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한석준 아나운서가 생방송 중 국정원을 옹호하는 발언을 해 일파만파 논란이 되고 있다. 시청자들의 항의 전화가 빗발치고, sns로 여론이 뒤끓자 kbs는 한석준 아나운서를 해당 프로그램에서 하차시켰다.
어차피 '대타'로 잠시 투입된 것이지만, 생방송 중 물의를 일으켜 하차한 것은 한석준 아나운서에겐 씻을 수 없는 과거로 남을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단순한 말 실수가 아니라, 언론인으로서의 인식이 제대로 정립되어 있지 않다는 점에 있다.

한석준은 생방송 중 "남재준 국정원장에 대해 증거위조 지시나 개입사실을 확인하지 못했다고 밝힌 편이 어떻게보면 다행스럽다고 생각된다"며 "우리나라 최고의 정보기관인데 안에서 어떤 지시가 오갔는지 밖으로 낱낱이 밝혀지면 그것도 좀 웃기지 않나" "어느정도 국정원도 지켜 줄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한석준의 이 말은 간첩조작 사건에 남재준 국정원장이 보고를 받지 않았다는 전제를 깔고 있다. 세상에, 그런 대형 사고에 국정원장이 보고를 받지 않으면 누가 받겠는가? 국정원의 지휘 체계상 간첩조작 사건은 처음부터 끝까지 국정원장에게 보고되어야 한다.
따라서 남재준 국정원장이 조작 사실을 알고도 이를 무마하려는 지시를 했다면 당연히 사법처리 되어야 한다. 진부하지만, '법은 만인에게 평등하'지 않은가?

대선에 개입해 여론을 조작하고, 이를 덮기 위해 온갖 사건을 양산해낸 국정원은 그렇다치고, 공영방송 아나운서가 노골적으로 간첩 조작을 한 국정원을 편들고 나선 것은 참으로 후안무치하다. 대학 나와 언론인이 될 때는 그렇지 않았을 것이다.
한석준 역시 나름대로 정의로운 언론인이 되고자 노력했을 것이다. 하지만 조직의 메카시슴에 길들여지다보니 차츰 의식이 변했을 것이다.

나인홀트 니부어는 '도덕적 개인과 비도덕적 사회'를 통해 개인이 어떻게 사회의 집답 속에서 변해가는지 설파했다. 개인이 아무리 도덕적으로 살려고 노력해도 그 사회가 썩어 있으면 개인 역시 자기도 모르게 썩어 간다. 그 개인은 자신이 썩어간다는 사실 자체도 망각하고 산다.
그것이 이른바 '모랄 해저드'다. 이 '도덕적 불감증'에 감염된 언론인이 한둘이 아니다. 권력에 아부하는 사람이 먼저 진급하는 '관행'이 개인의 영혼마저 팔게 하는 것이다. 종편에 출연해 곡학아세하는 교수가 얼마나 많은가?
한석준은 그 말을 한 공로로 앞으로 kbs 간부가 될 것이다. 아직 불혹도 되지 않은 39세의 나이에 공영방송의 간부가 되면 개인으로선 영광일 것이다.
그러나 그가 무엇을 하든 방송을 보는 시청자들의 미간은 찌푸려질 것이다. 그렇게 되면 아나운서 한석준은 사실상 언론인으로서 '사형선고'를 받은 것이다. 정식으로 국민들에게 사과하고 kbs에서 사직하는 게 정답이다. 공영방송의 아나운서는 공인이기 때문이다. 공인의 실수는 그 자체가 범죄다.
한석준 아나운서는 손석희에게 배워라!
* 이상 coma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