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윤석열 대통령이 10월 29일 서울 성북구 영암교회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1주기 추도 예배에서 기도하고 있다. 이날 추도예배에는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 윤재옥 원내대표, 추경호 부총리,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등도 함께 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은 윤석열 대통령의 이태원 참사 1주기 추도예배 참석을 두고 "기획예배 의혹이 사실이라면 윤석열 대통령은 159명 희생자와 유가족, 국민을 기만하고 우롱한 것"이라며 대통령실의 확실한 해명을 요구했다.
지난 29일 윤 대통령이 참석한 서울 성북구 영암교회 추도 예배가 ‘기획예배’라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교회 신도들 사이에서도 "교회를 정치적으로 이용했다"라는 비판이 나오는 가운데 해당 교회 부목사의 팩트체크까지 나왔다.
민주당 강선우 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윤 대통령이 참석한 이태원 참사 1주기 추도 예배가, 교회 측의 난색에도 대통령실의 요구로 진행된 ‘기획예배’라는 의혹이 불거졌다"며 "윤 대통령의 추도사 낭독이 엄밀히 말하면 교인들 앞에서 낭독한 게 아니고 참모들 앞에서 낭독한 것이라는 교회 내부 인사의 발언도 전해졌다"고 밝혔다.
이어 강 대변인은 "추도 예배가 각본 '용산 대통령실', 주연 '윤석열 대통령', 조연 '참모들'로 채워진 가짜였다니 기가 막힌다. 감동도 없고 진심도 없는 억지 신파 드라마 수준이다"라고 직격했다.
강 대변인은 "국민께서는 윤 대통령이 언제까지 10.29 이태원 참사를 피해 다닐 것인지 묻고 있다"며 "윤 대통령은 유가족의 거듭된 초청을 거절하고, 정작 오라고 부르지도 않은 교회를 찾아서 민폐를 끼치며 불청객 노릇을 했는지 답하라"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애초에 윤석열 대통령이 10.29 이태원 참사를 진심으로 추모하는 마음이 있었다면, 교회를 찾는 것이 아니라 추모대회를 찾았어야 한다"며 "윤 대통령은 이태원 참사 추도예배는 ‘기획예배’였는지 답하라"고 했다.
한편 추도 예배를 진행했던 영암교회의 부목사는 지난 29일 소셜미디어를 통해 "어제(28일) 오후 대통령실에서 전화가 와 대통령이 주일에 영암교회를 방문해 예배를 드리겠다고 요청했다"며 "(하지만) 담임목사님은 현재 화장실 공사 중이어서 어수선하고 마침 정책당회 날이라 더 크고 영향력 있는 교회 쪽을 추천한다고 했다. (하지만 대통령실이 담임목사의) 거절을 거절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 교회는 (이태원 참사) 추도 예배를 기획한 적이 없다. 대통령실에서 '우리가 가니까 예배 하나 마련해 달라'고 요청한 것"이라며 "대통령이 추도사를 낭독했는데 엄밀히 말하면 교인들 앞에서 낭독한 게 아니고 참모들 앞에서 낭독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덕분에 엘리베이터는 통제되고 교인들은 걸어 다녔다"며 "교회는 정말 불편해졌다"라고 밝혔다.
'교회 측이 대통령실의 최초 제안을 고사했다'는 정황은 영암교회 장로가 쓴 글에서도 확인된다. 장로는 30일 오전 교회 홈페이지에 윤 대통령 추도 예배 관련 글을 썼는데, 이 글에도 "교회 환경공사로 대통령과 함께 예배를 드리기 어렵다고 하는데 굳이 많은 국무위원들과 함께 예배를 드리고자 한 윤 대통령"이란 내용이 담겨 있다.
이와 관련 대통령실 관계자는 "교회 측과 상의해서 신도분들이 돌아가고 조용히 예배를 드리면 좋지 않겠느냐고 서로 협의가 됐다"라고만 밝혔다.
영암교회 부목사와 장로가 쓴 글은 현재 모두 삭제됐지만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 박제돼 전파가 이어지고 있다.
![]() |
영암교회 부목사가 소셜미디어에 올린 게시글
尹 이태원 추도 기획예배?..野 사실이면 대통령이 국민 우롱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