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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조사 파국, 국민은 반드시 책임 물을 것이다!
스스로 괴물이 되어버린 자들을 옭아매는 목줄이 될 것이다
서울의소리 2013.08.21 [13:06] 본문듣기

  • '국가정보원 댓글 의혹 사건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가 사실상 끝이 났다. 새누리당이 21일로 예정되어 있던 국정원 국정조사 3차 청문회에 불참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새누리당 국조특위위원이자 원내대변인인 김태흠 의원은, 증인으로 신청했지만 2차 청문회에 불참한 전 국정원 직원 백종철씨의 불출석 사유를 인정하면서 "증인이 없어 청문회를 할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새누리당은 불출석 증인들에 대해 재소환을 하면서까지 청문회를 개최하는 것이 무의미하다는 입장이다. 민주당은 이와 관련해 단독으로라도 3차 청문회를 개최하겠다고 밝혔으나 새누리당으로 부터 "벽에 대고 쇼를 하려 한다"는 비난을 받아야만 했다. 이로써 새누리당은 이번 국정조사에서 자신들에게 주어진 특명이었던 '국정원 지키기 대작전'의 피날레를 화려하게 장식하며 일정을 마무리하게 됐다. 


    <또 어디를 그리도 급히들 가십니까? 국정조사를 파행시키기로 단단히 결심한 새누리당 출처:구글>

    이번 국정조사는 '국가정보원 댓글 의혹 사건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로 이름이 붙여졌다. 그런데 국가정보원의 댓글 의혹 사건은 1차원적인 하나의 개별적 사안이 아니라 경찰과 새누리당이 관련되어 있는 3차원의 복합적인 사안이었다. 따라서 이 사건의 진상을 규명하기 위해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불법으로 대선에 개입한 국정원과 이를 수사한 경찰의 부실·축소 수사 의혹 뿐만 아니라 이 모든 과정에 깊숙이 관여되어 있는 새누리당과 관련된 의혹들이 밝혀져야만 했다. 그러나 필자가 몇차례에 걸쳐 언급한 바 있듯이 이번 국정조사는 국정조사를 받아야 할 자들이 국정조사의 한 축이 되는 기형적인 형태로 시작되었다는 점에서 이미 파국을 예고하고 있었다. 

    새누리당의 생각하고 있던 국정조사는 야당과 국민들이 생각했던 그것과는 달라도 한참 달랐다.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그들 자신이 '국가정보원 댓글 의혹 사건'의 공모자들이기 때문이었다. 새누리당이 그동안 국정조사를 통해 어떤 행태를 보여왔는지를 살펴보면 그들이 국정원 및 경찰과 공모하지 않고서는 도저히 할 수 없는 짓을 서슴치 않고 있다는 것을 쉽게 간파할 수 있다. 

    당초 새누리당과 민주당은 국정조사를 7월 2일 부터 8월 15일까지 45일 동안 진행하기로 합의했다. 국정조사특위의 권성동 새누리당 간사와 정청래 민주당 간사는 지난 7월 1일 이같은 계획서 통과에 합의했다. 그러나 특위 구성, 공개 여부, 조사 대상, 증인 채택 문제 등에서 여야 간의 입장 차이가 너무나 커서 이후 진행과정에서 암초에 부딪힐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그리고 이 예상이 현실화 되는 데는 불과 이틀이 채 걸리지 않았다.

    △ 7월 2일 
    제척 사유가 있는 사람이 참석한 상태에서 어떻게 위원장을 선임할 수 있나? (새누리당 이장우·김태흠 국조특위 위원)

    첫 회의는 불과 10분 만에 정회되었다.  새누리당은 민주당 측 특위위원 중 김현·진선미 의원이 국가정보원 여직원에 대한 인권 침해 의혹과 관련된 피고발인인 관계로 제척사유에 해당한다며 문제를 제기하는 것으로 국정조사를 시작했다. 

