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수지에 비상이 걸렸다.
올 들어 20일 만에 무역수지 적자가 100억달러를 넘어서면서다. 한국의 간판 상품인 반도체 수출이 14년 만에 30% 넘게 급감한 데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국제 에너지 가격도 고공행진하고 있어 당분간 무역수지 개선이 쉽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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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청에 따르면 올 들어 첫 20일간 무역적자가 102억달러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연간 무역적자(474억6700만달러)의 5분의 1에 해당하는 규모다. 글로벌 경기 침체로 수출이 둔화한 반면 원유 등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면서 수입액이 늘어난 결과다.
이달 1~20일 수출(통관 기준)은 336억21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7%(9억3300만달러) 감소했다. 조업일수를 고려한 하루평균 수출액은 8.8% 줄어 감소폭이 더 컸다. 반면 수입은 9.3%(37억4300만달러) 증가한 438억8500만달러였다.
지금 추세가 이어지면 1월 전체로는 월간 기준 역대 최대 무역적자가 날 가능성이 높다. 종전 최대 적자는 지난해 8월의 94억3500만달러다. 1월에 무역적자가 확정되면 지난해 3월 이후 11개월 연속 무역적자 행진이 이어지는 것이다. 1995년 1월~1997년 5월 이후 최장기 무역적자다.
對中 무역적자는 32.4억달러…최대 적자 낸 작년 10월의 3배
국가별로 보면 이달 1~20일 대중(對中) 무역적자가 32억4000만달러에 달했다. 한국이 중국과의 무역에서 기록한 월간 최대 적자는 작년 10월의 12억6000만달러였다.
그런데 올 들어 20일 만에 적자가 이의 세 배 가까이 쌓였다. 중국은 더 이상 ‘한국의 달러 박스’가 아닐 뿐 아니라 오히려 한국이 대중 무역적자가 고착화되는 걸 우려해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이 기간 대중 수출은 24.4% 감소한 반면 수입은 9.7% 증가했다. 대중 수출은 이미 지난달까지 7개월 연속 감소했다. 1월에도 수출이 줄어들면 8개월째 뒷걸음질 치게 된다.
베트남(-13.3%) 대만(-27.5%)도 올 들어 수출이 줄었다. 그나마 미국(18.1%) 유럽연합(16.7%) 일본(3.3%)으로의 수출은 늘었다.
1월부터 무역적자가 쌓이고 수출이 감소하면서 ‘올해 수출을 플러스로 만들겠다’는 윤석열 정부 계획에 빨간불이 켜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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