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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을 졸로 생각하지 마라. '졸이 쳐들어가면 궁이 무너진다'
국정원 국정조사. 눈 크게 뜨고.
서울의소리 2013.07.25 [23:11] 본문듣기

친구를 만났다. 거의 두 달 만이다. 행방이 묘연했던 친구다. 전화도 불통이고 집에 연락하면 훌쩍 나갔다고 하는데 아무래도 행방을 가르쳐 주지 않을 것 같다. 죽지는 않은 것 같아서 그냥 기다렸는데 그가 나타난 것이다.

소주 한 잔 앞에 놓고 하염없이 앉아있다. 드디어 입을 열었다. 첫마디는 참으로 더럽다고 했다. 그가 말하는 더럽다는 말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잘 안다. 더럽다는 것이 내 생각과 같을 것이기 때문이다.

새누리당이야 처음부터 버린 자식이거니 기대를 접었으니 차치하고라도 소위 야당이란 작자들이 하는 짓거리가 하도 기가 막히고 그래도 좀 달라지겠지 기대한 언론이란 것들의 행태가 도저히 견딜 수가 없었다는 것이다. 죽고 싶은 생각도 열두 번씩 나지만 모진 것이 목숨이라 그것도 못하고 결국 안보고 안 들으면 되겠지 하고 속세와 인연을 끊을 생각을 했다는 것이다.

시골에 내려가 신문방송 안 보고 안 듣고 말도 안 하고 살겠다고 결심을 하고 견뎠단다. 처음에는 속이 편했다고 했다. 날이 갈수록 견디기가 힘이 들더라는 것이다. 결국 집으로 돌아왔고 욕을 하면서라도 현실을 보고 사는 수밖에 없고 그야말로 그렇게 사는 게 제 운명대로 사는 것이라는 지혜를 깨달았다는 것이다. 친구의 말을 듣고 나서 내린 결론은 역시 같았다. 참으로 더러운 세상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피하지 말고 부도덕한 정치권력과 싸워야 한다는 것이다. 싸우지 않고 지쳐서 회피하기를 저들은 노린다는 것이다. 말려들면 안 된다는 것이다.

TV에서는 박범계의원이 폭로한 권영세의 발언 녹취록이 생중계 폭로되고 있었다. 나라꼴이 이지경이라니. 친구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국정원 국정조사. 눈 크게 뜨고.

 

국정원 정치개입 관련. 국정조사 중계방송을 지켜봤다. 제대로 현장 중계방송을 해주는 곳은 국회방송과 팩트TV 뿐이다. 공영방송에서는 꼭 노루꼬리만큼 감질나게 보여준다. 그러나 다행히 팩트TV가 전 과정을 생중계 하고 있어서 다행이다. 죽을 맛일 것이다.

새누리 국회의원들의 발언을 들었다. 이름을 밝히면 명예훼손이 됐다고 항의를 할 것이다. 겁나는 게 아니라 상대하기가 싫다. 이름을 적시하지 않아도 자신들이 알 것이다. 한마디로 그렇게 국민의 마음과 따로 놀기도 힘들고 발군의 재주라는 생각이다. 물론 그들의 발언에 박수를 보내는 국민도 있을 것이다. 누가 옳으냐 그르냐는 상식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고 상식에 어긋나면 그것이 국회의원이든 장관이든 비판을 받아 당연하고 그런 모습을 국정조사 방송에서 신물이 나게 보여 준다는 것이다.


국정조사 첫날 기관보고에 황교안 법무가 나왔다. 들어보나 마나 라고 생각하는 국민들이 많을 것이고 그러나 혹시나 하고 기대할 것도 없이 역시나 였다. 참 법무장관 하기 쉽다는 생각이 들었다. 수사 중이라 대답 못 드린다는 말 한마디로 끝이다. 야당의원들 참을성이 놀랍다.

새누리당 의원들이 펄펄 뛰는 이유는 국정원의 정치개입 진상이 조금이라도 더 들통날까 걱정하는 노심초사다. 이해는 한다. 그러나 국민은 지금 국정원 정치개입을 다 알고 있다. 날이 갈수록 더욱 거세게 타오르는 촛불이 보이지도 않는가.

물론 당의 지시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국회의원이란 체면과 양식이 있다. 좋은 학벌에 법률가 출신이라는 경력을 가진 의원들이 속이 빤히 드려다 보이는 궤변을 늘어놓는 모습을 보면 화가 나기 이전에 가엾다는 생각이 든다. 정치가 뭐길래 저렇게도 추하게 처신을 해야 하는가. 자문해 보기 바란다.

야당의원들도 답답할 것이다. 무슨 질문을 해도 대답은 뻔하다. 법무장관이란 사람의 됨됨이는 이미 장관 청문회 당시에 모두 드러났다. 개꼬리 3년 묻어놔도 황모가 안 된다는 속담이 왜 새삼 떠오르는지 면구스럽다. 야당은 장관을 상대하는 것이 아니라 바로 국민과 여론을 상대로 해야 할 것이다.

