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28일 공개한 22대 '총선백서'에서 명품백 수수 등 대통령 부인 문제가 총선 참패 요인 중 하나로 주요하게 다뤄졌다. 백서는 김건희씨 문제와 관련해 "당정 모두 적절한 대응에 실패했다"라고 지적했다.
이날 공개된 총선백서를 보면 총 271페이지 분량 중 '김건희'가 언급된 것은 17회다. '여사'(1회)나 '김여사'(5회)로 표기된 부분까지 합치면 총 23회다.
김씨의 이름은 총선 패배 요인 중 가장 먼저 꼽은 '불안정한 당정관계로 국민적 신뢰 추락'에서 처음 등장한다. 김씨의 명품백 수수는 호주대사 임명, 시민사회수석 발언 논란, 의대 정원 정책, 대파 논란 등 정권심판론에 당이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한 실기 요인 중 하나로 지목됐다.
바로 다음 장에서 다뤄진 '각 이슈가 선거에 얼마나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하냐'는 백서특위의 설문조사에서도 '김건희 이슈'는 8.51점(10점 만점)으로 이종섭·황상무 이슈(8.90점), 대파 논란(8.75점)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고 언급됐다.
김씨의 이름은 국민 목소리를 듣는 페이지에서 다시 언급된다. 40대 주부 오모 씨는 "대통령 취임 초부터 불거진 김건희 여사의 공개 행보가 총선 때까지 이슈가 됐다"라며 "총선 전부터 김건희 여사의 광폭 행보로 논란을 키운 건 오히려 정부의 무대응과 여당의 스탠스가 아니었냐"라고 따져 물었다.
이어 국민이 직접 남긴 '국민 SNS' 코너에서도 김모 씨가 "김건희 여사 명품백 논란을 확실히 해명하지 못한 점"을 총선 패배 요인으로 꼽았다.
김건희씨가 다시 등장하는 것은 총선백서 특별위원회 중 친한(한동훈)계 핵심인 김종혁 최고위원이 전략평가소위원장을 맡아 작성한 '전략평가' 코너에서다.
이 부분에서 김건희씨는 국민의힘이 일관된 전략을 세우지 못한 이유 중 하나로 지목된다. 백서는 "윤석열 정부는 공정과 상식을 앞세우며 집권했다"라며 "하지만 친윤그룹의 득세, 김건희 여사를 둘러싼 각종 논란 등으로 공정과 상식 이미지가 사라져 버린 게 사실"이라고 직격했다.
다음 문단에서도 "총선의 패배는 윤석열 정부 집권 2년에 대한 불만들이 누적된 결과였다"며 김씨의 명품백 논란을 가장 먼저 언급했다.
김 최고위원이 위원으로 참여한 당정관계및현안평가소위 역시 김건희씨 명품백 논란에 대해 한 페이지 전체를 할애해 다뤘다.
백서는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수수 여부 및 대응은 지난 총선에 매우 큰 영향을 준 것으로 판단된다"며 "제공자의 의도적 접근 및 불법적 촬영에도 불구하고 매우 비판적 여론이 조성됐다"고 했다. 이어 "이에 대해 사과를 포함한 적절한 대응이 없다는 사실도 부정적 여론을 증폭시켰다"고 덧붙였다.
명품백 수사 인력 공백으로 수사 차질 불가피
한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김건희씨의 명품백 수수 혐의에 대해 불기소 처분한 서울중앙지검으로부터 사건 자료 일부를 넘겨 받았다. 그러나 기존에 사건을 맡은 검사의 퇴직으로 인해 공수처 수사는 또다시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공수처 관계자는 29일 오전 정례브리핑에서 명품백 사건과 관련해 "불기소 결정서와 기록 목록 등 자료를 요청했고 지난 주 일부 자료를 받았다"고 밝혔다. 앞서 공수처는 지난 6월 조국혁신당의 고발로 명품백 사건을 수사2부에 배당했다.
당초 명품백 사건을 맡았던 검사가 최근 퇴직하게 되면서 인력난으로 인한 수사 지연 문제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5일 윤석열 대통령은 김상천 검사에 대한 면직안을 재가하면서 이대환 수사4부 부장검사와 차정현 수사기획관(부장검사) 등 검사 4명의 연임도 재가했지만, 신임 부장검사 1명과 평검사 2명에 대한 채용에 대해서는 결재를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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