준표 '대면 보고'가 잡힌 당일, 명 씨는 실제로 서울행 비행기 티켓을 구매했다. 서울 김포공항 도착 시간은 대면 보고 2시간 전인 오후 2시 55분이었다. 카톡 속 대화 내용과 명씨의 동선이 정확히 일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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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태균씨의 항공권 구매 내역. 뉴스타파
'홍준표 양아들'로 불리는 홍 전 시장 최측근 최모 씨와 명씨의 카카오톡에서 2021년 4월 19일, 국회 건너편 오피스텔에서 '홍준표-명태균' 미팅 일정을 잡은 메시지도 포렌식 복원에서 나왔다. 실제로 이날 명씨가 서울로 올라간 사실이 항공권 물증으로 나온 것이다.
지난 2021년 5월 8일, 최씨는 명씨에게 카톡을 보낸다. 무소속이던 홍 전 시장의 국민의힘 복당에 찬성하는지 반대하는지, 여론조사를 의뢰하는 내용이다. 카톡에는 "명사장님 65프로에 가깝게는 나와야한데(대)" "하시더라구요", "나와야 한대" 등의 메시지지는 모두 '명태균 여론조사'의 진짜 의뢰자가 홍 전 시장일 가능성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당시 '명태균 여론조사' 결과는 홍 전 시장 복당에 찬성하는 여론이 64.7%로 나왔다.
홍준표 당시 무소속 국회의원은 '명태균 여론조사'를 활용해 2021년 5월 10일 기자회견을 열고 "어제 내 여론조사(명태균 조사)를 보니까 국민의힘 지지층에서 64.7%가 찬성한다"라며 "그것은 빨리 복당을 하라는 그런 요구로 저는 받아들인다"라고 말했다.
여론조사 비용은 홍 전 시장이 아닌 최씨가 냈다. 2021년 5월 8일, 여론조사 의뢰 직후 최씨는 지인 박모 씨로 하여금 명씨가 실질적으로 운영한 미래한국연구소에 450만 원을 입금하게 했다. 이 같은 최 씨의 조사비 대납은 2022년 대구시장 선거 때까지 계속됐다. 최 씨가 '차명 입금' 방식으로 대납한 비용은 뉴스타파가 확인한 것만 12차례로 4,370만 원에 이른다. 홍 전 시장이 공짜 여론조사를 수수한 셈으로 명백한 뇌물죄와 정치자금법 위반에 해당한다
나아가 홍 전 시장의 여론조사비를 대납한 최씨는 지난해 대구시 공무원이 됐고, 여론조사비를 직접 이체한 박씨도 홍준표 시장 당선 직후에 대구시 공무원이 됐다.
뉴스타파는 "명태균 여론조사를 공짜로 받은 대가로 이뤄진 채용이라면 수뢰후부정처사, 즉 뇌물죄가 된다"라며 "검찰이 홍준표 전 시장의 범죄 혐의를 가리키는 증거 자료를 진작에 확보하고도 직접 수사를 하지 않은 채, 해당 사건을 대구경찰청에 넘기는 등 이해할 수 없는 행보를 보였다"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조기 대선가도에서 검찰이 캐비닛 속에 쌓아둔 홍 전 시장의 범죄 혐의를 언젠가 용도에 맞게 휘두를 수도 있다.
매체는 홍준표 전 시장에게 반론을 듣기 위해 여러 차례 전화를 걸고 문자메시지를 남겼지만, 지금까지 침묵하고 있다고 전했다. 여론조사비 대납자 최씨 역시 반론은커녕 일방적으로 전화를 끊어버렸다고 전했다.
더불어민주당은 홍준표 전 시장의 측근이 여론조사 비용을 대납한 사실이 확인되면서 대선 출마가 아닌 정계 은퇴를 촉구했다. '민주당 명태균게이트 진상조사단'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홍준표와 명태균의 커넥션을 보여주는 여론조사 대납 문건이 나왔다”라면서 “홍 전 시장은 대구시장을 사퇴한 김에 정계도 은퇴하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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