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정권에서 이렇게 훌륭한 장관 본 적 있나?”
박순애 “(尹이 초등 만5세 입학) 빨리 스타트하라 했다”
대통령실 "尹이 취학연령을 1년 앞당기는 방안을 신속히 강구하라 지시"
[국회=윤재식 기자] 만 5살 초등학교 입학 등으로 논란을 빚고 있는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오늘(8일) 자진 사퇴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지지율 하락으로 고심하고 있는 윤석열 정부로부터의 사실상 경질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 ▲ '좋·빠·가' 윤석열 대통령(좌)/ 토론회장에서 학부모의 손을 잡던 박순애 교육부장관 (우) © 서울의소리 |
“전 정권에서 이렇게 훌륭한 장관 본 적 있나”라며 윤 대통령의 찬사와 함께 인사청문회도 없이 장관으로 임명된 지 1달여 만에 지지율 하락의 책임을 지고 지난 대선 후보 당시 윤 대통령이 공약 쇼츠 영상에서 외친 문구 ‘좋아 빠르게 가 (이하 좋·빠·가)’ 처럼 빠르게 ‘팽’당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근 20%대 윤 대통령 지지율 조사결과를 발표한 여론조사 기관 리얼미터는 “최근 지지율 하락세가 40%대 지지율을 지켜오던 가정주부 층에서 ‘학제 개편’ 이슈의 영향으로 큰 폭의 하락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만5세 초등학교 입학연령 하향 정책’ 관련해 더불어민주당 강득구 의원실에서 지난 1일부터 7일까지 7일 동안 65만 여명을 상대로 실시한 긴급 온라인 설문조사에서도 무려 95.7%(조사기관 교육정책디자인연구소, 신뢰도 95%, 표본오차 +/- 3.1%p)가 해당 정책에 대한 추진을 반대한다고 답했으며 그중 65.2%가 학부모로 나타나 해당 정책 추진이 윤 대통령 지지율 하락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여름휴가를 마치고 업무에 복귀한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출근길 도어스텝핑에서 박 장관의 거취에 대해 “국민의 관점에서 이 문제를 점검하고 살피겠다”면서 “살펴보고, 필요한 조치가 있으면 하고 그렇게 일하겠다”고 답했다.
지지율에 연연하지 않겠다던 윤석열 정부도 국정 지지율이 20%대를 기록하자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지지율 하락의 원인을 ‘꼬리 자르기’ 하는 것으로 보인다. 또 뒤늦게 ‘공론화’의 과정을 거치겠다고 윤 대통령과 박 장관 측은 수습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대선 당시처럼 ‘좋·빠·가’를 밀어붙이며 ‘좋·빠·가’로 임명한 장관이 교육주체의 의견 수렴이나 사회적 공론화 없이 졸속으로 추진하는 정책을 ‘좋·빠·가’ 추진하라고 했던 윤 대통령도 그 책임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이며 사실상 이번 졸속 정책 추진의 ‘몸통’으로 평가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 비상대책위원회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박순애 장관의 사퇴는 기정사실화된 것이고 사퇴만으로 이 문제를 어물쩍 넘어가서는 안 된다”면서 “박순애 장관이 그렇게 문제가 많은 것을 알면서도 인사검증을 부실하게 하고 임명을 강행한 것이 누구인가.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인사청문회도 없이 박 장관을 임명한 대통령을 겨냥했다.
앞서 대통령실 관계자는 지난 달 29일 박 장관의 ‘학제 개편’ 업무보고가 끝난 뒤 “취학연령을 1년 앞당기는 방안을 신속히 강구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으며 박 장관 역시 지난 1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해당 정책은 윤 대통령의 의지가 강하게 작용해 “(해당 정책을) 빨리 스타트하라”고 알아들었다고 증언했다.
한편 연합뉴스 보도를 시작으로 다수의 언론들이 박 장관의 사퇴 발표를 오늘로 추정하며 보도했지만 정작 교육부는 “아는 바 없다”고 선을 긋고 있다.
교육부 김천홍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박 장관도 관련 보도를 봤다”면서도 “이와 관련한 언급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김 대변인은 또 ‘박 장관은 통상일정을 수행하고 있으며 다음주부터 공개 일정을 갖고 소통에 나설 예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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