국민은 손안에 공기돌 이 아니다.

NLL 대화록을 못 찾았다는 것을 새누리는 엄청난 수확으로 생각하는 모양이다. 전쟁 초반에 승기를 잡은듯 의기양양이다. 말끝마다 노무현이 기록물 삭제를 지시했다며 없다면 문재인이 책임을 지라고 아우성이다. 노무현이 기록물을 삭제했다는 것에 목을 매고 있다. 기정사실과 했다.

그러나 새누리당이 답답하고 야속한 것은 국민이다. 국민의 여론이 결코 자기들을 따라주지 않는 것이다. 이래서 민심이 천심이라는 것인가. 새누리는 노무현이 NLL 대화록을 없앴다는 주장이다. 기록이 기록원에 없다는 것이 주장의 근거다. 국민은 어떻게 생각하는가. 새누리의 생각과는 반대다.

남북간 정상회담 대화록 1부를 국정원에 보관하고 1부는 기록원에 보관토록 했는데 왜 기록원 보관본만 없애느냐는 것이다. 노무현을 바보로 아는 모양이다. 그럼 NLL 대화록은 어디에 있는가. 참 어리석은 질문이다. 대화록은 지금도 잘도 돌아다닐 것이다. 대화록은 이미 오래전, 대선이 있기 전에 유출이 됐다. 그 증거가 여기 있다.

<지난 해 10월8일 정문헌의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 발언.>

“노 전 대통령이 ‘NLL 때문에 골치 아프다. 미국이 땅따먹기 하려고 제멋대로 그은 선이니까 남측은 앞으로 NLL을 주장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권영세(대선종합상황실장 현주중대사)

지난해 12월10일 “자료(회의록) 구하는 건 문제가 아니다. 소스(자료출처)가 청와대 아니면 국정원이니까. 우리가 집권하면 까고(공개하고)”라는 녹음파일공개. 박범계 의원이 24일 국정조사장에서 폭로한 것과 통일.

12월 14일. 박근혜 총괄선대본부장이던 김무성.

“노 전 대통령이 ‘NLL 문제는 국제법적 증거도 없고, 논리적 근거도 분명치 않다. 헌법 문제가 절대 아니다’ 김무성 발언은 국정원이 공개한 전문과 토씨까지 일치할 만큼 정확했다.

지난해 10월25일, 천영우 당시 외교안보수걱은 “2010년10월 수석으로 부임한지 얼마 안 된 2년 전쯤에 (회의록을) 봤다”국정원 회의록이 이미 유출돼 새누리당 대선 캠프에까지 흘러들어 간 의혹.

국정원에 보관 중이던 대화록은 잘도 돌아다녔다. 얼마나 머리를 맞대고 연구를 했을까. ‘이런 대목은 불리하니까 삭제하자… 이건 이렇게 짜깁기하면 좋지 않겠나.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가능하고 지금 그것이 사실이었다는 심증을 지울 수 없는 정황이 자꾸 드러난다.

국민들은 이명박과 박근혜의 합작설을 의심한다. 정치판에서 이해가 맞아 떨어지면 적과의 동침은 문제도 아니다. 이명박과 박근혜의 이해가 맞아떨어지는 것은 무엇이면 맞지 않는 것은 무엇인가. 이건 매우 중요한 문제다.

우선 맞아떨어지는 것을 보자. 다 살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명박은 퇴임 후 신변안전이 급하고 박근혜는 당선이다. 바로 맞아떨어지는 이해다. 선거상황은 비관적이다. 정권이 바뀔 것이라는 여론이 지배적이었다. 정권이 바뀌면 만사휴이다. 이명박과 박근혜는 절체절명의 운명 앞에 함께 서 있는 것이다. 우선 살고 나서 보자.

이명박 정도의 사고라면 무슨 짓이든지 한다. 국가비밀 정도는 안중에 없다. 더군다나 정보최고 책임자가 원세훈이 아닌가. 이미 원세훈은 NLL 대화록을 짜깊기 해 놓고 있었을 것이다. 그것이 박근혜와의 협상 카드가 된다. 박근혜로서는 덥썩 물을 필요한 먹이다. 박근혜가 이명박에게 무엇을 대가로 건넸는지는 알 수 없다. 정치에서 약속이 얼마나 허망한 것인가는 서로가 잘 알지만 받을 수 밖에 없는 처지가 됐으니 도리가 없고 앞으로 재미가 제법 있을 것이다.

국정원의 댓글사건과 NLL 대화록 실종, 대선의 1등 효자다. 더불어 박근혜에게는 가장 위험한 암초가 될 수 있다. 이명박의 비수로 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직 대통령의 막강한 힘을 누가 당하랴. 전두환을 보라. 이명박이라고 다를 것이 없다.

