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윤재식 기자] 16개월 정인이를 학대해 숨지게 해 살인 및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기소된 정인이의 양부모 2차 공판이 17일 진행되었다. 지난달 13일 양부모의 첫 공판과 같이 이날도 아침부터 정인이 사건에 분노한 다수의 시민들이 공판이 열리는 서울남부지방법원으로 몰려와 정인이 사망에 대한 안타까움과 양부모를 향한 분노의 감정을 쏟아냈다.
특히 중국에서도 어린 자녀를 둔 엄마들이 이번 사건에 대한 심각성을 인지하고 안타까운 마음에 진정서를 제출하러 공판이 열리는 서울남부지법으로 직접 방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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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작스런 한파에도 이른 아침부터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 회원들과 중국에서 온 중국인 엄마들은 2차 공판이 열리기 전부터 서울남부지법 앞에 가해 양부모의 이름과 살인죄, 사형이라고 쓰인 커다란 피켓을 들고 규탄농성을 벌였다.
이들은 정인이 나이또래의 아이를 가진 중국인 엄마로서 중국 뿐 아니라 마카오, 홍콩, 싱가폴, 미국, 캐나다, 호주, 인도네시아 등에서 보내온 4444건의 진정서를 서울남부지방법원 민원실에 제출하기 위해 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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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살고 있는 니우윈씨는 진정서를 제출하러 가기 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 사실을 뉴스로 접하고 중국 웨이보에 알려 많은 중국 엄마들과 소통했다”며 “정인이 사망당시 나이와 같은 16개월 된 어린 아기의 엄마의 입장으로 어른들도 작은 충격에 고통스러운데 16개월 아기가 당했을 고통을 생각해보면 가슴이 찢어진다. 그런 고통을 아기에게 준 양부모는 강력한 처벌을 받아야 된다”고 말하며 눈물을 흘렸다.
중국에서 온 린징징씨는 “중국에서도 이번 사건에 대한 반응이 크다. 중국뿐 아니라 해외 각지에 살고 있는 중국 엄마들에게 반응이 크고 어떤 분들은 1인 시위도 하며 이 사건을 알리고 있다”며 “국적의 문제가 아닌 아이를 가진 엄마로서 뭐라도 하기위해 참여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이번 자리를 마련한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 배문상 서울지부 팀장은 본 기자와의 통화에서 “이번 중국 엄마들과의 만남은 정인이 사건을 인스타그램으로 포스팅하게 되면서 이를 본 중국 엄마들의 연락으로 이루어지게 되었다“며 ”중국 엄마들이 먼저 ‘엄마의 모성애는 국경이 없다. 무엇을 도와주면 되겠냐'며 정인이를 위해 무언가 하고 싶어 해서 이번 진정서를 함께 제출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배 팀장은 “중국 엄마들은 중국 뿐 아니라 세계 각지에서 살고 있는 중국인 커뮤니티에게 이 소식을 전했으며 이 소식을 접한 이들이 이번 진정서를 보내왔다”면서 “이들은 진정서 작성 뿐 아니라 현지에서 1인 시위 등을 통해 현지인들까지 이번 사건에 관심을 갖게 만들며 진정서 작성에 동참시켰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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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이들이 서울남부지법에 제출하기 위해 가지고 온 진정서는 총 4444장으로 일부러 맞추기도 힘든 숫자가 아니냐는 질문에 그는 “사실 세계 각지에서 이메일로 보내온 진정서가 만통이 넘었다”며 “오늘 새벽까지 확인된 메일만 출력 한 것이 공교롭게도 4444장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이번 함께 해준 중국 엄마들과 앞으로도 계속 '정인이 사건' 공판이 열릴 때 마다 와서 아직 출력하지 못한 그리고 아직도 계속해서 오고 있는 진정서를 제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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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날 2차공판은 가해자들의 살인 고의성을 입증하기 위해 검찰이 신청한 증인들의 충격적 발언들이 이어지며, 재판은 분노와 슬픔이 공존한채 진행되었다.
양부모 측은 지난 15일 재판부에 ‘학대 충격이 누적돼 장기 파열 등으로 피해자가 사망에 이르렀을 가능성’을 담은 의견서를 제출 하며 1차 공판 당시 아동학대치사 혐의를 전면 부인한 것과는 다른 행보를 보이며 최대한 형벌을 줄이려는 노력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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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가해 양부인 안씨는 1차 공판에 이어 2차 공판에서도 법원에 신변보호 요청을 했고 공판시간보다 1시간 빠르게 법원에 도착하며 자신을 향한 규탄의 시선을 피했다.
#모성애에는국경이없다#정인아기억할께