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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족노조 몰이' 사상초유 ‘업무개시명령’ 후폭풍..화물연대 "노동 계엄령" 반발
"업무개시명령은 화물 노동자에게는 계엄령에 준하는 명령. 아니, 차라리 죽으라는 명령..더 강력한 투쟁으로 맞서 싸우겠다"
정현숙 2022.11.29 [15:35] 본문듣기

尹, 노조 갈라치기 시동.."진정한 약자에 비하면 고소득"

이상민, 화물연대 파업 "극소수 강성 귀족노조 주도" 맹비난

이은탁 "월 267시간 운전해 376만원 버는 것..세상에 이런 귀족도 있나?"

 

윤석열 대통령이 화물연대 집단운송거부 사태 관련 업무개시명령을 심의하기 위해 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 개회 선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불법 귀족노조 시대 종식을 위한 조치'라면서 29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소속 화물연대 총파업과 관련해 사상 초유의 업무개시명령을 발동했다. 화물연대뿐만 아니라 지하철과 철도 등 연대 파업도 예고돼 후폭풍이 거세지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불법행위 책임은 끝까지 엄정하게 물을 것"이라면서 "제 임기 중에 노사 법치주의를 확고하게 세울 것이며 불법과는 절대 타협하지 않을 것"이라고 업무개시명령을 강행했다.

 

윤 대통령은 "연대 파업을 예고한 '민노총' 산하의 철도, 지하철 노조들은 산업 현장의 진정한 약자들, 절대 다수의 임금 근로자들에 비하면 더 높은 소득과 더 나은 근로 여건을 가지고 있다"라며 "'민노총'(민주노총)의 파업은 정당성이 없으며 법과 원칙에 따라 단호하게 대처하겠다"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노동계는 29일 화물연대 총파업에 정부가 사상 초유의 '업무개시명령'을 발동한 데 대해 '윤석열 정부의 계엄령'이라고 즉각 반발하며 더 강력한 투쟁으로 맞서 싸우겠다고 선언했다.

 

화물연대본부는 이날 업무개시명령 의결 직후 성명을 내고 "윤석열 정부는 화물 노동자에게 계엄령을 선포했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지난  2004년 화물자동차운수사업법 개정에 따른 제도 도입 후 첫 업무개시명령이다. 해당 명령이 발동되면 화물차 기사는 즉각 업무에 복귀해야 한다. 이를 정당한 사유 없이 거부하면 3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지고, 면허정지 또는 취소된다.

 

화물연대는 "업무개시명령은 화물 노동자에게는 계엄령에 준하는 명령이다. 아니, 차라리 죽으라는 명령"이라며 "즉각 업무 복귀를 명령하고 이를 따르지 않을 시 화물 노동자의 화물운송종사자 자격을 박탈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총파업 전부터 국토교통부는 업무개시명령을 비롯한 강경 탄압의 명분을 쌓았다"라며 "교섭 파행의 모든 책임을 화물연대에 있다는 식으로 업무개시명령을 정당화하는 명분을 열심히 위조해낸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정부는 화물 노동자가 '노동자'가 아닌 '개인 사업자'라고 한다. 개인 사업자가 자신의 영업을 중단하겠다는데 정부가 일을 하라고 강요한다는 것은 그야말로 어불성설"이라며 "업무개시명령 엄포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화물연대는 정부의 업무개시명령에 굴하지 않고 투쟁을 이어갈 것"이라며 "이번 총파업의 결과가 어떻든지 화물 노동자가 인간답게 살고, 동료와 시민의 안전을 지키기 위한 여정을 결코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은 업무개시명령을 두고 ‘위헌성이 큰 명령’이라며 즉각 철회를 요구했다. 민주당은 이날 논평을 내고 “위헌성이 큰 업무개시명령을 철회하고 대화와 교섭에 성실히 임하라”고 촉구했다. 

 

안호영 수석대변인은 “외형상 법치주의를 내걸었지만, 법적 처벌을 무기로 화물노동자에게 일방적 희생을 강요하는 것”이라며 “애초부터 정부는 화물연대와 교섭할 뜻이 없었다고 볼 수밖에 없다”라고 강조했다.

 

안 대변인은 “특히 업무개시명령은 내용과 절차가 모호하고 위헌성이 높아 2004년 도입 이후 지금까지 단 한 번도 발동되지 않았다”라며 "윤석열 대통령은 독단과 독선의 국정운영을 멈추기 바란다”라고 요구했다.

 

윤석열 정부가 화물 차주들이 한 달에 천만 원 이상을 버는 고소득자라면서 '귀족노조' 여론 몰이로 갈라치기까지 시도하는 상황에 '재벌 챙길 땐 자영업자 취급, 부려야 할 땐 종업원(노동자) 취급'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이상민 행정안전부장관은 전날 중대본 회의에서 화물연대 총파업에 대해 "국가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이를 외면한 극소수 강성 귀족노조 수뇌부가 주도하는 이기적인 집단행위"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또한 이태원 참사의 핵심 책임자의 한 사람으로 "화물연대 파업은 이태원 참사 같은 사회적 재난"이라고 말해 논란이 되고 있다.

 

이은탁 사회 노동운동가는 29일 페이스북을 통해 "이상민 행안부 장관이 화물연대를 ‘귀족노조’라고 한다"라며 귀족노조라고 비난받은 화물차주들의 실상을 공공기관의 보고서를 제시하면서 조목조목 따져 들었다.

 

그는 "정부기관인 한국교통연구원 보고서 ‘2021년 화물운송시장동향’에 따르면 화물차주의 평균 운전경력 21.3년, 평균연령 54세, 일평균 운행거리 391.8km, 일평균 11.9시간 노동, 월평균 운행일수 22.4일, 월평균 수입 1006만원, 월평균 지출액만(차량할부금, 유류비, 통행료, 보험료, 수선비 등) 630만원"이라고 밝혔다.

 

이어 "경력 21.3년의 50대 중반 노동자가 차에서 자면서 죽음을 무릅쓰고 월 267시간 운전해 376만원 버는 것"이라며 "시간당 14,000원이다. 안전운임제가 적용되지 않는 화물차는 최저임금 수준이다. 세상에 이런 귀족도 있나?"라고 따져 물었다.

 

그러면서 "윤석열 연봉 2억4천4백만원, 이상민 연봉 1억4천만원이다. 연봉 4,512만원 화물차주를 ‘귀족’이라고 하는 윤석열과 이상민의 입을 찢어버리고 싶다"라며 "화물연대 파업을 지키기 위한 한 끼 밥값연대에 동참한다"라고 관련 포스터를 공유했다.

 

희일이송 영화감독도 이상민 장관을 겨냥해 이날 SNS로 "오래 살았나 보다. 이렇게 양심 없는 사람들을 다 본다. 이태원 참사 책임자가 이런 말을 지껄여도 되나. 이태원 참사 유족들은 얼마나 속을 끓일 것이며, 화물연대 노동자들은 얼마나 황당할까. 그러니까 이상민에게 재난이란 사람이 죽는 게 아니라, 자본이 다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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