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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명숙 사건'과 윤석열을 넘어야 할 임은정의 '딜레마'

'공소시효는 3월 22일..엄희준 기소까지 진행하려면 건건이 윤석열 결재 받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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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숙
기사입력 2021/02/25 [11:12]

황희석 "두꺼운 얼음 밑으로도 물은 흐르는 법!"

신장식 "진실은 연습이 필요하지 않다"

 

 

'한명숙 사건 조작' 관여한 13명의 검사 의혹도 파헤쳐져야 이것이 실질적인 검찰개혁

 

'한명숙 전 국무총리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은 이명박 정권의 부당한 정치 권력에 가담한 검찰이 감옥에 수감된 재소자 3명을 동원해 진술 연습을 시켜 재판정에서 거짓말을 하게 한 조작 사건으로 알려져 있다.

 

당시 '모해위증교사' 의혹을 받고 있는 핵심 당사자 엄희준 창원지검 부장검사의 공소시효가 오는 3월 22일로 끝난다. 한 달도 채 남지 않았다.

 

이 사건을 조사해 온 임은정 검사에게 고대하던 수사권을 줬지만 가장 큰 걸림돌이 윤석열 검찰총장이라는 소리가 나온다. 한동훈 검사 못지않게 엄희준 검사도 윤석열 총장의 측근 중의 한 명이라는 사실 때문이다. 엄 검사는 한동훈 검사와 대검 '부패범죄특별수사단'에 소속되어 있으면서 윤 총장 휘하에서 같이 일해 그 친분이 돈독하다.

 

검사실에서 엄희준 검사가 중요 참고인이라고 죄수들을 불러 재판에서 할 거짓 증언을 연습시키고 진술을 강요했다는 폭로가 당시 재소자 한은상 씨의 입에서 나왔다. 엄 검사는 의혹의 가장 큰 당사자다. 엄 검사뿐만 아니라 '한명숙 사건 조작'에 직접 관여한 전·현직 13명의 검사들 의혹도 모두 파헤쳐져야 이것이 실질적인 검찰개혁이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011년 3월 한명숙 전 총리의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 재판에서, 특수부 검사들이 거짓 진술을 만들어냈다는 진정이 지난해 4월 법무부에 접수됐다.

 

추미애 당시 법무무 장관이 대검 감찰부에 맡긴 이 사건을, 윤석열 총장이 인권감독관에게 재배당하면서, 조사의 싹을 잘랐다. 이에 추 장관은 대검 감찰정책연구관 자리를 새로 만들어, 임은정 검사를 투입했다.

 

하지만 윤 총장은 이 자리에 수사권을 안 주며 임 검사의 손발을 묶는 식으로 방해했다. 거의 반년간 제한적인 조사를 할 수밖에 없었던 임 검사는, 최근 서울중앙지검 검사 겸임 발령을 받아 수사권을 손에 쥐었다.

 

하지만 임 검사가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공소시효를 두고 수사의 정식 개시와 기소까지 진행하려면 건건이 윤석열 총장의 최종 결재를 받아야 하는 상황이다. 아울러 곳곳에 배치된 윤석열 검찰의 비협조가 예상되면서 넘어야 할 고비가 태산이다. 충분히 편한 길을 갈 수 있음에도 어려운 길에 뛰어든 임 검사의 부담이 만만찮다는 시각이다.

 

한명숙 사건 재판에서 허위 증언을 하기 위해 검찰의 진술 연습에 가담했던 죄수 3명 중의 한 사람인 한은상 씨는 검찰의 모해위증교사를 폭로한 당사자다. 한은상 씨의 법률대리를 맡았던 신장식 변호사는 2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진실은 연습이 필요하지 않습니다>라는 제목으로 이 사건의 실체를 소상히 알렸다.

 

그는 "2011년 3월 23일, 재소자 00 씨는 한명숙 전 총리 사건 증인으로 출석했다. 그리고 제가 법률대리를 하고 있는 한은상 씨의 주장에 따르면, 김 씨는 돈 준 사실이 없다고 진술을 바꾼 한만호, 그리고 한명숙을 해할 목적으로 엄희준 검사 등이 교육한대로(모해위증교사) 거짓 증언을 했다(모해위증)"라고 했다.

 

이어 "당시 한은상, 김00, 최00 등에게 ‘증언 연습’을 시켰다고 알려진 엄희준 검사, 그리고 실제 법정에서 증언한 김 씨는 증언 연습 사실 자체를 완강히 부인해왔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런데 대검 감찰부가 작성한 한은상 씨의 서면조사 문답서를 보면, 한만호 씨가 법정에서 한명숙 전 총리에게 돈을 주지 않았다고 진술한 2010년 12월 이후 엄희준 검사실에 한은상은 21회, 최 씨는 18회, 김 씨는 10회 출석한 사실이 확인된다"라고 당시 진술 연습한 기록을 들춰냈다.

 

 

신 변호사는 "이미 한은상 씨와 최 씨는 거짓 증언 연습을 했다는 내용을 법무부 진정서, 대검 감찰요청서에 명시했다"라며 "결국 그 시기 엄희준 검사실에 불려다녔던 사람들 중 모해위증을 위한 증언 연습을 부인하는 사람은 김 씨뿐이다"라고 했다.

 

그는 "엄희준 검사님, 그리고 김00님(죄수 김 씨) 사실을 말하기 위해 연습이 필요합니까?"라며 심지어 열 번 이상의 연습이 필요한가요?(공식기록 10회, 보안손님으로 기록 없는 검찰청 뒷문 출입이 있었다는 김00의 kbs 인터뷰에 따르면 10회 이상) 정말 이게 변명이 될 거라고 생각하고 답변하신 건가요? 좀 민망하지 않으세요?"라고 따져 물었다.

 

아울러 "진실은 연습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오직 거짓을 말하기 위해서만 연습이 필요할 뿐입니다. 이 사건의 공소시효는 2021년 3월 22일 자정까지 입니다"라고 덧붙였다.

 

황희석 변호사는 24일 신장식 변호사의 이 글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공유하고 "두꺼운 얼음 밑으로도 물은 흐르는 법!"이라고 적었다.

 

검찰의 추악한 이면이 강산이 변한다는 10년 세월 속에 그대로 덮일 것 같았지만 검찰 권력에 가려져 물밑에 가라앉아 있었을 뿐 언제든 진실은 그 두꺼운 얼음을 깨고 나올 준비를 하고 있었다는 취지로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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