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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은정, 사건 빼앗은 윤석열에 "조영곤 전철 밟지말고 읍참마속 해야"

수사권 받은 지 7일 만에 직무배제 “윤석열 지시에 할 말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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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숙
기사입력 2021/03/03 [09:16]

"이 사건이 어떤 의미인데 총장이 내버려 두겠나..공복인 제가 제 밥값을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

 

 

임은정 부장검사(대검찰청 감찰정책연구관)가 전날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한명숙 전 총리 모해위증 사건에서 윤석열 검찰총장과 조남관 대검 차장검사의 지시로 직무배제됐다"라고 밝혀 일파만파 파문이 일고 있다.

 

그는 "수사권(서울중앙지검 검사 겸임 발령)을 부여받은 지 7일만에, 시효 각 4일과 20일을 남겨두고 사건에서 직무배제됐다"라고 설명했다.

 

당시 한명숙 전 총리 검찰 수사팀이 강압을 행사해 진술을 사전에 십수 차례 연습 시켜  위증했다고 주장한  최 모 씨, 김 모 씨에 대한 공소시효는 오는 6일과 22일 각각 만료된다.

 

임 검사는 3일 오전 다시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한명숙 모해위증 사건'에 대한 자신의 수사권을 막으려 이 사건을 빼앗가 간 윤석열 검찰총장을 향해 2013년 당시의 조영곤 검사장의 전철을 밟지 말라고 당부했다. 또한 이 사건의 수사 검사로 죄수들을 불러 위증교사한 엄희준 창원지검 부장검사의 '읍참마속'을 촉구했다.

 

당시 조영곤 서울중앙지검 검사장은 '국가정보원·국방부 여론조작 사건'의 특별수사팀장을 맡았던 윤 총장에게 업무 배제 지시를 내려 외압 지적을 받았다. 임 검사는 바로 윤 총장 본인이 당한 부당한 상부의 업무 배제 지시를 동일한 수법으로 자신에게 가하고 있다고 꼬집은 것이다.

 

임 검사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검찰총장 윤석열' 서면 앞에 더 이상 버틸 수가 없었다"라며 윤 총장 지시로 한명숙 전 총리 모해 위증교사 수사에서 배제됐다고 재차 밝히면서 MBC 보도 기사를 캡처해 올렸다. 그는 또 앞으로도 윤 총장이 자신의 임기 동안 내부에 대한 수사와 감찰을 허락하지 않을 것을 우려했다.

 

임 검사는 이날 "아직 내 사건이라고 버티다가 '검찰총장 윤석열' 그 서면 앞에 더 이상 버틸 수가 없었다"라며 "아팠다. 결국 이렇게 될 거라는 건 알았지만, 그래도 혹시나 우리 총장님이 그러지는 않으셔야 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검찰에서 저주받을 조사이니 혼자 감당해야 할 제 몫이었다"면서 "결국은 이렇게 직무배제돼 제 손을 떠날 사건이란 건 잘 알고 있었다. 직무배제를 염두에 두고 직무대리 발령 요청과 거부되는 과정도 사건기록에 남겼다"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지난달 26일 어렵게 수사권을 부여받은 후 위기감을 느낀 지휘부가 바로 직무 이전 지시할 수 있으니 26일 자로 정리해 법무부에 보고하고 입건하겠다는 인지서를 바로 결재 올렸다. 결국 배제되겠지만"이라고 자조했다.

 

임 검사는 "이 사건이 어떤 의미인데 총장님이 내버려 두겠습니까"라며 "예상대로 반려되어 지난 토요일 총장님과 차장님(조남관 대검차장)께 다음과 같은 메일을 보냈다"라고 했다.

 

"지난 26. 어렵게 중앙지검 겸직 발령을 받게 되었습니다.

지난 몇 달 간, 직접 조사해온 모해위증 교사 민원 사건의 공소시효가 임박하였기에

수사 전환하겠다는 인지서와 조사경과 보고서를 올렸지요.

쉬이 허락될 리 없다는 걸 잘 알고 있었습니다.

과거 특수통들의 무리한 수사를 입건하겠다는 취지이고,

특수통 총장님이 매우 아끼는 후배로 널리 알려진 검사(엄희준 검사)가 직접적으로 관련되어 있는데,

쉬이 결재 날 리 있겠습니까?

그럼에도 소망하는 마음으로 결재 올렸습니다.

