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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스포츠에도 인간적인 의리가 필요하다
이득신 작가 2023.11.24 [16:36] 본문듣기

▲ 출처=SNS갈무리  © 서울의소리




2012년 3월 31일, ‘바람의 아들’ 이종범이 은퇴를 선언했다. 개막을 불과 일주일 앞두고 시범경기 도중 이뤄진 강제 은퇴였다. 팬들도 그의 은퇴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구단의 은퇴 강요에 분노했다. 광주에서 진행된 은퇴 경기도 팬들을 분노케 했다. 이종범은 이미 선수가 아니었다. 관중이었다. 경기가 끝난 뒤에야 그라운드에 섰다. 은퇴 경기에서 방망이를 잡아보지도 못한 채 정든 그라운드를 떠나야만 했다.

 

프로야구에는 2차 드래프트라는 제도가 있다. 소속팀에서 자리 잡지 못하고 있는 선수들을 대상으로 35명의 보호선수를 제외한 나머지 선수들이 타팀으로 이적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제도이다. 구단마다 다른 선수층에 의해 주전에서 밀려 기회를 받지 못하고 있는 선수들이 소속 구단을 옮겨 새롭게 기회를 받을 수 있도록 하자는 긍정적 취지에서 운영하고 있다.

 

이러한 제도로 인해 현역 최고령 선수인 SSG의 김강민(1982년생)선수가 한화로 이적한다. 23년간 한 구단에서만 뛴 원클럽맨으로 우승컵을 5번이나 들어 올린 선수이다. 하지만 2차 드래프트도 역시 선수가 구단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구단에서 원하는 선수를 지명하는 것이다. 김강민 선수의 이적은 전설에 대한 예의가 아닐뿐더러 인간에 대한 예의에서도 벗어나 있다. 우선 원소속 구단인 SSG가 김강민 선수를 보호선수에 묶지 않은 배신으로부터 시작한다. 은퇴를 예상하며 보호선수에서 제외한 것이다. 또한 예우 차원에서라도 한화구단이 김강민을 지명한 것은 대단한 결례이다. 이에 대한 팬들의 원성이 뜨거운 가운데 두 구단이 그 책임을 서로에게 미루고 있다. 특히, 한화가 지명했다는 SSG의 변명이 구차하다. 

 

과거, 롯데 자이언츠의 최동원 선수는 ‘87년 민주화의 바람을 타고 선수노조 결성을 시도했다. 하지만 구단들의 반대와 언론플레이로 무산된 바 있다. 당시 프로야구 선수의 권익개선에 앞장섰던 최동원 선수는 마치 돈만 쫓는 돈벌레라는 억울한 누명에 시달렸다. 이후 최동원은 ‘88년 삼성으로 트레이드 된 후 조용히 은퇴 수순을 밟았다. 그는 1984년 한국시리즈 7차전 중 모두 6차례 등판하여 홀로 4승을 기록하는 등 괴물 같은 기록을 세우며 롯데의 전설이 되었지만 구단은 선수에게서 단물을 뽑아먹은 후 선수노조의 미운털로 팽개쳐버린 것이다.  

 

나이가 좀 들었다고 전설 같은 선수를 애물단지 취급한다. 세상엔 예의도 없고 인간성도 사라진 집단이 참 많다. 프로스포츠는 팬들이 존재하기에 운영이 가능한 것이다. 선수들의 플레이에 감동하며 나이가 많아도 자신의 역할에 최선을 다하는 선수를 향해 팬들은 눈물을 흘린다. 다섯 번의 우승에 기여한 전설, 그리고 영구결번 후보 중 한명이었던 김강민 선수를 팽개친 구단, SSG 구단주 정용진의 패악질과 멸콩이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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