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출처=연합뉴스 © 서울의소리 |
주요 정치인들에게는 그것이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그를 상징하는 사물이나 말이 하나씩 있다. 이승만은 하야, 박정희는 유신독재, 전두환은 학살자, 노태우는 물태우, 이명박은 ‘명박산성’, 박근혜는 ‘국정농단’, 윤석열은 ‘내란수괴’ 뭐 이런 식이다.
이러한 상징들은 연상 작용을 일으키게 해 어떤 사람을 규정해버리는데, 이런 것을 낙인 효과(烙印效果)라고 한다. 이 말은 ‘과거의 좋지 않은 경력이 현재의 인물 평가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 또는 한번 나쁜 사람으로 인식되면 의식적ㆍ무의식적으로 그렇게 행동하는 현상’을 말한다. 속말로 말하면 ‘한번 찍히면 헤어나지 못한다’란 뜻이다.
빠루 사건 왜 수사 안 하나?
2019년 국민들은 당시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일명 ‘빠루’를 들고 국회 선진화법을 무력화시키기 위해 혈안이 된 모습을 지켜보았다. 나경원은 여러 의원들과 함께 고발되었지만 검찰은 거의 수사를 하지 않았고, 지금까지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고 있다. 만약 민주당 의원들의 그랬다면 대부분 감옥에 갔을 것이다.
당시 나경원은 "좌파세력들이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를 말살하려 하고 있다"며 주말 장외투쟁을 이어갔다. 하지만 국회선진화법은 여야가 합의해 제정한 법으로 자유민주주의 말살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 그리고 상대방 의원들에게 걸핏하면 ‘좌파세력’이라 하는데, 그럼 자유한국당은 ‘쪽파’라도 되었는가?
자유를 억압한 자들이 자유 외쳐
수구들은 걸핏하면 ‘자유민주주의’ 운운하는데, 민주주의이면 민주주의이지 ‘자유민주주의’는 또 뭔가? 민주 속에는 자유가 전제되어 있다는 것도 모르는가? 수구들이 앞에 자유라는 말을 덧붙인 것은 이승만의 ‘자유당’ 시절이 그리워서로 보인다.
3.15부정선거로 4.19가 일어나 쫓겨난 이승만은 ‘자유’란 말을 입에 달고 다녔다. 광주시민을 학살한 전두환 정권의 국시는 ‘정의사회구현’이었다. 전두환을 존경하다가 ‘개사과’까지 올린 윤석열은 ‘공정과 상식’이 구호였다. 그러나 그들은 철저히 반대로 행동했다.
내란까지 일으켜 자유를 억압한 세력은 수구들
헌정질서를 붕괴시켜 국민들의 자유를 억압하려 한 사람이 누구인가?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 이명박, 박근혜, 윤석열 정권이 아닌가? 이 중에 제대로 대통령직을 수행한 사람이 있는가? 왜 보수 대통령만 죽거나 감옥에 갔을까?
이승만은 하야 후 화와이로 사실상 망명을 갔고, 유신헌법으로 영구집권을 획책하던 박정희는 부하 김재규의 총에 죽었고, 전두환과 노태우는 내란수괴로 법정에 서 사형선고를 받았다가 감형되었으며, 이명박은 온갖 비리로 감옥에 갔고, 박근혜와 윤석열은 국회에서 탄핵소추되어 파면되었다.
그러니까 수구들이 외치는 자유, 헌법수호, 자유시장주의는 말뿐이고 억압, 헌법붕괴, 시장 정부개입으로 점철되었다. 보수가 경제와 안보는 잘 한다고 했지만 다 새빨간 거짓말이었다. 오히려 민주정부 때 수출도 잘 되었고, 안보도 튼튼했다. 북한에 돈을 주고 총 쏘아달라고 한 세력이 지금의 국힘당이다.
빠루 대신 드럼통
윤석열이 파면되고 사저로 돌아가자 가장 먼저 윤석열을 만난 나경원은 무슨 지시를 받았는지 최근 대선에 출마하며 드럼통에 들어가는 쇼를 벌였다. 딴에는 그런 자극적인 행동으로 존재감을 부각시키려 했겠지만, 국민들은 다시 ‘빠루‘를 연상하며 고개를 흔들었을 것이다.
나경원은 15일 드럼통에 들어가 "드럼통에 들어갈지언정 절대 굴복하지 않겠다"고 제법 호기를 부렸다. 나경원은 "영화를 영화로만 볼 수 없는 현실, '드럼통 정치'에 많은 국민들이 공포에 떨고 있다"며 "진실을 향한 목소리를 내기 위해서는 목숨을 걸어야 하는 비정상적인 사회를 바로잡겠다"고 말했다.
누가 공포 정치를 했나?
계엄을 선포해 국민들을 공포에 떨게 한 사람은 윤석열인데, 무슨 얼어죽을 ‘진실을 향한 목소리를 내기 위해서는 목숨을 걸어야 하는 비정상적인 사회를 바로잡겠다"고 하는 것인지 정말 기가 막힌다. 그럼 헌법재판소가 진실을 위해 싸우는 윤석열을 파면했다는 말인가?
누가 기획했는지 모르지만 나경원의 ‘드럼통 쇼’는 국민들로 하여금 다시 ‘빠루’를 연상하게 해 오히려 역풍이 불 것이다. 미국에서 유행한 ‘코끼리는 말하지 마’ 이론도 모르고 있는 모양이다. 나경원은 국힘당 대선후보 4강에 들지도 의문이다. 내심으론 차기 서울시장을 노리고 있는 듯하나, 중도층 이탈로 힘들어질 것이다.
국민과 지역구인 동작구민 모욕하는 행위
이에 민주당은 박경미 대변인 명의의 서면브리핑을 통해 "나 의원이 공포 마케팅에 나섰다"고 비난했다. 박 대변인은 "나 의원이 '비정상적 사회를 바로잡겠다'고 했는데, 그렇다면 내란을 옹호할 게 아니라, 위법·위헌적 계엄을 막으려고 한겨울에 국회로 달려온 시민과 함께 장갑차를 막았어야 한다"고 성토했다.
이어 "70∼80년대 반공교육이나 조지 오웰의 동물농장을 떠올리게 하려는 것 같다"면서 "민주당에 대한 악마화가 인내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르렀다"고 일갈했다. 박 대변인은 "드럼통 공포정치로 협박하지 말라"면서 "국민의 관심을 끌어보려고 하는 철없는 행각은 나 의원을 뽑은 동작구민들을 모욕하는 행위"라고 덧붙였다.
윤석열 비호는 자멸의 길
윤석열 정권에서 저출산고령화사회 부위원장을 하던 나경원은 당대표 출마 건으로 경질당하고 정중동 태도를 보이다가 윤석열이 탄핵되자 여전사로 나섰다. 윤석열을 비호하는 행사에 나경원이 예외 없이 나타났다. 그게 고마웠는지 윤석열은 파면되고 사저로 간 후 나경원을 독대하고 대선 출마를 권유한 것 같다.
나경원은 출마의 변으로 “한동훈은 절대 안 된다”고 말했는데, 출마한 이유가 집권보다 한동훈 당선 저지에 있다는 것을 스스로 고백한 셈이다. 하지만 나경원이 안철수를 이기고 4강에나 들지 의문이다. 내심 서울시장을 노리고 있지만 그 역시 장담할 수 없고, 잘못하면 차기 총선도 힘들어질 것이다. 윤석열을 비호하는 세력은 모조리 일망타진될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