    △ 7월 9일 
    두 의원에 대한 제척이 없는 한 만남도 의미가 없다 (권성동 새누리당 국조특위 간사)

    이날 새누리당 정문헌·이철우 의원은 국조특위위원 사퇴기자회견을 열었다. 이철우 의원은 국정원 출신이고 정문헌 의원은 NLL 의혹을 최초 제기한 당사자이다. 새누리당이 불법적인 국정원의 정치개입을 폭로해 국정원 저격수로 평가받던 김현·진선미 의원의 사퇴를 끌어내고, 정치공방을 통해 최대한 시간을 벌기 위해 선수를 친 것이었다. 그리고 더욱 황당한 일이 폭로되었다. 국조가 진행 중임에도 새누리당 국조특위 위원 9명 중 4명이 해외출장을 다녀와 애시당초 국조에 전혀 마음이 없다는 것을 행동으로 보여준 것이다. 새누리당 국조특위 간사인 권성동 의원과 김태흠 의원은 국조가 시작된 다음 날인 3일부터 4박5일간 대기업으로부터 1억5000만원 가량의 후원을 받고 중국출장을 다녀왔고, 김재원 의원은 러시아에, 사퇴한 이철우 의원은 중국 심양을 방문하고 돌아왔다. 

    △ 7월 16일
    지난 15일 동안 여야 간 위원 제척 논란으로 제자리걸음만 했다. 야당 소속 위원들로만 오늘 회의를 개최하겠다 (신기남 국조특위 위원장)

    국조는 앞으로 단 한발자국도 나아가지 못했다. 김현·진선미 의원의 제척을 물고 넘어지는 새누리당의 정치공세 때문이었다. 민주당은 이날 국조특위 전체회의를 단독으로 소집했고, 새누리당은 두 의원에 대한 제척이 받아들여지지 않는 한 특위를 정상화할 수 없다며 맞섰다. 새누리당의 몽니속에 벌써 국조기간의 3분의 1이 지나갔다. 

    △ 7월 17일
    더 이상 늦추는 것은 국정조사를 무산시키려는 새누리당 의도에 말려드는 일일 뿐이다 (김현 민주당 국조특위 위원)

    결국 김현·진선미 의원이 사퇴를 선언했다. 이유야 어찌되었든 국조 파행 장기화에 따른 부담을 떨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두 의원의 자진사퇴로 국조는 표면적으로 정상화되는 듯 했지만 그러나 핵심 쟁점이었던 증인·참고인 채택과 조사 범위에 대한 세부적 이견은 여전히 남아있었다.  

    △ 7월 24일(법무부)~25일(경찰청) 기관보고
    "북한의 교묘한 국론 분열에 맞선 사이버 활동이 필요하다. 국정원 직원이라는 걸 눈치 채지 못하게 댓글을 다는 것을 장려해야 한다"  (권성동 새누리당 국조특위 간사)

    법무부 기관보고에서 국정원을 적극적으로 옹호했던 권성동 간사의 '댓글 장려' 발언이야말로 새누리당의 의중을 정확하게 보여준 것이었다. 이로써 새누리당은 국가정보원 댓글 의혹 사건이 불법이 아닌 적극적으로 장려해야 할 정당한 국정원의 업무로 인식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권성동 의원의 발언을 보며 그동안 국가기관이 정당성의 가면을 쓰고 불법적으로 자행해왔을 일들을 생각하니 소름이 돋는다. 그렇게 얼마나 많은 국민들이 정권유지와 체제유지의 희생제물이 되어 왔을까! 권성동 의원의 발언은 민주주의를 부정하는 지극히 야만적이며 반민주적인 망언이었다. 

    경찰청 기관보고에서는 시작한지 45분 만에 새누리당 특위위원 전원이 집단 퇴장했다. 민주당 정청래 간사가 지난해 12월 16일 당시 박근혜 후보가 대선후보 3차TV토론에서 국정원 여직원 댓글과 관련된 발언을 한 동영상을 튼 것을 문제삼았다. 그들의 심기를 불편하게 만든 것은 도대체 무엇이었을까? 박근혜 후보의 날선 목소리 때문이었을까? 아니면 박근혜 후보가 경찰의 수사가 발표되기도 전에 관련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다는 사실이 알려지는 것이 불편했던 것일까!