총장님이 신년사에서 강조한 '공정한 검찰', '국민의 검찰', '인권 검찰'을 위해서는

읍참마속할 의무가 총장님과 차장님에게 있으니까요"

 

임 검사는 "차장님 명의의 지시서와 거듭된 반려에 검찰청법 제7조2 직무이전권은 검찰총장 권한으로 차장에게 권한이 없고 역사에 책임지는 자세로 정정당당하게 지휘해달라고 검찰총장실에 다시 동일한 결재서류를 보내어 '검찰총장 윤석열' 명의의 서면을 어렵게 받았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조영곤 검사장님의 전철을 밟지 마시라고 부탁드렸는데, 그 길로 가시는 총장님의 뒷모습을 아프게 본다"라며 "앞으로도 제게 결코 허락될 리 없는 내부에 대한 수사와 감찰이다"라고 윤 총장이 자신의 수사권을 계속 견제할 것을 내다 봤다.

 

이어 "공복인 제가 제 밥값을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겠다"라고 덧붙였다.

 

한명숙 모해위증교사 사건에 심혈을 기울였지만 윤 총장의 철저한 훼방으로 한 걸음도 나아갈 수 없는 임 검사의 고뇌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앞서 임 검사는 전날 [대변인실의 해명을 바로잡고자 합니다] 제목의 페이스북 글에서도 "대변인실 해명은 검찰총장님의 서면 지휘권 발동을 매우 궁색하게 변명하는 취지로 보여 보기 민망하다"라며 "검찰총장님의 잘못된 판단을 어떻게 바로잡을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라고 대검 해명을 반박했다.

 

이날 대검은 검찰총장이 임은정 검사에게 사건을 배당한 적이 없고, 처음으로 대검 감찰3과장을 주임검사로 지정했다고 했다. 이 같은 대검의 주장을 두고 임 검사는 "배당한 적이 없다는 주장을 지난 금요일 접하고 깜짝 놀랐다"라며 "범죄 혐의 포착하여 이제 수사 전환하겠다는 건데, 배당 운운을 하니..."라고 황당함을 표출했다.

 

이어 "그리 말씀하시는 분들은 지금껏 인지수사를 하명수사로만 하셨나 싶더라구요"라며 "대검 감찰정책연구관 발령을 받을 때 ‘감찰 정책 연구 및 감찰부장이 지시하는 조사 업무’를 담당하는 것으로 명 받았고, 감찰부장(한동수)의 지시에 따라 한명숙 전 총리 모해위증 교사 민원 사건을 조사한지 벌써 여러 달이다. 제가 직접 조사한 사건에서 범죄 혐의 포착하여 수사 전환하겠다고 보고하자, 이제부터 감찰3과장이 주임검사라는 서면 지휘서를 받았다"라고 검찰의 제멋대로 횡포를 조목조목 밝혔다.

 

임 검사는 이날 또 다른 게시글에서 한명숙 모해위증 사건에 최측근 엄희준 검사가 연루되면서 자신의 손발을 묶고 있는 윤 총장의 처사가 결코 옳은 길이 아님을 시사했다.

 

그는 "검찰총장의 직무이전 지시 서면을 받고 보니, 공소시효가 매우 임박한 방대한 기록에 대한 총장님의 최측근 연루 의혹이 있는 사건에 대한 총장님의 직무이전 지시가 사법정의를 위해서나, 검찰을 위해서나, 총장님을 위해서나 매우 잘못된 선택이라 안타깝고 한숨이 나오면서도 달리 어찌할 방도가 없어 답답하다"라고 토로했다.

 

또한 "중앙지검 검사 겸직 발령에도 수사권이 있는지에 대한 논란을 대검에서 계속 제기해 마음 고생이 적지 않았다가 금일 법무부 발표로 겨우 고비를 넘기나 했더니 조영곤 검사장님의 전철을 밟으시는 윤 총장의 직무 이전 지시 서면 앞에 할 말을 잃었다"라고 씁쓸함을 감추지 못했다.

 

대검은 지난 1일 "임 검사의 수사권 부여에 법적 근거를 밝혀 달라"고 법무부에 공문을 보내 따졌다. 법무부는 이날 대검에 보낸 회신에서 "검찰청법에 근거한 대통령의 인사발령으로 임 연구관에게 수사권이 부여됐으며, 수사권 부여에 관한 검찰총장의 별도 지시가 필요한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법무부가 임 검사의 수사권 부여는 법적으로 정당하다고 힘을 실었다. 하지만 대검은 윤 총장의 지시로 한명숙 사건에서 임 검사를 배제시켰다. 이에 대해 세간에서는 임 검사의 직무배제가 공소시효가 임박한 기막힌 타이밍에서 이뤄졌다면서 윤 총장이 대놓고 수사방해를 한다는 것이다. 결국 감추려는 자가 범인이라면서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윤 총장에 대한 수사지휘권을 발동해야 한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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