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윤재식 기자] 결국 국내 전기차 브랜드가 모두 미국 정부가 지급하는 전기차 보조금 대상에서 제외됐다.
![]() ▲ 지난해 9월3일 미국 IRA 발효 후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가 '미국이 한국을 뒤통수 쳤다'며 게재한 논평 ©Global Times |
미국 정부는 17일 (현지시간) 인플레이션 감축법 (IRA) 세부 지침에 따라 최대 7500달러의 보조금을 지급하는 16개 전기차 대상 차종을 발표했다.
국내 브랜드인 현대와 기아는 모두 엄격해진 배터리 요건에 충족되지 못하고 명단에서 빠졌다.
이전에는 북미에서 조립된 전기차에 대해서만 세액공제 형태로 최대 7500달러의 보조금을 지급받을 수 있는 등 북미산 조립 요건만 맞추면 보조금 지급 대상으로 선정될 수 있었다.
그러나 올해부터 적용되는 IRA법 조항에서는 북미에서 조립된 전기차라고 할지라도 북미에서 제조 조립한 배터리 부품을 50% 이상 사용 그리고 미국이나 미국과 FTA 협정을 맺고 있는 국가에서 채굴 가공한 핵심광물의 40% 이상을 사용해야 각각 3750달러 씩 보조금을 받을 수 있다.
해당 보조금 지급 해택을 받게 되는 브랜드는 테슬라 모델3과 모델Y 그리고 쉐보레 볼트, 이쿼녹스, 포드 E-트랜짓, 머스탱 등 대부분 미국차들이다.
이번 보조금 제외 등으로 지난해까지만 하더라도 최대 전기차 시장인 미국에서 테슬라에 이어 점유율 2위(7%)를 기록하며 고속 질주를 이어가던 한국전기차는 급격히 브레이크를 밟을 수밖에 없게 되었다.
IRA 발효 이후 그나마도 한국전기차들은 예외를 인정받는 리스차량에 집중하며 힘겹게 미국 시장에서 버티고 있던 상황이지만 최근 가격 인하를 하고 있는 경쟁자 테슬라가 이번 보조금 혜택을 받게 되면서 상황은 더욱 힘들어지고 있다.
결국 내년 중반이후에야 미국내 전기차 생산이 가능한 한국전기차의 점유율은 급감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 ▲ 미국 국가에 경례하는 윤석열 대통령 모습 ©바이든 대통령 인스타그램 |
한편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 (IRA)는 지난해 8월 중국 전기자동차 산업을 견제하기 위해 발효된 것이지만 덩달아 미국 내 한국 전기자동차 산업 뿐 아니라 배터리 업계에도 심각한 타격을 주고 있다.
당시 IRA가 발효되자 중국 관영 매체 ‘글로벌 타임즈’는 <워싱턴이 서울을 뒤에서 찌르며 미국의 가치를 산산조각 내버렸다 (Washington's stab in Seoul's back shatters US 'values')>라는 논평을 통해 ‘윤석열 정부가 결과적으로 믿고 따랐던 미국에게 배신 당했다’며 조롱하기도 했다.
중국의 조롱처럼 윤석열 정부가 IRA에 대해 아무런 대책 없이 손 놓고 있는 상황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지난해 10월1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팰로시 당시 하원의장 등에게 IRA에 대한 조속한 개정을 촉구하는 서한을 보내며 한국 전기차 및 배터리 업계에 대한 해결책을 모색하기도 했지만 결국 이번 전기차 보조금 리스트에서 제외되는 것을 막을 수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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