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출처=조선일보 일본어판은 10월 12일 "'노벨상은 가치를 잃었다'...중국인 작가·잔설씨가 아니라 한국인 작가·한강씨 수상에 중국 넷(NET) 원한절"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했다./출처=조선일보 일본어판 ©서울의소리 |
여기서 멈추면 민족 배반 민주 훼손 조선일보가 아니다. 시민언론 ‘민들레’에 따르면 조선일보 일본어판이 그야말로 악질적인 기사를 내보냈다. ‘노벨상이 가치를 잃었다’며 한강 작가의 노벨상 수상을 폄훼하면서 중국인들의 부정적인 반응을 제목으로 올리는 교활함을 시연했다. 조선일보 일본어판이 얼마나 반민족적인 역할을 했는지는 아베 정권이 벌였던 2019년 한일 경제전쟁에서 확인한 바 있다. 더구나 일본의 극우 신문 산케이조차 ‘노벨문학상 한강씨. 서점에 일찍 특설 부스, 일본인 수상은 내년에 기대’라는 온건한 제목으로 기사를 냈다니 할 말을 읽게 된다. 민족정론지를 외치는 조선일보에 민족은 대체 어느 민족인지를 다시 한번 묻지 않을 수 없다.
![]() ▲ 일본 극우 성향의 산케이신문은 지난 10일 "노벨 문학상 한강 씨, 서점에 일찍 특설 부스 일본인 수상은 "내년에 기대"라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했다./출처=일본 산케이 신문 © 서울의소리 |
이런 조선일보가 ‘편 가르기’ 운운하며 마치 자신들은 더러운 싸움에 초연한 듯한 태도를 보이는 것은 극단적인 위선이다. 우리 민족에게 온갖 악행을 일삼은 일본 제국주의자들에게 온갖 아부를 일삼던 조선일보가 해방 이후 갑자기 민족정론지를 외치는 소름 끼치는 만행이 떠오르는 대목이다. 박 종업원의 행태는 민족 배반이라는 씻을 수 없는 죄를 덮어버리기 위해 적극적으로 거짓말을 해온 조선일보의 범죄적 행태에서 한 걸음도 벗어나지 않았음을 보여준 셈이다.
국민들은 드디어 ‘노벨상을 받은 작가의 작품을 원서로 읽게 되었다’고 기뻐하고 있다. 번역의 과정을 거치지 않고 직접 한글로 된 노벨상 수상작을 읽게 된 감격을 나타내는 말이다. 한국 문학이 제대로 평가받고 널리 읽히기 위해 번역이 중요하다는 점은 누구나 인정한다. 하지만 조선일보는 한강 작가의 노벨상 수상 당일부터 번역의 중요성을 지나치리만치 강조해 오고 있다. 감동의 물결이 가라앉고 나서 주장해도 충분할텐데 과도한 물타기 장난이라는 확신이 든다. 조선일보에 대한 나의 편견이면 차라리 좋겠다.
조선일보의 점잖은 글을 인용하며 마무리해야겠다. 박돈규 종업원의 태평로 칼럼 10월 15일자 '노벨 문학상 '편 가르기'는 그만하자‘는 K팝, K무비, K드라마, K푸드에 이어 한국 문학까지 세계가 한국과 K컬처를 동경하고 있단다. 그토록 혐오하는 국회의원들이 국감 과정에서 노벨 문학상 소식에 일제히 싸움을 멈추고 박수 치며 웃는 장면이 그로테스크했단다. 그렇다면 박돈규 종업원은 어떤 장면을 기대했을까? 좌파니 블랙리스트니 ’편 가르기‘를 하면서 앞을 막아서던 이른바 보수 정권을 일제히 규탄이라도 해야 했단 말일까? 아니면 아직도 못된 버릇을 고치지 못한 자들은 뻘쭘한 표정으로 눈치만 보는 장면이라도 기대했단 말일까? 뻔한 대리전을 시키면서도 ’편 가르기‘를 하지 말자고 위선을 떨어대는 조선일보가 더욱 그로테스크하게 보인다.
박 종업원의 글은 이렇게 그로테스크하게 이어진다. 기뻐하고 축하해야 온당한 일인데 자신의 독법과 역사의식을 강요하며 “당신은 좌냐 우냐?”고 묻는 야만을 목도한단다. 물론 이 주장의 주체가 누구인지는 숨기고 있다. ’편 가르기‘에 대해 말하자면 이른바 ’좌파‘는 애초에 그럴 마음이 없다. 적어도 한강이 노벨문학상을 탄 지금은. 통쾌한 승리를 거두고 네 편 내 편 가르자는 무의미한 짓을 할 만큼 어리석지는 않으니 말이다. 끝까지 외국인 번역자들이 ’일등 공신‘이니 ’숨은 MVP‘니 해서 잔칫상에 재를 뿌리려는 조선일보가 ’편 가르기‘에 몰두하고 있다.
![]() ▲ 출처=김규나 작가 페이스북 © 서울의소리 |
여담으로 마무리 짓자. 조선일보 맹렬 김작가가 썼다. 연세대에 재학 중인 조카에게 절연 당했단다. 우선 동문 선배에 대한 디스가 불쾌했으리라는 상상이 신선하다. 역시 작가는 다르다. 이념은 피보다 진하다는 걸 새삼 깨닫고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가 없었다는 말도 그렇다. 그 동네에선 이럴 때도 이념이라는 말을 쓸 수 있구나. 잘 배우고 지나간다.
그리하여 다시, 민족 배반, 민주 훼손, 전쟁 선동 조선일보는 폐간만이 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