    △ 7월 26일 국정원 기관보고
    회의 공개 여부를 합의하지 못했기 때문에 새누리당은 국정원 기관보고를 무기한 연기하기로 했다 (권성동 새누리당 국조특위 간사)

    새누리당은 이번에는 회의 공개 여부를 물고 늘어졌다. 새누리당은 국정원 기관보고가 국가안보 기밀사항이 포함돼 있어 비공개로 진행해야한다고 고집을 부렸다. 그러나 모두가 알다시피 국정조사는 공개가 원칙이다. 국민에게 보여주면 안되는 무엇이라도 있는 것인가? 새누리당은 이날 남재준 국정원장을 국회 인근 호텔에 머물도록 해 국정원 기관보고가 사실상 눈가리고 아웅하는 격이며, 새누리당이 국정원의 방패막 역할에 충실할 것임을 다시 한번 증명해 보였다. 

    △ 7월 28일 
    다른 의원들은 쉬는데 우리 특위 위원들만 일한다. 7월 마지막 주는 너무 덥다  (권성동 새누리당 국조특위 간사)

    극적으로 국정원 기관보고에 합의를 본 여야는 그러나 일주일간의 유예기간을 두고 8월 5일에 국정원에 대한 기관보고를 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더워서 국조를 할 수 없다는 해괴한 논리를 들이대며 시간벌기에 나서고 있다. 도데체 지금까지 한 일이 뭐가 있다고 저렇게 말할 수 있는 건지 국민들은 안중에도 없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새누리당이 국정조사를 진행할 의사가 전혀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 7월 31일 민주당 장외투쟁 선언
    세 번의 파행과 30여 일간의 국정조사 중단, 증인 채택 거부로 인해 더 이상 국정조사에 성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지경이다. 사건의 진실 규명과 국정원 개혁에 대한 의지가 전혀 없다는 것이 확인된 마당에 더는 참기 어렵게 됐다 (김한길 민주당 대표)

    더 이상 참기 어렵게 된 민주당은 결국 장외투쟁을 선언하기에 이른다. 그러나 이런 사태를 유발시킨 주체인 새누리당은 민주당의 장외투쟁을 국정조사를 파행시키려는 의도라는 적반하장식 논리로 대응한다. 국정조사를 파행시키려는 자들은 도대체 누구일까? 

    △ 8월 4일 국조 재개 합의
    여당 원내대표로서 유감으로 생각합니다 (새누리당 최경환 원내대표)
    의회 정치를 마비시키는 일은 없도록 최대한 노력을 (해주셨으면) (민주당 전병헌 원내대표)

    새누리당과 민주당의 원내지도부와 국조특위 간사는 이날 3+3 회동을 갖고 국정원 국정조사 파행에 대한 유감을 표명하고 조속한 정상화를 위해 최대한 노력하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이는 국민여론을 의식한 요식행위에 지나지 않았다. 새누리당의 모습은 이후에도 이전과 대동소이했기 때문이다. 이처럼 그들에게 단지 국조는 '국정원 구하기 대작전'을 위한 가장 효과적인 수단일 뿐이었다. 

    △ 8월 5일 국정원 기관보고
    국정원 기관보고는 방송 생중계를 전제로 1시간 공개하기로 이미 합의했다. 그러나 그것도 못하겠다고 한다. 새누리당과 국정원의 음모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정청래 민주당 국조특위 간사)

    이명박 정권이 그토록 심혈을 기울였던 방송장악의 효과가 입증되는 순간이었다. 우여곡절 끝에 간신히 국정조사 재개를 합의해 놓고 정작 합의한 방송 시간, 그것도 고작 1시간에 불과한 시간조차 국민에게 공개하지 않겠다고 하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다. 방송 3사가 자의적 판단에 의해 독자적으로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생각할 국민이 얼마나 있을까? 새누리당이 막후에서 영향력을 행사했을 가능성이 매우 농후하다. 우리는 이것을 합리적 의심이라고 부른다. 국민의 알권리는 도대체 어디로 사라져 버린 것일까? 

    △ 8월 16일 원세훈·김용판 청문회
    형사재판과 직결돼 있는 내용이라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원세훈 전 국정원장)

    이 사건으로 형사재판이 진행중이다. 증언이 언론을 통해 외부로 알려지는 과정에서 진위가 왜곡되거나 잘못 알려지면 재판에 영향을 줄 수 있다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

    사상 초유의 일이었다. 1948년 제헌 헌법으로 국정조사 및 국정감사 제도가 도입된 이후 전무한 일을 이 두 사람은 꺼리낌없이 저지르고야 말았다. 새누리당과 사전교감이 없었다면 절대로 불가능했을 초유의 증인선서거부로 청문회는 농락당했고, 국민들은 이들이 뻔뻔함에 치를 떨어야 했다. 이와 관련해서는 필자의 이전 글을 참고하기 바란다.