정치에서 태산처럼 믿는 것이 여론조사다. 여론조사와 관련해서 별의 별 소문이 다 돌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결국 여론조사는 정치인에게 국민 이름 팔아먹기와 다름이 아니다. 그래서 조작비판이 나오고 여론조사의 불신이 자꾸 늘어나는 것이다. 이유는 국민이 이렇게 생각하고 있으니 딴 소리 말라는 것이다. 과연 그럴까. 결국 공정성의 문제다.

여론조사도 상식에 기초해야 한다. 보통사람들의 판단 기준인 상식과 동떨어지는 여론조사는 국민이 웃는다. 독재정권 시절의 여론조사가 그랬다. 아예 자기들 끼리 알아서 발표했다는 증언도 있다. 돈만 주면 얼마든지 여론을 조작할 수 있다는 있다는 고백도 있다.

NLL 대화록을 대선에 써먹었다는 여론조사는 ‘그렇다’가 거의 절반을 넘는다. 국정원 대선개입과 경찰의 1차 수사 발표가 ‘매우 영향을 줬다’ 33.5%, ‘조금 영향을 줬다’ 15.2%로 총 48.7%가 영향을 줬다고 답했다. 박근혜 대통령에 투표한 사람 중에서도 ‘영향을 줬다’는 응답은 28.9%였다.

국가기록원에서 대화록을 찾지 못한 것은 58.3%가 ‘국가기록원이 정부여당을 위해 감추고 있을 것’이라고 의문을 제기했고 ‘국가기록원 답변이 사실일 것’이라는 응답은 17.1%에 불과했다.

국정원 정치개입과 관련 가장 책임이 큰 인물로는 이명박 (38.4%), 박근혜 (18.7%), 원세훈 (16.7%), 남재준 (3.3%) 순이었다.

노무현 NLL 포기 발언이 사실이 아닐 경우, 새누리 서상기, 정문헌의 '의원직을 사퇴를 (63.6%)가 지지했고 ‘사퇴할 필요가 없다’는 (22.1%)에 불과했다. 3배 차이다.

이 여론조사는 누가 했느냐. ‘리서치 뷰’가 했다. 민주당 최민희 김경협 의원이 의뢰했다. ‘그러니까 그렇지’라고 할 사람이 있을 것이다. 여론조사의 부정적 인식이다. 여기서 필요한 것이 상식이다. 판단은 국민이 하면 된다.

택시 기사는 확실한 여론조사원이다. 그래서 선거 때면 택시기사 눈에 들려고 별 수작을 다 부린다. 노무현 정권 때 기사들이 욕 많이 했다. 지금은 물어보면 흘깃 쳐다보고 대답을 잘 안 한다. 겁나는가. 박정희 전두환 정권 때 택시 기사들이 입을 봉했다.

새누리. 국정원 선거개입, 깨끗이 털어야.

국정원 선거개입과 관련한 각종 행위는 엄청난 불법행위다. 어마어마한 인력이 동원된 댓글 사건은 도저히 용납 못할 행위다. 거기다가 국정원장 남재준이 국법과 국정원법으로 금지된 국가기밀은 자의적으로 발표 했다. 그것도 국정원의 명예를 지킨다는 황당한 이유로 말이다. 국정원장의 범법, 위법행위는 초법인가. 왜 처벌이 안 되는가. 무서워서 처벌을 못하는가. 이러면 국정원의 명예가 진짜로 추락한다.

국정원 댓글 사건이 일찍 해결됐으면 대한민국의 국격이 세계만방에 두루두루 휘날리지는 크게 향상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미국의 3대 방송국의 하나인 CNBC와 프랑스의 ‘르 몽드’ 심지어는 중동의 ‘알자지라’에서까지 국정원 사건을 크게 다루고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과 끔찍하게도 하야까지도 언급을 했다. 아무리 명예가 소중하다 해도 이렇게 나라 정치를 망쳐 놓을 수가 있단 말인가.

이제 일파만파로 퍼져가는 국정원 정치개입 사건은 덮을 수가 없게 됐다. 아무리 안간힘을 써도 안 된다. 촛불은 전국으로 이미 퍼져서 타오르고 있다. 새누리정권과 박근혜 대통령은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것이다.

지금 새누리당은 국정조사를 파행으로 끝내야 된다는 저의가 그대로 드러나는 행위를 계속하고 있다. 그러면 그럴수록 깊은 수렁에 빠져 들어간다는 사실을 깊이 명심해야 할 것이다.

국민을 졸로 생각하지 마라. 장기 둬 보면 안다. 졸이 처들어가면 궁이 무너진다.
                                                                                 

                                                                             이기명(팩트TV논설고문)

팩트TV에서 시청하세요 http://t.co/Y6755flWW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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