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의 ‘비선 실세’였던 정윤회씨의 아들인 배우 정우식씨(32)에 MBC 수뇌부가 ‘캐스팅 특혜’를 줬다는 의혹에 대한 내부 반발이 확산되고 있다. 언론 관련단체들은 정씨 특혜 의혹을 ‘비선 실세의 방송농단 사건’으로 규정하고 특별검사에 수사를 의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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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에 따르면 MBC 드라마 <내조의 여왕>, <여왕의 꽃> 등을 연출한 김민식 PD는 19일 사내 게시판에 실명으로 올린 글에서 정씨 캐스팅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진 장근수 드라마본부장에게 “드라마 제작현장에 있는 MBC 후배들의 명예와 자긍심을 지켜달라”고 요청했다.
MBC는 정씨 캐스팅 특혜 의혹이 제기된 뒤 보도자료를 통해 “본부장의 일상적 관리 행위에 대한 부당한 의혹”이라며 부인했으나 김 PD는 “(장 본부장이) 대본을 보고 극중 주인공 남동생 역할을 지정해 캐스팅을 주문한 일도 있고, 비중이 없는 신인치고 너무 높은 출연료를 불렀을 때는 ‘출연료를 올려서라도 반드시 캐스팅하라’고 지시한 일도 있다”며 구체적인 정황을 추가로 밝히기도 했다. ▶관련기사: [단독]MBC 수뇌부, 정윤회 아들 출연 제작진에 압력
앞서 지난 15일에는 MBC PD협회도 성명을 내고 “공영방송 MBC 사장과 드라마본부장이 무명배우 배역을 챙겨주느라 노심초사했다니 막장도 이런 막장이 없다”며 “시사보도도 모자라 드라마까지 망가뜨릴 속셈이냐”라고 거세게 비판했다.
실제로 정우식은 박근혜 당선 후인 2013년부터 영화 ‘족구왕’과 SBS 드라마 ‘결혼의 여신’ 등에 출연하며 연예계에 본격 데뷔했다. 그러다 2014년 4월부터 MBC 드라마 ‘개과천선’을 시작으로 ‘야경꾼일지’, ‘오만과 편견’, ‘빛나거나 미치거나’, ‘딱 너같은 딸’, ‘화려한 유혹’, ‘옥중화’ 등 올해까지 MBC 드라마에만 7편 연속 출연했다. 지난해 정씨가 출연한 OCN 드라마 ‘실종느와르 M’도 MBC 자회사인 MBC C&I가 제작했다.
MBC 내부뿐 아니라 방송계에서도 참담하다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한국PD연합회는 “실력이 검증되지 않은 배우를 정당한 오디션 없이 발탁한 것은 정유라의 이화여대 특혜 입학과 같은 부정행위”라고 비판했다.
한편 전국언론노조 및 언론 관련 시민단체 등으로 구성된 언론단체시국회의는 20일 정씨 출연 특혜 의혹에 대해 장 드라마본부장과 안광한 MBC 사장, 정윤회씨 수사를 특검에 의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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