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언련 "'천공 강연' 하나 취소로 무마 안돼..천공 주관 미등록 PP JBS를 당장 퇴출하라"
![]() 진천규 통일TV 대표(왼쪽)는 8일 방통위에 진정서를 제출했다. 사진/통일TV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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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취소가 됐지만 ‘천공방송’ 안방 진출로 논란이 됐던 KT가 '통일TV' 송출을 지난달 18일 무단으로 중단한 사태의 여진이 계속되고 있다. 통일TV는 방송통신위원회에 8일 진정을 넣고 본격적인 법적 대응을 준비 중이다.
KT는 통일TV가 ‘김정은 찬양과 북한 체제 우월성 선전’ 등의 내용이 담긴 방송을 내보냈다는 점을 송출 중단 사유로 밝혔는데, 해당 이유 자체가 애매한데다 통일TV 쪽에 송출 중단 통보에 앞서 이를 소명할 기회도 주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KT는 통일TV와 이용자들에게 즉시 사죄하고 원상회복하라. 어떤 이유에서 이와 같은 사태가 벌어졌는지 가입자 시민에게 투명하게 공개하라.”
7일 자유언론실천재단과 전국언론노동조합, 한국피디(PD)연합회 등 언론계가 “KT가 적법한 절차 없이 통일TV 방송 송출을 중단한 것은 유료방송 역사상 유례없는 폭거”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들 단체는 공동성명을 내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부)와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 등 관계 기관에 대해서도 “KT의 위법하고 비상식적인 행위를 철저히 조사해 책임을 묻고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언론단체는 “KT의 급작스러운 조치는 과기부와 방통위가 마련한 ‘유료방송시장 채널계약 및 콘텐츠 공급 절차 등에 관한 가이드라인’에 위배된다”라고 지적했다.
통일TV가 지난 2017년부터 설립을 준비해 북측 저작권사무국과의 계약,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방송채널사용사업자’ 승인 및 ‘특수자료 취급인가’ 취득 등 개국에 필요한 공식적인 절차를 거쳐 2022년 8월 개국했고, KT와의 송출 계약 체결에 따라 계약 위반이나 실무 차질 없이 방송을 해왔다는 것이다.
언론단체는 “이번 송출 중단 사태는 현 정부가 110대 국정과제 중 하나로 제시한 ‘남북관계 정상화, 국민과 함께하는 통일 준비’와도 상반된다”라며 “정부는 언론‧출판 교류, 미디어 콘텐츠 분야 교류 등 다방면의 남북 상호 소통·교류 추진 및 인적교류 확대를 추진한다고 밝힌 바 있는데 KT는 자신의 채널에서 느닷없이 통일TV를 빼버렸다”라고 모순 사항을 강하게 비판했다.
진천규 통일TV 대표는 8일 “오늘 방통위에 진정서를 제출했다”라며 “국가보안법을 철저히 준수해 왔고, 논란의 소지가 있다고 해도 단 한 번도 어떤 프로그램이 어떤 문제가 있는지 KT 측으로부터 주의 조치나 수정 요청이 없었고 소명의 기회도 없었다”라고 밝혔다.
진 대표는 “민주언론시민연합(민언련) 성명이 있었고, 이번 언론단체들에서도 늦은 감은 있지만 성명을 내줬고, 언론 매체들도 관심을 가져줘서 큰 힘이 되고 있다”라며 “살인죄도 3심을 하는데 언론사를 재판도 없이 사형선고를 내리고 바로 집행해버린 것과 같아 절차적 부당성을 지속적으로 밝혀서 원상회복이 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통일TV 측을 대리하는 김성순 변호사는 이날 미디어오늘에 “곧 법원에 송출중단을 금지하고 KT의 계약해지가 무효이니 계약을 이행하라는 취지의 가처분을 제기하고 손해배상 등의 본안 소송을 넣을 예정”이라며 “다만 방송사의 피해가 크기 때문에 정부의 시정조치를 구하는 진정서를 접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통일TV 관계자도 매체에 “방송사에게 송출중단은 사형선고인데 소명기회나 사전 경고도 없이 했다는 건 납득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민언련 "통일TV 내쫓고 ‘천공방송’ 편성한 KT, 미등록 JBS 퇴출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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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통일TV 송출 중단 배경을 지난 1월 29일 <통일TV 내쫓고 ‘천공방송’ 편성한 KT, 미등록 JBS퇴출하라> 제목의 민언련 성명서에서 유추할 수 있다.
민언련은 이날 성명에서 "통일TV 방송 내용이 북한 우월성 선전을 포함하는 등 공익을 저해했다는 이유로 일방적으로 송출을 중단한 직후 ‘천공’ 강의를 주력으로 편성한 JBS에 채널을 내주면서 일어났다"라고 주장했다.
민언련은 "윤 대통령 멘토를 자처한 유튜버 ‘천공’ 강연을 IPTV 서비스에 편성하려다 거센 비판이 일자 취소한 것"이라며 통일TV 송출 중단에 의구심을 드러냈다.
민언련은 "국민의 세금으로 성장한 KT는 지분구조로 보면 민간기업이지만 정부가 실질적으로 임원 선임에 영향력을 행사하며 통제해왔다"라며 "KT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고 있는 통일TV 송출의 일방적 중단 근거와 함께 ‘천공’ 콘텐츠가 주력인 JBS를 서비스 채널로 선정한 과정을 공개하라"고 촉구했다.
이어 "천공 강연 취소 하나로 무마될 수 없다"라며 "세계종합무도대회 등 ‘천공’이 주관하는 콘텐츠가 즐비한 미등록 PP JBS를 당장 퇴출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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