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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 방류 둘째 날인 25일 오전 중국 베이징 징선수산시장에서 주민들이 수산물을 고르고 있다. 연합뉴스
일본이 지난 24일부터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 해양 방류를 시작한 가운데, 중국이 일본산 수산물 수입을 전면 금지하는 초강수를 내밀었다. 이에 일본 정부가 예상외로 강한 중국의 대응에 당혹감을 보이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중국이 일본산 수산물 최대 수입국이라, 경제적 타격이 크기 때문이다.
25일 일본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농림수산성 간부는 중국의 금수 조치가 발표되자 “중국이 무언가 대응해올 것으로는 생각했지만 이 정도까지는 예상하지 못했다”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일본은 과학에 기반한 절차라고 줄곧 강조해 왔는데, 중국이 전면 수입 금지 조치를 꺼내자 완전히 당황한 모양새다.
이러한 우려의 배경에는 일본 수산물 수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기 때문이다. 지난해 일본 전체 수산물 수출액은 3873억엔으로, 이 가운데 중국은 871억엔어치를 수입해 전체의 22.5%로 1위를 차지했다. 2위 또한 이번에 수입금지의 선봉에 선 홍콩(19.5%)이다. 일본 전체 수산물 수출의 40% 이상이 중국과 홍콩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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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수산물의 수입을 전면 중단하자 24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중국 측에 즉각 철폐를 요구했다"라고 밝혔다.
일본 TBS뉴스에 따르면 기시다 총리는 이날 총리 관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중국의 수입금지 조치에 대해 잘 알고 있다"라며 "외교 경로를 통해 조금 전 중국 측에 즉각 철폐를 요구했다"라고 말했다. 관계 장관들도 25일 줄줄이 기자회견을 열고, 중국 발표를 비난했다.
일본 언론들도 중국 성토에 합세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사설에서 중국의 조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도 불합리한 일”이라며 “과학을 무시한 시진핑 정권의 대응에 강하게 항의한다”라고 했다. 요미우리신문은 “일본 정부에 경제적인 압력을 가하려는 의도로 보인다”라며 “앞으로 일-중 관계의 불씨가 될 게 분명해졌다”라고 풀이했다.
일본 어민들은 정부를 성토하며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지난 21일 기시다 총리와 만나 ‘오염수 방류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전했던 사카모토 마사노부 전국어업협동조합연합회 회장은 마이니치신문에 “전국의 어업인들이 엄청나게 놀란 상태”라며 니시무라 경제산업상에게 전화를 걸어 “금수 조치 철회를 중국에 재촉해달라”라고 말했다는 사실을 전했다.
중국의 일본 수산물 금수 조치에 후쿠시마 이외 지역의 어업인들은 엉뚱한 피해를 당했다며 분노했다. 일본 수산물 수출품 가운데 단일 품목으로 가장 많은 양을 차지하는 것은 가리비(23.5%)로 가리비의 주요 산지인 홋카이도 북부 사루후쓰무라 어업협동조합의 모리 도요아키 전무는 “앞으로 영향이 클 것이다. 시간이 있었는데 정부는 뭘 했느냐”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런 가운데 중국 정부는 엄격한 일본 수산물 제품 단속에 나서고, 중국 소비자들은 일본에 대한 반발이 커지고 있다.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중국은 일본에서 해산물을 가장 많이 수입하는 나라이며 그동안 많은 중국인들이 일본 음식을 즐겨먹었지만 오염수 방류 이후 일본 식당을 더이상 가지 않겠다는 사람들이 크게 늘어났다”라고 보도했다.
관영 중국중앙TV(CCTV)에 따르면 중국 시장감독관리총국은 각 지역에서 모니터링 강도를 높여 식품 생산·경영자가 식품 안전 관련 법률과 수입 식품 관련 규정을 엄격히 준수하도록 감독하기로 했다. CCTV는 또 중국 당국은 시중의 수입 수산물 식품을 대상으로 한 식품 안전 표본 검사를 강화하고, 관련 위법 행위가 발견되면 엄격하게 조사해 처리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CCTV는 “식품 생산·경영자는 원산지가 일본인 수산물(식용 수중 동물 포함) 가공식품의 구매·사용과 음식 제조, 온라인을 포함한 판매가 엄격히 금지된다”라고 설명했다.
보도에 따르면 중국 내에서는 수산품 수입 전면 금지에 이어 일본산 화장품에 대한 불매운동 확산 시작됐다. 중국 온라인상에서는 일본산 화장품 브랜드를 정리한 리스트와 함께 제품의 안전성에 대한 불안감을 호소하는 글들이 빠르게 퍼지고 있다.
보이콧 조짐에 슈에무라와 SK-II 등 일본 화장품 브랜드들은 “원전 오염수 배출과 관계없이 소비자들의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이라고 해명하고 있지만 불안감을 잠재우기는 역부족이다.
SK-II는 ”우리 제품은 후쿠시마 원전에서 멀리 떨어진 서부 시가현에서 생산되기 때문에 원전 오염수 방류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면서 ”소비자들이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다"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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