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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타파 여성 기자의 손목을 무력으로 낚아채 끌고 가는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 뉴스타파 유튜브 갈무리
"도망가지 못 하게 붙잡고 있으라 그래"
"뉴스타파는 언론이 아니에요. 찌라시다"
"국회 미디어 담당관 오라고 그래"
'뉴스타파'는 17일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를 체포치상, 폭행, 상해, 명예훼손 등 4가지 혐의로 형사고소할 예정이다. 전날 권 원내대표가 국회로 취재 나온 '뉴스타파' 기자에게 물리력을 행사하고 막말을 하면서 벌어진 일이다.
16일 뉴스타파가 공개한 영상에서 권 원내대표가 본인에게 질문하는 뉴스타파 기자의 질문을 거부하면서 손목을 낚아채고 무력으로 질질 끌고 가는 모습이 포착됐다. 연이어 질문하는 기자를 향해 해당 매체를 '찌라시'라 칭하거나, '도망 못 가게 잡아두라'고 반말로 지시하는 모습이 담겼다. 권 원내대표는 “기자의 접근은 위협이었다”라고 주장했지만, 영상 어디에서도 체구가 작은 여성 기자의 물리적 위협은 보이지 않았다.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헌법재판소·선거관리위원회 개혁’ 관련 토론회를 마친 권 원내대표에게 뉴스타파 기자가 질문을 하자 “누구한테 취재하러 온 것이냐”라고 따져 물었고, 해당 기자가 “토론회 취재하러 왔다”라고 답하자 “잠깐 잠깐 놔둬 봐” “미디어 담당관 오라 그래”라고 말하면서 곧장 기자의 손목을 움켜 쥐고는 힘이 딸린 기자를 수십 미터나 질질 끌고 갔다.
이후 해당 기자는 “방금 제 손목 강제적으로 잡으신 건 사과해 주시라. 저한테 폭력 행사하지 않으셨나”라고 말했지만, 권 원내대표는 도리어 “출입금지 조치하라고 해”라고 위협했다. 또한 주변 관계자들을 향해 “너네들 여기 있어. 도망 못 가게 잡아”라고 반말로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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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타파 갈무리
해당 기자가 “언론의 자유 없나. 헌법에 보장된 권리이다”라고 항의 하자 권 원내대표는 “뉴스타파는 언론이 아니다. 찌라시지, 찌라시”라고 말하면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휑하니 떠났다.
뉴스타파와 전국언론노동조합 뉴스타파지부는 이날 공동성명을 내고 “공당의 원내대표가 폭력으로 언론 자유를 침해하는 참담한 일이 벌어졌다.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가 자신에게 질문하려던 뉴스타파 여성 취재진의 손목을 잡고, 강제로 끌고 가는 폭력을 행사한 것”이라며 “권성동 원내대표의 있을 수 없는 물리적 폭력을 규탄한다. 또 공개적인 사과와 재발방지 약속을 촉구한다”라고 밝혔다.
이들은 “뉴스타파는 위헌, 불법 비상계엄 선포로 치러지는 조기대선인 만큼 국민의힘 의원들이 대선에 앞서 국민에게 사과할 뜻이 있는지 묻고자 했다. 특히 국민의힘은 서울 곳곳에 '국민께 죄송합니다, 끝까지 책임을 다하겠습니다'라는 현수막을 내걸었다”며 “뉴스타파 기자는 국회에 공식적으로 요청해 일시 출입증을 얻었고, 토론회 취재를 위해 공식 절차를 밟아 의원회관에서 정당한 언론 활동을 하고 있었다. 권 원내대표가 취재 금지를 지시할 어떤 명분도 없다”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그동안 국민의힘은 뉴스타파를 '사형에 처해야'할 것으로, '폐간시켜야한다'고도 말하며 대한민국 언론자유를 침해하고, 명예를 훼손한 바 있다. 국민의힘이 계속해서 언론자유를 침해하고, 특정언론을 혐오한다면 국민들의 심판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권 원내대표는 이날 입장문에서 “뉴스타파 기자의 행위는 '취재'를 빙자한 신체적 위협이자 강압적 접근이었다. 취재 거부 의사를 밝혔음에도, 무리한 취재 행위는 언론의 자유로 보호될 수 없는 악의적 행태”라고 주장했다.
최경영 전 KBS 기자는 페이스북에서 "이런 자가 오랫동안 다선의원으로, 친윤으로, 국민의힘 원내대표로, 엄청난 권력으로 한국의 정치와 언론을 주무르고 있다"라며 "이건 민주주의가 아니다. 자유 민주주의도 아니다. 이런 폭악무도한 정치, 엉터리 언론자유를 두고 한국언론이 수십년을 자유민주주의를 외쳐왔다"라고 비판했다.
그는 "국회 취재 시스템은 출입기자가 아니라면 국회 미디어 담당실에게 취재내용을 적어 써내고 허락받고 비표를 받아서 일일취재증을 받는 방식이다. 그러니까 국회 출입기자가 아닌 일반 기자들은 국민의힘이든, 민주당이든 그 의원들이 좀 꺼리는 취재를 하려고 국회 안으로 들어가기가 애당초 매우 힘든 구조"라며 "그래서 권성동은 뉴스타파 기자에게 무슨 취재목적으로 국회에 들어왔는지 물어보면서 취재에 불응하고 게다가 오히려 뉴스타파 기자들이 도망가지 못하도록 잡고 있으라고 말했다"라면서 이렇게 밝혔다.
아울러 "이런 인간과 밥먹고 술먹고 취재하면서 이게 무슨 상황인지 설명도 안 해주는 기성언론사 출입처 취재기자들도 이 상황을 오랫동안 지속시키는 요인 중 하나"라고 꼬집었다.
봉지욱 뉴스타파 기자는 "뉴스타파는 언론이 아니다? 그럼 국민의힘도 정당이 아닌데? 권성동의 범죄혐의는 4가지. 오늘 영등포서 고소. 체포치상, 폭행, 상해, 명예훼손"이라고 페이스북에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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