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출처=KBS ©서울의소리 |
김기현이 하는 꼴을 보자니 이창동 감독의 영화 “밀양‘이 문득 떠올랐다. 엄마는 아이를 유괴해 죽인 범인을 용서하지 않았는데, 정작 유괴범은 교회를 다니며 하느님이 자신을 이미 용서했다고 말한다. 이에 엄마는 교회 의자를 때리며 울부짖는다. 엄마가 용서를 안 했는데 누가 유괴범을 용서할 수 있다는 말인가? 배우 전도현은 이 영화로 한국인 최초로 칸느영화제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국힘당 당 대표 선거 때 4위를 하던 김기현이 당 대표가 되자 당시에도 말이 많았다. 용산에서 개입하여 나경원, 유승민, 권성동, 안철수를 배제하고 김기현을 밀었다는 의혹이 인 것이다. 당시 용산은 김기현과 장제원(성폭행 혐의로 수사받다가 자살)을 ‘김장연대’라며 띄웠다. 그런데 실제로 김기현이 당 대표가 되자 김기현의 아내가 김건희에게 고가의 가방을 선물한 것이다.
이게 논란이 되자 김기현은 "의례적 인사 차원일 뿐, 청탁이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김기현은 8일 입장문을 내고 "2023년 3월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제가 당 대표로 당선된 후, 제 아내가 김건희 여사에게 클러치백 1개를 선물한 사실이 있다고 한다"고 밝혔다. 그런데 과연 선물이 그것 하나로 그쳤을까? 특검이 수사할 부분이다.
고가의 가방이 사회적 예우 차원의 선물이라는 김기현
김기현은 "신임 여당 대표의 배우자로서 대통령 부인에게 사회적 예의 차원에서 선물을 한 것이었다"며 "배우자끼리 사인 간의 의례적인 예의 차원의 인사였을 뿐, 그 이상 그 이하의 의미도 없다"고 주장했다. 김건희 측도 마치 말을 맞춘 듯 사회적 예의 차원이라고 둘러댔다.
이것은 마치 영화 ‘밀양’에서 유괴자가 아이를 잃은 엄마를 면회하고 “저는 이미 하느님에게 용서받았습니다”하고 말한 것과 같다. 아이를 잃은 엄마는 용서하지 않았는데 누가 유괴자를 용서했다는 말인가? 즉 김기현은 ‘설프면죄부’를 받은 것이다.
범죄 의혹 드러나자 특검 탓
김기현은 "특검이 별 성과를 내지 못한 채 민중기 특검 자신의 주식투자 사기 의혹으로 인해 국민적 비난에 부딪히자, 시선 돌리기용 언론 플레이를 하는 것은 아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범죄가 드러나자 특검을 탓하는 것은 마치 도둑이 경찰에게 왜 허필 나를 잡았느냐고 항변하는 꼴이다.
김기현은 언론에도 "사실 확인 없는 억측을 바탕으로 마치 범죄 혐의라도 있는 것처럼 보도되지 않도록 해달라"고 촉구했다. 선물을 했다는 게 확인되었고, 김기현 측도 인정했는데 무슨 사실 확인이 따로 필요한가? 이것은 언론이 보도하지 말라고 사실상 입틀막을 환 것이다. 아직도 자신이 권력 실세라고 착각한 모양이다.
편지 속에 범죄 혐의 고스란히 드러나 있어
웃기는 것은, 김기현의 아내가 김건희에게 쓴 편지 속에 범죄 혐의가 고스란히 들어 있다는 점이다. 주지하다시피 대통령은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할 의무가 있다. 그런데 대통령이 당 대표 선거에 개입했다면 이는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 의무를 어긴 것이 된다. 김기현의 아내는 편지 속에 분명히 “김기현 의원의 당대표 당선을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썼다. 이것은 당시 용산이 당 대표 선거에 개입했다는 것을 스스로 폭로한 셈이 된다.
사회적 예의 차원에서 고가의 가방을 선물했다는 김기현의 주장은 보수층 내에서도 비판하는 사람들이 많다. 김기현이 당 대표 선거에 나서지 않았다면 가능할지 모르나, 김기현이 당 대표 선거에 나와 당선된 이상 이건 알선수죄 혹은 사후수뢰죄에 해당한다.
그런데 왜 김건희는 집에 감사편지까지 그대로 두었을까?
한 가지 의심스러운 것은 압수수색을 몇 번 받은 김건희가 왜 아크로비스타에 가방을 그대로 두었으며, 감사편지까지 그냥 두었을까 하는 점이다. 따라서 여러 정황으로 봐 윤건희가 구속되었는데도 김기현이 별 방어를 해주지 않자 이에 괘씸하게 생각한 김건희가 일부러 가방과 감사편지를 드러나게 한 것은 아닌지 하는 합리적 의심이 든다.
그렇게 해서 앞으로 나를 보호하지 않으면 다 깐다, 이런 식으로 배짱을 부려본 것은 아닐까? 어쨌거나 김기현은 울산 하명 수사 무죄 판결에다 아내의 고가 가방 선물이 아킬레스건이 되어 향후 정치 행보에 최대 장애물이 될 것이고, 경우에 따라 김기현 자신도 특검에 소환되어 수사를 받을 수 있다. 오죽했으면 하명 수사로 곤란을 겪었던 황운하 의원이 “천벌” 운운했겠는가?
민주당 도덕성 비난하던 김기현
민주당 돈 봉투 사건 때 도덕성 운운했던 김기현에게 묻는다, 국힘당 사람들에게는 뇌물과 상납이 사회적 예의와 동의어인가? 사실상 자신이 지시해놓고 책임을 아내에게 전가하는 꼴도 볼썽사납다. 이에 박지원 의원은 SNS에 "김기현 전 대표는 치사한 남편"이라며 "자기가 한 일을 아내에게 씌운다면 윤석열보다 비열한 인간성"이라고 성토했다.
국민 누가 100만 원이 넘는 명품백을 예우 차원에서 주는가? 사회적 예우라는 표현을 쓴 것 자체가 국민을 무시하고 기만한 것이다. 오죽했으면 같은 당 신지호 전 전략기획부총장도 유튜브 방송에 나와 "저는 저기서 빡쳤어요. 김기현 의원이 해명을 하는데 사회적 예의차원이다. 그러면 돈 없는 사람은 예의도 못 지킨다는거냐 김기현. 답을 한 번 해보쇼." 하고 일갈했겠는가?
김기현은 청탁금지법이 아니라 뇌물죄로 처벌받아야 마땅하다. 당시 4위를 하던 김기현이 용산에서 나경원, 유승민, 안철수, 권성동을 배제한 것은 다분히 의도적이다. 더구나 그는 울산 하명 수사를 제기해 민주당을 공격했으나 모두 무죄가 나왔다. 그것도 재수사가 이루어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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