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JTBC 갈무리
문선명 교주의 통일교 2인자가 김건희씨 선물이라며 무속인 건진법사 전성배씨에게 고가의 목걸이를 준 사실이 드러나면서 큰 파장이 일었다. 최재영 목사가 건넨 명품백보다 무려 20배나 비싼 고가품인 만큼, 김씨를 직접 수사하지 않을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전씨의 법당과 은신처에선 인사청탁과 관련한 인물들의 이력서가 무더기로 나왔다.
나아가 과거 이명박 정부 때 폭로됐던 국정원 특활비와도 유사한 대통령실 특활비로 보이는 한국은행 관봉 5천만 원권 현금 돈다발이 나왔다. 발권 날짜는 윤석열 정부 출범 사흘 뒤로 새 정권의 힘이 가장 강력할 때였다. 무속인으로서는 이례적으로 휴대폰 3대와 태블릿PC 2대까지 보유한 점을 들어 전씨가 비선 로비스트, 권력 브로커로 점쳐지면서 '건진법사 게이트'로 확대될 전망이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검 가상자산범죄합동수사부(부장 박건욱)는 지난해 12월 서울 서초구 양재동에 위치한 전씨의 주거지에서 현금 1억6500만원을 압수했다. 검찰은 전씨가 기도비 명목으로 거액의 돈을 받고 브로커 역할을 했을 가능성을 추적하고 있다. 검찰의 돈뭉치 소재 파악에 전씨는 "사람들이 뭉태기 돈으로 갖다주면 제가 쌀통에다가 집어넣기 때문에 기억할 수가 없다"라고 답했다.
전씨의 은신처에서 나온 돈다발은 한국은행 비닐포장, 일련번호, 기기번호, 담당자 이름까지 명시된 완전 밀봉된 신권 상태의 관봉권이었다. 관봉권은 한국은행이 돈을 금융기관에 출고할 때 포장하는 정부 공식 포장 상태의 현금으로 개인은 절대 구할 수 없으며 '국가기관'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과거 윤석열 검찰총장이 쓴 수십억의 특활비는 어디에, 어떻게 사용됐는지 아직도 밝혀지지 않았다. 억대의 관봉권이 무속인 전씨의 손으로 들어가면서 나랏돈이 사적으로 유용한 정황이 나온 것이다. 관계자에 따르면 이 돈뭉치를 외부로 반출할 수 있는 사람은 한국은행 내 단 3~4명에 불과하다고 한다. 정권 내부의 은밀한 거래로 뇌물성 정치자금일 가능성을 의심하는 대목이다.
전성배씨는 대선 당시 '윤석열 캠프'의 네트워크본부 상임고문으로 윤석열 후보에게 등을 툭툭 치며 사람을 소개하는 영상도 확인된 바 있다. 전씨는 김건희씨 모친 최은순씨와도 여러 차례 통화한 사실이 드러났고, 코바나컨덴츠의 고문 명함도 소지하고 있었다. 또한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직후인 12월 6일 전씨와 40분 넘는 통화를 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윤 전 대통령은 ‘잠시 스쳐 간 인연’이라고 해명했지만, 더 이상 믿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그동안 검찰은 전씨를 내사하고도 수사의 진전을 보이지 않았다. 이에 특검으로 한국은행을 내사해 관봉권 반출을 확인하고 '윤석열-김건희-최은순-전성배'의 통신기록을 수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경향신문은 사설을 통해 “윤석열이 자리에 있을 때는 수사가 겉돌더니 이제 진실 규명과 단죄의 시간이 시작됐다”라고 진단했다.
검찰이 '전성배-김건희' 목걸이 피의사실을 흘리며 여론몰이만 할 게 아니라, 즉각적인 압수수색과 소환조사 등 엄정한 수사를 통해 결과로 증명해야 한다는 야당의 촉구가 나왔다.
더불어민주당은 "건진법사는 윤석열 부부의 사익 추구를 위한 비선 거간꾼이었고, 통일교의 현안 문제를 해결하는 대가가 다이아몬드 목걸이였던 것이냐"라며 김건희씨를 즉시 소환해야 한다고 밝혔다.
조국혁신당도 "김 여사가 '대범하게도' 고가의 뇌물을 거리낌 없이 받는 이유는, 자신은 그래도 된다고 여기기 때문"이라며 "검찰은 아직도 선배 눈치를 보냐, 이제라도 범죄 증거물인 목걸이를 찾아오라"라고 촉구했다.
김의겸 전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왜 김건희 여사 주변에는 늘 ‘로비 시도’가 있을까?"라며 "‘언제든 사양 않고 받을 수 있는 인물’ 이라는 공공연한 인식이 퍼져 있었기 때문이다. 또, 무속 인맥이 여사와 대통령실로 연결돼 있다는 사실 또한 만천하에 알려졌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제가 취재한 바에 의하면 관련 인사가 전달한 물품은 목걸이에 그치지 않는다고 한다. 가방 등도 전달된 정황이 있다고 알려지고 있다. 과연 건진법사 뿐일까? 과연 한 번만일까? 뇌물공여죄, 제3자뇌물공여죄로 구성될 여지는 없을까?"라고 따져 물었다.
![]() |
김의겸 전 의원 페이스북 갈무리
김건희 디올백 로비는 빙산의 일각..건진법사,고가 목걸이→억대 돈뭉치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