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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타파 갈무리
명태균씨는 '대선 여론조사 보고서'가 조작됐다는 증언과 이를 뒷받침하는 전화녹취까지 공개됐지만, 시종일관 조작을 전면 부인해 왔다. 하지만 '뉴스타파'가 여론조사 보고서의 원본 데이터(RAW DATA)를 확보해 직접 검증한 결과, 조작된 사실이 28일 처음으로 확인돼 '대선 무효설' 등 후폭풍이 일파만파다.
이날 대선 당시 윤석열 캠프에서 정책총괄지원실장을 지낸 신용한 서원대 객원교수의 폭로가 뉴스타파 인터뷰에서 나왔다. 이날 매체와 신용한 교수가 지목하는 '명태균 게이트’의 줄거리는 크게 다섯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명태균은 조작된 여론조사 보고서를 만들었는가.
둘째, 윤석열 측은 명태균의 조작된 보고서를 활용했나.
셋째, 윤석열 후보는 보고서 비용 3억 7천여만 원을 지급했나.
넷째, 비용을 받지 않는 대신, 국회의원 공천이나 국정에 대한 권한과 정보 줬나.
다섯째, 모든 과정에서 김건희가 개입했나.
5가지 혐의가 모두 유력하지만, 먼저 두 번째에 대한 분석을 전했다. 신용한 교수는 윤석열 캠프가 ‘명태균 보고서’를 선거 전략 수립 등에 활용했으며, 그 증거로 자신이 갖고 있던 ‘명태균 보고서’를 제시했다.
조작으로 밝혀진 여론조사 보고서는 2021년 9월 29일 자로 작성됐는데, 국민의힘 대선 경선 2차 컷오프를 앞둔 민감한 시기로 여론조작의 결과, 1위 윤석열 후보와 2위 홍준표 후보의 지지도 격차가 더 벌어졌다.
뉴스타파는 국민의힘 대선후보 경선 기간에 만들어진 명태균 보고서 9건 가운데, 앞서 조작이 확인된 9월 29일 보고서 1건 외에도 나머지 8건의 원본 데이터를 더 확인했는데, 그 결과 7건의 조작을 추가로 찾아냈다.
모두 응답하지도 않은 가짜 응답자 샘플을 만들어내는 수법으로 여론조사를 조작했다. 그 중에는 매우 민감한 시기에 지지도 2등이었던 윤석열 후보를 1등으로 바꾼 ‘조작 보고서’도 있었다.
신용한 교수는 “마지막날 명태균 보고서는 윤석열이 9.1%포인트로 이기는 걸로 돼 있더라. 결과는 0.73%포인트 차이였다. 하루 전날까지도 분위기가 좋았다가 당일날 완전 비상이 걸려서 회의를 3~4번 했던 것 같다”라고 구체적인 정황도 말했다.
“경선 끝난 뒤로 명태균과 관계를 단절했다”라고 주장한 윤 대통령 측의 해명과는 완전 배치된다. 거짓 해명이 드러난 모양새다.
뉴스타파는 "선거를 둘러싼 여론은 ‘동심원’의 형태로 움직이는 경우가 많다"라며 "여론조사에 응답한 불과 1~2천 명의 의견이 확대 재생산되면서 당원들의 투표에 영향을 미치고, 이것이 다시 온 국민의 표심에도 영향을 미치게 되는 구조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따라서 맨 안쪽 원에 해당하는 응답자 샘플을 수백 개만 조작하면, 아주 작은 힘으로도 전체 국민의 여론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명태균 씨가 정치인들에 대해 가진 영향력의 근원은 바로 이것이었다"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또한 명태균씨가 여론조사의 조작으로 얻게 된 자신의 영향력을 활용해 정말로 국회의원 공천을 얻어냈는지, 산업단지 정보를 먼저 얻었는지, 혹은 영부인을 좌지우지했는지 확인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경향신문'은 사설에서 “정치자금법과 공직선거법 위반 의혹에 대한 검찰의 철저한 수사가 이뤄져야 한다”라고 했고 '한겨레'는 “캠프에서 회의 자료로 쓴 보고서에 대가를 지불하지 않았다면 정치자금 부정수수죄가 적용될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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