    ☞ 원-판 청문회, 촛불민심에 기름을 붓다 ☜ (클릭)

    △ 8월 19일 국정원 2차 청문회
    박원동 전 국정원 국익정보국장, 민병주 전 국정원 심리전단 단장은 사실상 현직 직원이 아니다 (정청래 민주당 국조특위 간사)

    두 증인은 현직 국정원 직원이다. 출근하는지 안하는지를 어떻게 아는가  (권성동 새누리당 국조특위 간사)

    사사건건 트집잡기에 혈안이 되어있던 새누리당이 이번에는 가림막과 추가증인 채택을 문제삼았다. 두 전직 국정원 직원의 신분노출을 빌미로 가림막을 제거할 수 없다는 새누리당이 이어서 김무성 의원, 권영세 주중대사의 증인 채택을 놓고 격론을 벌이다 1시간 만에 회의를 중단한 것이다. 30분 만에 속개된 청문회 끝에 새누리당 위원들이 전원퇴장하면서 결국 오전 청문회는 단 한차례의 증인 심문도 하지 못한 채 허무하게 종료되고 말았다. 

    △ 8월 21일 국정원 3차 청문회
    증인이 없는 청문회는 갈 필요 없다 (김태흠 새누리당 국조특위위원 및 원내 대변인)

    '국가정보원 댓글 의혹 사건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는 이렇듯 국정조사의 취지를 망각한 새누리당의 비이성적, 비상식적 태도로 인해 누더기로 전락한 채 끝이 나게 되었다. 이로인해 국정조사 결과보고서 채택은 사실상 물건너갔고 향후 정국은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시계제로의 상황에 놓이게 되었다. 국정조사의 결과를 놓고 여야 간 또 다시 날선 공방이 연출될 것이 자명하기 때문이다. 

    만신창이가 되어버린 국정조사로 인해 국정조사 무용론이 대두되기도 하고, 민주당의 전략부재를 탓하는 목소리도 들린다. 한쪽에선 증인 및 참고인들의 불성실한 답변태도를 비판하기도 하고 이를 위해 증인 및 증언관련 규정을 강화해야 한다는 현실론적 방법론을 제기하기도 한다. 그러나 살펴본 바와 같이 애초 국정조사를 원치않았던 새누리당의 물타기와 무력화 시도야말로 국정조사를 파탄낸 가장 큰 요인이었다는 것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일이다. 

    새누리당이 저렇게 안하무인격으로 국정조사에 임할 수 있었던 것은 그들의 마음 속에 국민에 대한 두려움이 전혀 없기 때문이다. 국민에 대한 두려움의 장막을 걷어냄과 동시에 저들은 양심과 도덕, 정의라는 거추장스런 옷들을 벗어버렸다. 그리고 이제 저들은 부끄러움을 모르는 괴물이 되어 버렸다. 그러나 국민들은 파행으로 시작해 파국으로 끝난 국정조사에 대한 책임을 반드시 물을 것이다. 


    <누가 이들을 거리로 나서게 만들었는가? 과연 누구일까 그들은? 출처:구글이미지>


    부끄러움을 전혀 모르는 괴물이 되어버린 자들이 국민을 기만하고 민주주의를 유린하고 있다는 것은 이제 대학생들도, 교수들도, 종교인들도, 심지어 중고등학교 학생들까지도 알고 있다. 이들이 거리로 나가 촛불을 들고 부당함에 저항하고 정의를 부르짖고 있는 것은 국정원과 경찰, 그리고 새누리당이 실체적 진실을 감추기 위해 어떤 짓을 벌였는지 똑똑히 기억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무리 감추고 숨기고 은폐하고 조작하려고 해도 숨겨진 것은 언젠가는 드러나기 마련이고 감추어진 것은 알려지기 마련이다. 그리고 결국 이것이 스스로 괴물이 되어버린 자들을 옭아매는 목줄이 될 것이다. 오랜세월을 거쳐 인류 역사가 증명해온 준엄한 삶의 교훈을 오직 저들만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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